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관련 글들을 보니 예전의 안좋은 기억이 떠올라 추억삼아 적어봄. 딱히 군대에서 좋은 기억들은 음슴으로 편히 음슴체.
때는 04년도 더위가 다가오는 늦은 5월이었음.
전방의 소위 말하는 메이커부대의 수송부에 근무중이었으며 분대장은 벌써 넘겼고 전역이 2달도 안남은 중대 2고였음.
주특기는 후임들이 맡아서 하고 난그냥 예초기나 돌리고 축구골대나 용접하면서 무료한 시기는 보내고 있었음.
당시는 말년이면 근무도 다빼주고 상사들도 별다른 눈치 안주고 지냈었음. 물론 잘못된거지만.
그날은 후임 한놈이 몸이 안좋아 새벽 불침번을 대신 서기로했음. 3~4시 타임이었나 여튼 그랬음.
전타임 근무자가 날깨워야하는데, 이 망할놈의 이등별이 날깨우지 않은거임.
후에 듣기론 작대기4개라 겁나서 세게 못깨웠다함.
결국 불침번 근무는 사수인 나는 자고있고, 부사수 일병만 서는 상황이됨.
재수는 더럽게 없을려고 하필 병영생활행동강령을 중시하는 행보관이 당직사관?이었음.
결과는 보기좋게 걸려듬. 욕한바가지 먹고 끝날줄 알았는데 다음날 아침 행정반으로 날부름.
뭐지??하고 가보니 왠 부사관들이 다모여있음.
어제 근무 제낀거에 대한 추긍이었음.
군장뺑뺑인가?하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왠지 모를 엄숙함이 느껴짐.
행보관이 갑자기 날더라 잠시 문밖으로 나가있으라함.
문에 귀를대고 들으니 근무태만에 대한 징계위원회였고 영창보낼건지에 대한 거수투표를 진행중이었음.
1차 거수투표에 영창찬성 7명 전원
2차 거수투표에 영창일수 7일 5명
스벌...이게 뭔소리? 다음달 전역인데? 말년휴가 가야는데?
투표끝나고 친한 하사,중사들 나오는데 눈을 안마주침.
미안하다함. 망할 행보관이 매수했나싶음.
슬픈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바로 다음날 입창하게됨.
더블백싸고 대대장신고하고 4/5톤타고 실려감.
이때까지도 실감이 안남.
선탑자가 하필 행보관. 갑자기 차새우더니 짜장면을사줌ㅋㅋㅋ
슈바 난또 그걸 먹음ㅋ
여튼 헌병대 도착해서 입창 신고하고 영창으로 들어감.
사실 쫄았음. 겁났음.
겁나 덩치좋은 헌병이 안내해줌.
쇠사슬로 묶인 철창을 열고 들어가니, 구치소처럼 4개의 철창으로 된 방이 있었음.
난2번방으로 배정됨.
철창옆 옷장같은곳에 허리띠 고무링 군번줄 시계 다보관함. 자살방지라나 뭐라나.
그렇게 유리창없는 공간에서 영창7일이 시작됨.
사실 영창이 몸이 힘들고 그런건없었음.
단지 하루종일 양반다리하고 있어야됨. 3끼식사때와 저녁청소를 제외하고는.
첫날은 버틸만했음. 책은 봐도됨.
책장은 2개였는데 한쪽에는 위인전기, 다른 한쪽에는 기증받은 야생초편지가 150권정도.
볼것이라곤 매일 지급되는 국방일보뿐.
난 군생활하면서 국방일보를 토시하나 안빼고 정독한건 영창7일이 유일ㅋ
그렇게 국방일보를 정독하면 3시간정도 시간이 흐름.
제법 얘기거리도 많고 사회 연예소식도 접할수 있었음.
내가 있었던곳은 영창관리 헌병을 이등병이나 일병만 뒀음.
걔네 몰래 다리라도 폈다간 욕을 엄청 찰지게 시전.
야이 싀벨람이 뭐잘해서 영창와서 다리펴고 G랄이여 이런 신발!!
울화통이 터질것 같지만 참음ㅠ
화장실을 가려면 헌병한테 말함. 그러면 일어서서 뒤돌으라하고 뒤돌아대기하면 철창을 열어줌.
그럼 바닥에 붙은 녹색테이프를 따라 4철창 옆에 붙은 화장실에서 일을 봄.
목하고 다리가 보이는 구조ㅡㅡ
똥이 나오다가도 놀라서 드감. 이등병때도 없던 변비낀지 생김.
샤워는 없고 요청하면 가능했는데 아무도 안함.
입창자는 123번 각 1명이었음.
3일째 되는날 수갑을 찬놈이 들어옴. 걔는 바로 4번방으로 갔음.
나중에 들어보니 살인미수로 군법재판소가기전에 대기타는거라함. 눈도 마주치지마라고함.
걔는 정면도 못보고 하루종일 뒤돌아서 벽만 봤던걸로 기억됨.
식사는 영창안에 식탁에서 식사추진해온걸로 먹음.
여기서 좋은점하나. 설거지를 안해도됨ㅋㅋㅋ
대신 깨끗이 안먹으면 욕을 엄청함.
오후도 하는거없이 그냥 앉아있음.
그냥 계속앉아있음.돌부처임ㅋㅋ
8시쯤 청소하고, 9시쯤 수양록과 반성문을 매일씀.
그걸 헌병대 간부가 매일 순찰하며 검사하고 맘에 안들면 찢고 다시쓰라함.
엄청 공들여 썼음ㅋ
그렇게 5일차가 지나는데 또한명의 입창자가 들어옴.
병장임ㅋㅋㅋ나랑 처지가 비슷ㅋ
이놈이 근데 2번방으로 오네?
가로세로 3미터되는 2번방에 나랑 그놈이 생활함.
말이 생활이지 1미터 거리를 두고 둘이 정면을 응시하고 앉아있는거임.
사람이 사회적동물이라고 혼자있을때보다 두명이되니 뭔가 동질감이 생기고 없던 전우애가 생김.
병장이 둘이니 무서울께없어짐.
이때부터 속삭이기 시작함ㅋ
한번 지적받고 얼차려를 피똥싸기전까지 받았지만, 그래도 속삭임ㅋㅋ
알고보니 유격대 조교인데 폭언으로 들어왔다함.
서로 운이없다고 한탄하는 와중에 갑자기 뇌리를 스치는,, 우리부대 유격이6월중순임.
슈밤 말년으로 유격쨀려던게 가야될것같은 느낌이 듬.
이거로 신세한탄하니 유격조교가 날위로해줌.
그리고 밤새 뭘적더니 나에게 쪽지를 전해줌.
혹시라도 유격가게되면 이쪽지를 유격조교중 XX에게 전해달라는거임.
불타는 전우애로 그쪽지는 목숨보다 소중히 전달하겠다고함.
그리고 7일째 퇴창을 하게되고 부대에 복귀함.
젠장 근데 애들이 하이바에 스타커를 부침.
담주 유격이라고 올빼미넘버링ㅠㅜ
내번호도있음ㅋㅋㅋ 행보관 찾아가서 사정했지만 귓똥으로도 안들음ㅋ
결국난 전역 3주남기고 유격을 감.
이차저차 유격장 갔는데, 영창에서의 쪽지가 생각남.
조교막사 찾아가서 사정 얘기하고 XX을 만나서 쪽지를 전달함.
XX은 말없이 쪽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올빼미번호를 기억하겠다고함.
다음날 유격체조는 힘들었지만 교장에서 우리조는 최고로 편한 유격을 뜀.
그 XX이 유격대 왕고인데 영창온애랑 동기라함ㅋ
뭐 사람일은 모르는거니ㅋㅋ
유격뛰는 동안 후임들에게 그동안 제대로 못한 고참노른 톡톡히하고 옴ㅋ
음 결론은.. 말년은 무조건 몸조심하자.
고생하는 모든 후임들 건강하시고!!
영창은 가지마세요ㅋ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