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 요약있어요~>
이 글을 마저 쓰기 앞서, 예의있고 점잖게라도 당신들의 의견을 조곤히 적어주신 분들은 조용히 뒤로 가기 누르셔도 됩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기에. 제가 불편해도 예의를 가지고 논란에 임하셨던 그분들에게는 화가 나진 않습니다. 그저 다르다고 생각해야겠죠.
'제가 분노를 표출할 사람들은 자신의 윤리관도 가치관도 논리도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고, 소아성애에 대해 단 한번도 진지한 고민따윈 하지 않고 살아온 당신들입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저는 철학을 전공하고 있고 비록 학생이지만 독서를 좋아하여 나름 많은 책을 읽어보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윤리학에 대해 관심이 많죠. 왜 사람들은 다 같은 윤리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왜 서로 다른 윤리가 그 나름대로의 논리로 확연한 채 존재하는가? 등등 이런 고민과 성찰을 많이 해봅니다.
그런데 제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가 옳다는 생각?
무언가 '확실하다'는 깨달음?
아니요.
제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윤리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내가 부족하구나.
세상엔 정말 많은 논리와 주장, 가치관, 윤리관들이 있구나.
무엇하나 쉽게 판단할수 있는 것은 없구나.
등입니다.
이것은 회의주의와는 다릅니다. '판단유보'의 상태가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은 정말 미미하구나. 내가 보는 세계는 정말 작구나.하는 마치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고백'과 같은거죠.
지금 쟁점이 되는 '윤리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윤리'란 항상 옳은 어떤 진리체계가 아닙니다. 시대에 바뀌고, 환경에 바뀌며, 사람마다 달라집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사람의 기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리주의적인 윤리관이 자신에게 맞는 사람이있고(이 부분에서 '맞다'라는 표현은 옷이 딱 들어맞다.라는 표현입니다.), 의무론적인 윤리관이 자신에게 맞는 사람들이 있는겁니다. 공리주의가 진리다? 의무론이 옳다? 개소리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철학, 윤리학, 인간, 인생, 만물 그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없고, 양면성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국정화 문제는 양면성, 다양성을 인정하는 측면에서 거부되는 거 아닙니까?
저는 솔직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쉽게 키보드질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아성애로 성상품화?
그걸 이렇게 입에 침튀어가며 발악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소아성애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도가니, 혹은 소원같은 창작물보고 밤낮 지새우며 고민하셨어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리고 그른 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하는지?
아니라면 성상품화에 대해 단 하루라도 열렬하게 고민한 적이 있으십니까? 그런 사람들이 지금 연예계에 만연해있는 미성년자 아이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다른 문제라는 겁니까? 어떻게 다릅니까? 그 경계가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진데요?
뭐 16세 미성년자는 꿀벅지 3위 찍혀도 되고, 상상속의 인물이 7세라면 소아성애 성상품화로 욕먹어야됩니까?
소아성애 성상품화는 욕먹어 마땅하고, 성인 성상품화는 마땅하지 않습니까? 그럼 성매매는 안마땅합니까?
어떠한 자신들의 뚜렷한 윤리관 혹은 가치관을 세우기 위해 대체 무슨 노력을 하고 있으십니까?
자신이 삶을 살아가는데 일관된 논리로 살아가기 힘든거, 나이도 적지만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때문에 이런 논쟁, 논란이 생길 때면 자기 스스로에게 좀 물어보세요.
내가 불편한게 무엇인가. 그게 진정 불편한 것인가. 왜 불편한가. 내가 불편한 것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제가 글이나 댓글을 보면서 자신의 윤리관/가치관을 정확히 가지고 자신이 무엇이 불편한지, 이게 맞다라고
예의있게 피력하신 분은 정말 극소수입니다.
나머지분들은 그냥 확성기 혹은 제조기같아 보일 뿐입니다. 아무런 자신만의 도덕적 잣대도 없고 남들 짖으니까 짖는.
제가 오유의 상태에 화가 난 이유는 결국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남들을 비하하고, 남의 의견 깎아내리고, 무시하는 행태입니다.
도대체 자신들이 뭐라고 생각하길래, 정의의 철퇴를 내리고, 신의자리에 오르려고 하는겁니까? 그런 무책임한 키보드질에 상처받은 사람들은 대체
무슨 죄입니까? 사과문 쓰면 조각난 마음 붙여집니까? 당신들도 아이유 사과문 어떻게 써도 화 안풀릴꺼잖아요?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아시아 혹은 동양사상 특성상 객관화된 토론이 힘든 거 알고 있습니다. 당장 학교에만 가도
토론하라 그러면 감정싸움하고, 분노하기 바쁩니다. 그래도 이건 아닙니다. 정신병자처럼 굴지 마세요. 그리고 글을 쓸 때는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남을 생각하면서 쓰세요. 내가 이 글을 쓰면 어떤 사람이 피해를 볼까. 어떤 사람이 또 울까.
p.s - 요즘들어 국정화도 그렇고 조지오웰의 1984가 정말 가슴깊이 와닿는데, 아이유 논란에서 느낀 건 마치 1984의 증오주간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p.s2 - 제가 오유를 떠나는 건 다름이 아니라 지내오면 지내올수록 기질이 안맞는 것 같네요 ㅋㅋ 그나마 다른 커뮤니티보다 사람들의 예의바름, 친목금지, 같은 정치견해 등이 맞았었는데, 뭔가 요새들어 들어오는게 스트레스네요 ㅋㅋ
p.s3 - 제가 가장 궁금한게 있었는데 이건 논외라. '팬심'이란게 정확히 무엇인가요? 저는 살면서 단 한번도 연예인에 대해 실망해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연예인에게 기대 자체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관점인데, 연예인은 대부분 연습생에서 시작하거나 제대로된 학교생활을 마치지 못한 채 연예인이 됩니다.(명문대 출신의 소수의 예는 제외하겠습니다.) 그런 연예인들이 돈을 많이 벌면 무엇을 할까요?
그 돈으로 책을 잔뜩 사서 읽을까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며 사색하면서 성인군자처럼 살까요? 아님 일반인들처럼 술을 진창 마시거나 놀고 먹고 입는데 쓸까요? 높은 확률로 후자일 것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물론, 명문대 나왔다고 대단한 성찰을 하고 독서광인건 아닙니다. 명문대 출신의 연예인도 실수를 하고, 범죄를 저지르기도 할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연예인의 이미지를 벗겨보면 그들도 그냥 하나의 인간입니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적은 경험만을 하고 살아왔을수도 있습니다.
어린나이의 사회생활, 제대로 겪지못한 학창시절, 잘못된 '어른상'의 답습, 막상 자신에게 부가 주어지면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막막함.
박봄 마약?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실망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익 때문에 팀버리고 결혼한다거나 다른 일을 한다거나 하는 연예인들? 잘못입니다. 근데 실망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애초에 그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였던 겁니다. 대중적 이미지와 그 사람간의 인격분리를 왜 못하는 겁니까? 연예인들이 하는 실수, 엄청나보입니까? 세상에는 그것보다 수십배, 수천배는 많은 실수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실수들을 하며 살아갑니다. 왜 그들이 우리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거나 동등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해서 맘에 안들면 안듣고, 듣고싶으면 듣는겁니다. 안들으면 그 가수는 돈을 못벌고 가수직 포기해야하는 거고, 들으면 돈버는거예요. 남 듣지마라고 개거품물 때, 그냥 자신부터 듣지마세요. 그리고 자신의 일관된 논리가 너무나도 맞고,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정답인거 같다? 그럼 아이유 혹은 소속사에 직접메일을 보내거나 직접 찾아가서 따지세요. 그리고 그쪽 얘기를 듣고 판단하시던지. 애꿎은 사람들 괴롭히시지 마시구요.
p.s4 - 글은 안쓰고, 눈팅만 하다보니까 잡설이 길어지는데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고 갈께여. 어떤 분들이 내비치는 논리중에서 가랑비에 옷젖는줄 모른다고, 이게 용납되면 어떻게 되겠냐, 혹은 아무것도 모르는 미성년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어떻하냐라는 논리가 있습니다.
이거 국정화 반대하는 사람들 논리 맞습니까? 나는 괜찮은데, 아이들이 혹은 다른사람들이 오해할까바 이러는거다~
남 걱정을 왜 당신이 해요? 미성년자와 성년의 지적성숙도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전 생각하는데, 당신이 무슨 자신감으로 미성년자들보다 자신의 도덕적 잣대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얄팍하게 수십 년 살아오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다수의 생각으로 직결되니까 옳은 것 같아보이십니까?
-본론 요약-
1번 ,2번 삭제
2-1. 자신의 삶의 가치관, 윤리관에 대해 고민해본 적도 명확하게 객관화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도덕문제만 나오면 우르르 나와서 이게 도덕이다 하고 있음.(그러면서 남의 의견을 짓밟고, 조롱하고, 무시함.)
2-2. 성상품화라는 비도덕적 행태가 '소아성애'관련 성상품화에 국한되어 있는데, 그럼 그동안 벌어진 모든 성상품화에 대해선 왜 침묵했나? 그건 단지 자신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 그건 용인 가능해서? 그 경계와 잣대는 누가 결정하며, 무슨 논리를 가지고 있는가?
3. 짖지마시고, 주체적으로 사세요. 증오주간을 연상케 하는 무분별한 키보드질, 자제하세요. 증오주간에 무분별하게 짖는분들
악플러 욕할 자격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짖을꺼면 사과문도 쓰지마세요 ㅋㅋ 뭐 증오주간 끝나면 회개주간입니까? 그러고 다시 증오주간에 짖게?
+ 이번기회에 많은 분들이 올바른 토론 혹은 진지한 고민들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고, 자신이 항상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걸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항상 그렇게 느끼면서 매일 부족함으로 사는데, 왜 다른사람들은 쉽게 거만해지고 쉽게 맞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진심으로요.
다 쓰고 보니 제 분노가 섞여 이 글이 뭐 엉망진창에 악플러들과 크게 다르진 않아보이네요 ㅋㅋ
그래도 마지막으로 그냥 시원하게 써보고 싶었습니다.
-p.s 일단 제 제목/글을 읽고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글 쓴지 30분만에 내가 뭐했나 싶네요 ㅋㅋ... 혼자 쌩쇼한 느낌..? 게다가 제게 따끔한 한마디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가 뭘 잘못 생각했는지 깨달았네요..뭔가 속상했는데, 사실 보면 커뮤니티에 과도한 기대를 보인 저부터 잘못된건데..ㅋㅋ 부끄럽네요. 일기장도 아닌데 제목 쓰는 수준이....ㅋㅋㅋㅋ그리고 글쓰고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맞네요.
다시 한 번.
부끄럽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