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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84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만봤나
추천 : 22
조회수 : 5341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11/09 21:06:14

되는 일이~ 없었다..

회사 관두고 여행도 다녀왔는데.. 이력서 냈더니 면접보라는 연락도 안오고..

할수없이 모 사이트에 내 이력서를 올려놨다

다들 알다싶이 채용할 회사가 나의 이력서를 빠꼼히~ 빼꼼히~ 낱낱히 들여다 볼수있는 그런 제도이다

이거 위험하다 자신이 아무리 급해도 신분을 전부 오픈하지 말것 !!!


...


합정역 근처였는지 월드컵 경기장 근처였는지 당산역 근처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당산역 근처 같기도 하다..

전화가 왔다 면접볼수 있냐고 무슨일이냐니까 대충 얼버무린다..(이러면 절대 가지말것)

난 급했기때문에 졸린눈을 부비고 면접장소로 향했다 별로 기대도 없었다..

역에 도착해 전화를 걸었더니 오르막길로 올라오란다.. 올라오다보면 편의점이 하나 보인다고 했다 

뭔 회사가 오르막길에 있냐?

진짜 올라오니까 편의점이 하나 있었다..거기 의자에 앉아있으라고 했다.. 시간이 좀 지났을까...

그런데 어떤 노인네가 빗자루를 들고 지네집 앞마당을 쓸고있었다.

나를 보더니 첨보는 사람한테 보내는 눈빛이 아닌... 인상을 좀 쓰고있었고.. ㅉㅉ 하는 입주변 효과가 내 뇌에 전해졌다..

그리고는 아무말도 없이 지네집으로 기어들어갔다...(그렇다 이늙은이는 그동안 여기서 면접보고 붙잡혀간 수많은 젊은이들을 봐온것이다)

내가 불쌍하게 코디했나???

이 빌어먹을 노인네가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면접보고 그 이후 일어난 일을 다 봐온것이었다..

알고있었으면 나한테 도망치라고 귀뜸이라도 해주던가 괘씸한 노인네다

약속시간이 지났는데.. 무슨 돈받으러 오는사람도 아니고.. 남의 카드로 돈 긁으려고 몰래 접근하는 사람도 아닌...

한남자가 담배를 물고 나타났고 그 뒤로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우르르 뒤를 따라왔다

처음엔 나한테 용건이 있는줄 몰랐고 내앞을 서성이더니 앞장서온 남자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혹시 면접보러오셨냐고? 그렇다고 했다..

그제서야 긴한숨을 쉬면서 안심하는듯 하더니 주위를 다시한번 살피고 내앞에 살포시 앉았다..

나와 그남자가 마주본 상태로 앉아있었고 내 왼쪽과 그남자의 오른편으로 아까본 검은정장에 똑같이 선글라스까지 맞춰낀 남자들이

열을맞춰 서있었다 손은 가지런히 모아 단전쪽에 붙인상태였다

뜬금없이 나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나는 앉아있는채로 엉겹결에 인사를 받고 같이 인사했다..

좋은 회사인가보다.. 꼭 들어가고싶다...

내 신상은 이미 뽑아논상태였다..

면접이 다 끝난후 합격하면 옆에 서있던 분들과 같이 승합차를 타고 회사로 가면 된다고 했ㄷㅏ..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회사에서 보면되는데 굳이 편의점 의자에서 보냐니까 자기들도 바쁘다고 했다

그런가보다.. 싶었다..   (중략)


..


면접이 시작됐다..


...


혈액형이... B형이요

키가...  176입니다

몸무게는... 70정도 나갑니다

가족관계가... 1남1녀이고 현재 혼자 나와 삽니다

그남자의 눈이 나를 보더니 안경너머에서 살짝 번뜩였다

할머니가 계십니다

할머니 연세가...   80대후반이세요 요즘 많이 아프셔서 걱정입니다

갑자기 뭔 생각이 나는지 에휴~ 이러더니 그러냐고 했다

시력이.. 0.6~7 왔다갔다 한다고 했다

사실 좀더 안좋았다..

대뜸 나를 보면서 왜 안경은 안끼고 다니냐고 했다

안경을 끼면 불편하고 흘러내려서 집중이 안되 잘 안낀다고 했다

그러니까 안색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 내 옆에 서있던 놈중에 맨 끝에 서있던놈이 나를 보더니...

냅름거렸다.. (낼름..)

뭐지?

그순간 그 옆에있던 약간더 높아보이는 남자가 팔꿈치로 그녀석을 치면서 주의를 주었다

이내 웃던 얼굴은 다시 긴장한듯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난 다시 맞은편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집중할수 있었다

병력이 있냐고 물었다..

현재는 크게 아픈적이 없지만 어릴때 콩팥이 안좋았다는 말을 아버님한테 들었다고 했다

기관지도 안좋다고 했다

내가 말할때마다 꼼꼼히 무슨 페이퍼에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사람은 흰가운을 입고있었다.. 의사인가?? 뭐지 이사람  내 신상만 자꾸 캐묻네

하긴 면접에서 물어볼수도 있으니까 패스...

다시 깊은 한숨을 쉬며 담배를 꺼내 물며 나에게도 건냈다..

난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 기침이 나서 담배를 못핀다고 했다..

그남자의 눈은 살짝 포기한듯한 .. 느낌을 전해받았고

나에게 저~기 간판에 뭐라고 써있는지 읽어볼수 있냐고 했다

난 인상을 쓰며 노려봤고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혹시나 내가 구라를 까는건지 마지막으로 확인해보려는듯 했다..

입술을 한번 지긋이 깨물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면접 잘봤다고 지금 계속해서 면접을 보고있으니까 추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연락을 주겠다는 말은 탈락했다는 뜻이다..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나도 덩달아 일어났다

옆에 손을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있던 댓명정도되는 기분나쁜 남자들도 술렁이고 있었다

면접관은 편의점으로 들어가더니 흰우유 두개를 사들고 나왔다...

내게 하나 건냈다..

난 감사합니다 꼴깍 꼴깍 마셨다

우유를 마실때는 그남자는 나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고..

우유를 다 마신후 할머님이 연세도 있으니까 잘 보살펴 주라면서 내 등을 떠밀었다

난 바보같이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일 잘할수 있는데요? 어떻게 안될까요?

그남자는 하하하 소리내서 웃으면 됐다고 했고 내등을 좀전보다 더 힘껏 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보았던..(우리나라사람.. 심증의 의사)사람에게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나는 우유각을 쓰레기통에 버린후 힘없이 어깨가 쳐져서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왔다..

그전에 꼿꼿히 서있었던 남자 다섯명이 일제히 동시에 나에게 90도로 인사를 했고 나도 엉겹결에 인사를 했다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왠지 좋은 회사 아닐까?

연봉이 쌘가?

나 정도면 괜찮을텐데.. 빡신가?? 여러생각이 머리속을 휘감았고

몇발자국 내려오다가 무의식적으로 뒤를 힐끔 쳐다보았다

안경을 끼고 가운을 입은 남자와 내옆에 서있던 남자들중에 좀 나이들은 사람이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흰가운을 입은 남자는 안된다고 계속 연신 손으로 엑스자를 표시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때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이 고맙게 보였다 나에게 미련이 있었나 나를 채용해보려고??

하지만 나는 이내.. 발걸음을 돌렸고 계속해서 바닥을 보며 걸었다..

내리막길을 거의다 내려왔을 무렵.. 할머니가 에구.. 신음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왔다..

젊은이..~ 이 할미가 힘이 없어서 그러는데 이 짐좀 저기 건너편까지 들어주쇼..

아예.. 나는 흔쾌히 들어주었고 건너편 보도블럭 위에 올려드렸다 짐이 꽤 무거웠다

무슨 보자기에 뭘 넣었길래 저리 무겁냐 저건 할머니가 들고 오래 버틸수 없는 무게였다..

그러고 보니 길건너에는 아까 보았던 봉고차가 서있었다..(그당시에는 몰랐다 무슨차가 서있었는지도)

...



....



갑자기 버스한대가 왼쪽에서 나쪽으로 맹렬하게 질주해왔고 클락션을 연신 계속해서 눌러댔다..

나를 살짝 지나쳐서 멈춘후 뒷물을 열어줬고

그 버스는 운좋게도 역까지 가는 버스였다

할머니는 성의 표시로 박카스를 하나 쥐어주었다..

나는 고맙다고 했고 그자리에서 먹는게 좀 실례같기도 하고 집에가서 먹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할머니도 내얼굴을 바라보며 기분좋게 그러라고했다

그 할머니한테서 우리할머니가 보였다

그할머니도 손자의 얼굴이 떠올랐을까?

나는 황급히 그 짧은 찰나에 인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내가 오르기 무섭게 버스는 출발했고 나는 맨 뒷자리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운전기사의 모습이 보였다 그역시도 선글라스를 끼고있었고 나를 계속해서 번갈아보는듯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운전기사도 고마웠다 안그랬으면 꽤나 위험할뻔한 상황이었다 그자리에서 음료수를 마셨다면 말이다

그런데 뒷창문에서 아까 그 할머니가 보였고 봉고차에서 검은정장에 선글라스를 낀일당중 둘이 내리더니

한놈은 그할머니와 옥신각신 싸우고있었고

아까 나를 쳐다보며 입맛을 다시던 젊은놈은 새끼손가락을 자신의 목에 그으면서 나를 노려보고있었다 선글라스 너머로...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우이씨~ 이러면서 같이 대응해줬다

그 당시에도 그이후에도 그녀석들이 내가 면접볼때 옆에 서있던 놈들중 일행이었는지 꿈에도 몰랐다..

한참후에 생각하고 알게된것이다

그러고 뒷자리에 앉아서 잠에 들었고

그렇게.. 집까지 돌아왔다..

난 박카스를 보았다 마개가 막혀있었다..

새제품이었다 따지않은 병뚜껑 !!!

마신후 잠이들었다 피곤해서 잠이들어버린걸까??

깨어나보니 배가 무척 고팠다..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시계를 봤더니 정확하게 24시간이 지나있었다

하루종일 잠을 잔것이다..

그제서야..

내가 그저께 겪었던 모든일들이 다시 필름처럼 지나갔고

왜 그당시에 그들이 그렇게 행동했는지 알게되면서 내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거부당한후 내 고기라도 뜯어먹으려고 했던건지 재차 납치를 시도하다 두번이나 실패한거다

한편으로는 가슴조렸고

나는 오래살 팔자인가보다 하니까 왠지 든든한 마음도 들었다..

이런 일을 친구나 지인에게 말하기도 꽤 무겁고 이해못할거 같아서

이곳 오유에서 풀어본다..


그이후로 나는 조선족들과 중국인들의 옛 식인역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회사에 들어간 이후에도 주말을 이용해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구로구 대림동 인근을 배회하며

빌라촌에 꽤 많은 중국인들이 셋방을 사는것과 근처 상가에 쓰여진 중국어 글귀... 주위에서 들려오는 중국말

대충 둘러봐도 디지털단지역 인근은 거의 중국인들에게 점령당한듯 했다..

사실 대림시장에서 그들이 만든 음식을 맛보려는것도 있었지만 중국 만두나 꽈배기는 맛있더라... 양꼬치도..

근 2년에 걸쳐 그 사람들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엿보려고 노력했다..

인근 상점에서 장사하는 (조선족)여종업원과도 허물없이 대화할정도로 친해질때쯤...

.. 결론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판단

지금은 그냥 회사에 열심히 다니고 있는 사회구성원중 하나이다....



두서없이 써내려간 내글을 읽어줘서 고맙고


조만간 글하나 또 쓰게 될거같다

출처 나... 내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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