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너지회사 엔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얘기다. 직원 수와 매출은 이렇게 차이가 난다. 엔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할 수 없는 초대형 기업이다. 2001년 12월14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는 엔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때 90달러도 넘었던 엔론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보여준 원칙은 확고하다.
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절대적 원칙 앞에서 파장과 후폭풍은 단호하게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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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이 상장 이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할 필요성도 충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적자에 허덕였지만 상장 직전인 2015년 회계처리를 변경하면서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상장 관련 규정이 그때 바뀌기는 했지만 분식회계의 목적이 상장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바꿔 말하면 분식회계가 아니었으면 상장하지 못했을 기업이 상장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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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놓고 앞길이 창창한 바이오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태는 바이오산업 얘기가 아니다. 분식회계를 저지른 한 기업의 얘기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이 크고 투자자가 많다는 점은 적격성 판단의 기준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기업의 계속성, 재무 안정성, 경영 투명성 등 '원칙'에 따라 판단할 뿐이라는 것이다.
전례가 없다는 사실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