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거래가 어제부로 재개됐습니다. 저는 이 결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삼바가 한 게 뭔가요? 국내 4대 회계법인을 모두 불러서 비밀 회의를 가진 후에 전세계 어디에서도 쓰이지 않는,
말도 안되는 기업평가 방법을 만들어내서 4조5천억원을 뻥튀기 사기치고 그 덕분에 상장된 것 아닙니까. 그에 대해
금융 당국이 분식회계란 결론을 냈는데도, 분식회계 자체를 전면 부정하고 수정 재공시를 하지도 않고 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여태까지 삼성 말고 또 있나요? 자신들의 잘못을 아무 것도 인정하지 않고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는데, 뭘
어쨌다고 다시 거래를 하게 해줍니까.
이 거래 재개를 보도하는 언론은 또 어떻습니까.
거래 재개됐고 거래 즉시 주가가 몇 퍼센트 올랐다, 뉴스 말미에 대마불사라는 비판도 있다 이렇게 몇 줄 넣고맙니다.
이건 비판이 아니라 거꾸로 대마불사라는 단어에 기대서 삼성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런 언론의 항복 선언이
아닌가요? 대한항공이나 미스터 피자의 갑질에 얼마나 많은 기사가 쏟아졌습니까. 대한항공, 미스터 피자의 경우에는
직원들과 가맹점들에 갑질한 것이지만 삼성은 시장 질서 자체에, '나는 삼성이니까 괜찮다'고 갑질한 것 아닌가요?
죄질이 더 나쁜 것 아닙니까.
앞으로 분식회계해서 상장해도 투자자 보호 때문에 다 봐줘야 하는, 그런 선례를 남긴 것 아닙니까.
성공한 사기는 처벌할 수 없다. 이건가요? 저는 이 결정 이해가 안갑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