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20대는 어릴 때 이명박근혜를 보면서, 형식적으로 민주화된 이래 나라가 가장 부도덕한 시기에 가치관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명박과 박근혜, 그 무리들이 범죄자인 줄은 알지만 그들 정권이 기반으로 하고 있던 사상적 기반-신자유주의, '무능보다는 부패가 낫다' 프레임 등..-에는 정서적으로 포획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걸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 부르고 싶네요. 여전히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종교처럼 믿고 있고, 이재용이 감방 들어가면 경제가 망할 것처럼 생각하고 있죠.
그리고 2010년대 초반부터 준동한 일베. 정권이 일베를 지원했다는 물증이 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납니다만, 그렇게 봐도 무방하겠죠. 삼성이 전경련을 통해 일베의 패륜적인 집회를 후원했고 삼성은 정권과 결탁해 있었으니까요. 일베가 인터넷 전반에 퍼뜨린 패륜과 혐오 문화, 그리고 민주-진보 진영 희화화. 노무현 희화화도 그중 하나고요. 입에 담고 싶지 않은 고인 모욕들이 인터넷 전반에 만연해진 결과, 노무현의 이름은 인터넷의 꽤 많은 부분에서 조롱과 능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참여정부의 철학이나 정신, 노무현의 인생 등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도 그냥 희화화와 모욕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겠죠. 그 부정적 인식은 민주-진보 진영 전체로 확대되고요.
노무현 희화화와 더불어 일베가 한 가장 악질적인 만행은 사람들의 도덕 수준을 하향평준화했단 겁니다. 인터넷에 혐오 표현들이 만연하니 그게 당연해졌다고 봅니다. 이는 지금의 수많은 혐오들-젠더간 혐오, 동성애 혐오, 난민 혐오-등으로 이어집니다. 이명박근혜 시절 동안 사회는 학생들에게 공동체나 인권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천박한 자본주의적 욕망, 나만 잘 살면 된다, 도덕성은 어느 정도는 타협해도 괜찮다 이런 것만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가치관을 형성하며 자란 사람들에 작전세력이 가서 조금만 부채질하면 바로 젠더 혐오, 소수자 혐오, 난민 혐오로 터져나오는 거죠.
이념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에서 버니 샌더스 같은 사람이 '민주적 사회주의자'라는 구호를 들고 나타나면 어떨까요? 냉전 시대에 가치관을 확립한 장년층 이상이 거부감을 느끼는건 이해됩니다. 그럼 젊은 층이라고 좋아할까요? 제 추측은 no입니다. 수구세력은 사회주의를 금기어로 만들었고 진보진영은 이걸로 정당 하나가 박살났습니다. 민주진영은 우리는 저들과 관련이 없다!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김기춘이 헌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만들어진 결과 아닌가요?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리는 통진당을 거의 금기어 취급하고 있습니다. 젊은층 입장에서는 그냥 사회주의는 빨갱이, 통진당도 이적 단체일뿐입니다. 이석기가 내란선동은 유죄, 음모는 무죄라는 말도안되는 판결을 받은건 아무도 모르죠.
즉 10-20대, 특히 남자들은 진보적이라기보다는 보수적이며, 그 보수의 양상은 꽤나 극우에 가깝습니다(혐오 등). 이때까지 이들이 민주진영을 지지했던건 과거 보수정권이 저지른 용납안되는 만행 때문이겠죠. 그리고 자한당 지지하는게 자기가 생각해도 쪽팔리거든요. 하지만 지금 자한당 지지율 스멀스멀 올라오는거 보이지 않습니까?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분위기 몰아갈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당연히 야권 정계 개편 하겠죠? 친박들 빼고 복당파+바미당 일부? 이렇게 합쳐서 우리는 과거의 정권과 다르다! 하면서 선전하면 그들을 지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