보통은 근로자가 사업자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의 경우는 그 반대겠군요.
현재 저는 회사에서 관리자에 속해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팀장이 되는 바람에 일도 더 많아졌고, 자연스레 알바를 쓸 상황도 생기곤 하구요.
그래서 알바x에 알바 채용 공고를 냈고, 거기에서 온 사람(중 1명)과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공고에 올렸던 내용을 알려드리면,
시급 7천원
점심 제공
오전 9시 ~ 18시까지 근무
이렇게 3가지였습니다.
그럼 있었던 이야기 시작합니다.
1. 주소 하나 찍어주세요.
보통 알바 채용 공고를 올리면 순식간에 수십에서 수백개의 연락이 옵니다.
그렇다보니 먼저 온 순서 중에서 괜찬아 보이면 그냥 뽑곤 했어요.
이번에는 2명이 필요해서 2명을 모집했는데,
친구랑 같이 지원했다고 자기 둘을 꼭 뽑아달라는 지원자가 있더군요.
밝고 성실하고 일 잘 하고 지각 안 하고 등등 좋은 내용이 적힌 이력서였구요.
보통 대부분의 지원서가 그런 식으로 적혀 있는 터라 사실 그거만으론 분간이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전 기왕이면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을 뽑고자 했는데,
마침 나이도 어리지 않았기에(28세) 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바 오시라고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굉장히 무뚝뚝한 말투더군요.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소 하나 찍어주세요. 이러고는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이 사람 뭐지? 싶긴 했지만 문자를 보내줬습니다.
2. 돈은 언제 주죠?
주소를 문자로 보내자 답장이 옵니다.
돈은 통장으로 주나요 현금으로 주나요?
라고 답장이 오더군요.
진짜 이 사람 뭐지? 했지만 다시 내용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그 날 바로 주나요?
라고 다시 답변이 오더군요.
이 때 알바를 오지 말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3. 우유 사느라요.
9시까지 출근하기로 한 알바가 오지 않습니다.
전화를 해야 하나 하다가 연락처를 찾아볼 즈음 해서 회사 벨이 울리더군요.
정확하게 9시 5분.
늦게 와놓고 인사도 없고, 늦어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도 한 마디 없습니다.
평소 다니던 회사인냥, 그리고 사장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들어오더군요...
어이가 없었지만 자리를 안내해줬습니다. (자리에 앉을때까지도 아무말이 없더군요.)
일에 대한 걸 설명해주고, 웃으면서 근데 왜 늦으셨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우유 사느라요.
네.... 제가 대답할 말이 없더군요.
4. 이걸 왜 해요?
이미 온 사람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나쁜 소리하기도 싫어서...
그냥 일을 시키고 저는 제 업무를 봤습니다.
시킨 일은 굉장히 간단한 문서 업무였습니다.
당연하게도 반복되는 노가다성 업무인지라 알바를 부른 것이었는데...
알바가 일을 받은지 5분이 채 안 되서 업무를 다시 물어보더군요.
좋게 다시 설명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대답하네요.
근데 이걸 왜 해요?
5. 카톡~ 카톡~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해주고 제 자리에 와서 업무를 보는데,
이 친구 업무는 안 하고 계속해서 핸드폰만 잡고 있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5분에 한 번꼴로 핸드폰을 잡더군요.
남자친구랑 대화를 하는건지 어떤건지 실실거리면서 답장을 하는듯 계속 반복이더군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6. 밥 언제 먹어요?
11시가 넘어가자 알바가 갑자기 묻습니다.
밥 언제 먹어요?
배고파요? 하고 물었더니 대답은 없네요.
같이 온 다른 알바는 일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팀원들과 대화도 있었고, 웃으면서 일하는 중이었죠.
결국 그 알바 때문에 11시 20분에 일찍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7. 주소 하나 찍어주세요.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전화를 받더군요.
무슨 이야기를 듣더니 전화에 대고 이야기합니다.
주소 하나 찍어주세요.
그 이후에 친구랑 둘이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내일 또 다른 알바를 간다는군요.
매일매일 새로운 알바를 저런 식으로 다니는 사람들이었나 봅니다.
8. 12시 반까지 오세요~
밥을 같이 먹으니 자연스레 대화가 오고 갑니다.
저도 다른 팀원들도 함께 웃으면서 대화를 하는데 이 알바생은 단답식 혹은 대답을 안 합니다.
같이 온 친구는 그래도 말도 대화도 하고 했지만 이 알바 때문에 다들 불편한 눈치더군요.
결국 저와 팀원들이 먼저 들어갈테니 천천히 먹고 12시 반까지만 오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알겠다던 이 알바들은 또 12시 35분에 나타납니다.
뭐 솔직히 이 때부턴 그냥 포기했었습니다.
또 그러겠거니... ~.,~
9. 단순한거잖아요.
점심을 먹은 이후에는 엑셀 작업을 시켰습니다.
항목들 중 일일이 바꿔줘야 되는 부분들이 조금 있고, 그냥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을 설명해줬더니 알겠다고 하고 일을 하더군요.
다 했다길래 일을 확인해 봤더니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부분은 손도 안 대놨더군요.
이건 왜 안 했어요? 하고 물으니
단순한거잖아요. 랍니다.
님들 그 단순한거 하러 오신분들 아닌가요? ㄷㄷㄷ
10. 카톡~ 카톡~
당연하게도 오후에도 카톡은 이어집니다........
진짜 알바생한테 주는 그 돈이 너무 아깝더군요...
11. 지금 몇 시에요? 아 언제까지 해요 오늘?
5시 정도가 되자 제게 묻습니다.
오늘 언제까지 해야 해요?
6시까지라고 말해주자 그럼 지금 몇시냐고 묻습니다.
시간을 말해주니 한숨을 쉬네요...
12. 퇴근
5시 반 정도부터는 아예 키보드를 놓더군요.
타자소리 자체가 안 들립니다.
당연하게 오늘 끝내야 할 일은 1/3 이상 남게 되었습니다.
1명이 하루에 끝낼 수 있는 일이었는데 일부로 알바 힘들게 안 시키려고 두 명 뽑은 거였는데.......
13. 세금나가요? 하...
5시 55분쯤 알바 계약서를 써달라고 했습니다.
계약서를 내밀자, 알바는 또 이야기하더군요.
세금 나가요? 하.....
진짜 폭발할거 같은데 싫은 소리 하기도 싫고 더 보기도 싫어서
6시 땡하자마자 그냥 보냈습니다.
나이가 너무 어린 친구들이 가끔 개념없이 행동하던 것들이 보여서
일부로 나이가 조금 있는 친구들을 불렀는데...
이번에 알바 쓰고는 정말 알바 부르는게 무서워졌습니다.
진짜 보내고 나서 팀원들 데리고 야근해서 알바꺼 일 마무리하고 퇴근하는데
진짜 멘붕이 와서......-_-
진짜 최악 중의 최악인 알바생을 뽑았네요...
이런 경험들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