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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밀 쪄왔어양!!
게시물ID : mabinogi_1348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캐성애자
추천 : 10
조회수 : 51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1/08 21: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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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 - 악!!

살을 찢을 만큼 강하게 내리친 피부의 마찰음이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곧이어 붉게 달아오른 소년의 뺨과, 그보다도 연약한 것인지 더더욱 빨갛게 달아올라있던 소녀의 손바닥이 쓰라려보였다.


  "뭐, 뭐야?! 조장, 무슨..!"

 "..밀레시안 씨?"


제법 컸던 타음 탓인지 바로 달려나오던 기사들은 멈칫, 흐린 하늘 밑에 그대로 우두커니 서서 다 젖은 둘을 멍하니 응시했다.
 그들의 눈 앞의 상황에 눈을 여러번 비비기를 잠시,
소년의 뺨이 그토록 친밀하던 영웅에게 내려쳐져 있음이 착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알터.. 밀레시안 씨..?"


"네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해..?"

 "......"

"어떻게..?"


점점 먹먹함에 물들어가던 목소리와 굵직한 눈물이 투둑 빗물과 섞여 곤두박칠 친다.
소년은 여전히 뺨이 내려쳐진 채 고개를 채 돌릴 생각도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최악..이야, 너 같은 거..."

 "......"

"꺼져버려!!!"


버럭 소리지르며 그대로 아발론 밖으로 뛰쳐나가던 소녀를 디이가 뒤쫓아가고,
소년은 소녀가 멀어지고서야 부은 뺨을 슥 닦아내었다.


"무슨 일이지, 알터..?"

"......"

"......"


소년을 다독이며 다가오던 톨비쉬를 시선하는,
아니, 노려보는 소년의 눈동자가 심상찮게 빛나고 있었다.


"..아녜요, 아무것도."

 "......"


툭, 그의 팔을 매정하게 뿌리치고선 그는 제 숙소로 돌아가버렸다.


 -


 '그 사람은 당신을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을 걸요?'

'생각해봐요, 그는 알반 최고의 기사야.
그 조각 같은 얼굴, 그 능글스런 사람이 당신을 눈 여겨보는 건 오로지, 당신이 영웅이기 때문이야.'

'..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을 거예요.'


소년은 무릎을 모아 고개를 묻으며 제 자신이 뱉어낸 끔찍한 실언들을 곱씹고 또 곱씹고 있었다.
 그녀가 타락하길 바라는 이교도의 선지자들도 잘 내뱉지 않을 망언을 막무가내로 퍼부으면서도 점점 더 갑갑해지던 속에 가슴을 퍽퍽 치며,
 떨리던 목소리로 그 끝까지, 숨이 찰 때까지 내뱉어냈다.

그녀를 울리고, 그녀의 손길에 상처 입을 때까지.


 "그러게.. 왜..."


아니야. 내 잘못이야.
아무리 질투나고 심지어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를 목졸라 죽이고 싶었더라도, 당신을 향한 비수만은 내꽂지 말아야했다.
차라리 톨비쉬, 그 남자의 목을 그 자리에서 졸라 죽였더라도, 결코 그 따위 말만은..

 욱신 - ..

차가운 비에 식어있던 뺨이 뜨거워짐에 소년은 제 볼에 손을 올렸다.

..뜨겁다.
그녀의 울분을 그대로 받아내어 타오르듯.


'내가..'


질리지도 않고 또 다시 떠오르는 끔찍한 기억에 귀를 틀어막고 눈을 감고, 이를 악물어봐도,


'그 사람을 좋아하나봐..'


소용없었다.

멍청하고 의미 없는 발버둥이 계속 되면 될수록, 기억은 그를 바보 취급하듯 점점 더 짙게 드리워지며 잠식되어갔다.
숨이 막혔다. 사방은 깜깜하며 깊은 심해에 갇혀버린 것마냥 괴로웠다.


"싫어요..."


채 말리지도 못한 빗물과 눈물에 범벅이 된 채 홀로 비참하게 울부짖었다.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돌이킬 수 없을 과오를 품고서.
출처 뺨 맞은 알터가 보고 싶은 9시대의 마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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