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주ㅡㅡ의!!
아이들의 피해심이 강해요!
_Dai_《나만이 새기기 위해》
"네가 나빠.. 네가 날 버렸잖아.."
"......"
"그러니까, 이건 정당한 거야..."
"..견딜 수 없었어. 처음 뵙겠다며 곧잘 장난치던 널.. 견딜 수 없었어."
"......"
"더는 함께할 이유가 없어지면!!"
소녀는 그의 손에 맥없이 부러진 다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다시는 그런 소리... 듣지 않아도 될 테니까..."
"널 잊지 않겠다고 했잖아."
"잊혀지는 게 두려운 게 아니야...."
얼굴을 가린 머리카락이 추하게 엉켜붙었다.
기억 속에 여전히 감겨 엉켜붙은, 그의 기억처럼.
"네가 떠오르게 만들었잖아!!"
"...그래, 그랬다고 했지.
난 분명 그때.. 두 무릎을 꿇고 네게 빌었었고..."
"용서할 수 없어.."
"맞아, 그때도 네가.. 그런 말을 했었어."
그는 제 손에 쥐여진 대검을 대지에 떨구고선 소녀의 앞으로 다가섰다.
"그래서 이럴 수밖에 없었어."
거칠거칠하며 큼지막한 손이 소녀의 두 볼을 감싸잡아, 마치 당장이라도 잡아먹어버릴 듯이 부르르 떨었다.
"내가 잘못해서, 용서를 빌어도 넌.. 용서해주지 않았으니까. 앞으로도 용서해주지 않을 테니까.."
"......"
"그래서, 이것 뿐이었어. 도저히 네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어.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널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견딜 수가 없었어.
누가 뭐래도 네 옆에 서고 싶었고, 지켜주고 싶었고, 이야기하며 웃고 싶었어.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난 더 잘할 자신 있었어..."
"......"
"...가지마."
그는 아직 멀쩡한 소녀의 팔을 움켜쥐었다.
"더는 사라지지 마."
"...!"
"평생.. 평생 널 지켜줄게."
"으윽...!!"
"아무도 널 건드릴 수 없게끔 해줄게. 나만은 평생 너를 잊지 않을게, 널.."
"아악!!"
우드득 - ..
"..둘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디..이..!!"
"이제부턴 정말 잘할게. 이제야.. 이제야 널.."
소년처럼 씩 웃던 얼굴.
밤의 빛이 그의 얼굴을 은은하게 비춤에, 엇나간 눈동자는 더욱 희번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영원히 새길 수 있어."
_Kaour_ 《복수》
"카..오르..."
"..어째서냐고?"
엉망으로 실에 뒤엉킨 채 고개조차 들기 힘들어하던 소녀를 내려다보던, 그의 얼굴이 애정과 증오에 뒤섞여 일그러지고 있었다.
"날 버렸잖아."
"......"
"한참을 생각했어. 내가 다른 녀석보다 능력이 뒤떨어지는 건지, 실수라도 했었던 건지.
..아니,
난 당신의 조원이 된 이후로 벨테인 최고의 실력이었고 당신에게만은 스스로도 느낄 만큼 유들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어.
난... 그저, 버려진 것 뿐..."
핸들을 당겨 그녀의 목에 감긴 실을 더욱 세게 죄여갔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아..."
그가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실에 죄여진 채 미약한 숨을 몰아쉬던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채 들었다. 고통에 일그러져 눈조차 뜨지 못하던 그녀를 혐오스럽게 바라보며,
"왜, 날 버렸습니까?"
"......"
"대답해, 밀레시안. 날 버린 이유가 뭐냐고 묻고 있습니다."
"......"
"..말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그래요, 이젠 어차피.. 상관 없으니까."
몸을 일으켜 그녀를 내려다보던 눈동자가 번뜩였다.
"내가 겪었던 고통 만큼, 당신도 겪어줘야겠어.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난 당신처럼 신뢰하는 동료를 버려두거나 하지 않으니까."
"..뭘, 하려고.."
"캄캄한 지하가 좋겠군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일말의 구원조차 닿지 않을.."
"..가둬두려고? 날?"
"가둬놓다 뿐일까요."
그의 얼굴에 잔잔한 흑소가 떠올랐다.
"심심할 틈 같은 건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