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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스물셋 뮤비 해석 (스압심함
게시물ID : star_3297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어어엉
추천 : 5
조회수 : 1239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08 00:26:29
 
 
 
 
앞서 미리 경고하자면, 이 해석은 내 주관적인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으며, 내가 작성한 해석과 누군가의 해석은 분명 다를 수 있음.
이게 맞다, 확실하다. 가 아니라 내 해석은 이러이러했다로 알아주면 감사할 것 같음.
 
앞서 나는 '제제'라는 수록곡에 대해 부정적인 시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임. 로리타 콘셉트도 좋아하지 않고, 비난은 아니더라도 비판은 여러번 했었음.
 
다만 제제나 다른 곡들을 논외로 치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스물 셋'에 차용된 로리타 콘셉트, 혹은 소아성애에 관한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과연 이 뮤비에서 어떠한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과연 아이유가 '소아 성애 이미지를 상품화 하기 위한'목적으로 본 앨범을 냈는지 천천히 고찰해보고자 함.
 
 
 
해석에 앞서 '체셔 캣'이라는 작중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상당히 모순된, 이도저도 아닌, 늘 질문을 던지고 사라지는, 단 한 번도 정확한 답을 주는 법이 없는 오묘한 존재라고 생각함. 불쑥 나타나 불쑥 사라지는, 입꼬리가 귀까지 쭉 찢어지도록 웃는 모양새가 마스코트인 유령같은 존재. 뭐라 말로 표현하기도 애매함 그냥 모든 애매한 질문을 위해 창조된 소설 속 캐릭터라고 생각할 수 있겠음.
 
 
 
 
 
여기서부터는 뮤비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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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시퀀스. 첫장면은 아이유 뮤비 오프닝치고는 상당히 심플함.
스물 셋을 축하하는 케이크, 스물 셋 아가씨답게 차려입은 아이유. 그리고 축하해주는 사람 한 명 없는 적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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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안 기뻐보이는 표정. 오히려 스물 셋이라는 숫자를 달갑잖게 바라보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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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 좀 녹아있다. 후 불어서 초 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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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한 입 먹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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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 잠든다고 해야 맞나. 케이크에 얼굴을 퍽 박으면서 예쁘지 않게 기절하는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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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시퀀스부터 강조하는 바를 대문짝만하게 적어놓은 타이틀곡 제목. '스물 셋'
닥치고 이 타이틀 제목에 집중해라. 이게 곧 내용이다 ㅇㅇ 하는 듯 겁나 짱 크게 박혀있음. 상당히 적막하고, 알리고 싶은 바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이 오프닝 시퀀스는 여지껏 아이유가 발표해왔던 모든 뮤비의 오프닝시퀀스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함.
 
자신의 뮤비에서 쭉 이어지던 아기자기한, 몽환적인 클리셰의 틀을 벗어난 이번 오프닝 시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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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에서 깨어나는 아이유. 나는 사실 이 장면부터 모순을 느낌. 지나치게 소녀스러운 방과 침구와는 달리 엄청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마스크 팩을 떼어내며 일어남. 아마 아이유가 로리타 콘셉트로 장사를 하고자 했다면 저 옆에 있는 토끼 인형이라도 끌어안고 엄청 귀엽게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 때 가사가  'I'm twenty three 난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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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estion)' , 가사와 동시에 대문짝만하게 박혀있는 '?"가 화면에 잡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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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상을 입은 아이유는 타이틀 곡의 제목인 '체셔 고양이'임.
 
사실 이 뮤비에서 집중받는 캐릭터는 원더랜드로 떨어진 '앨리스'아이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는 앨범 제목을 '체셔 캣'으로 지은 만큼 이 체셔 캣, 즉 로리타 컨셉이 아닌 섹시한 체셔 아이유에게 집중을 하기로 함.
 
도도하게 앉아서 '뭐게요 맞춰봐요.' 라고 말하는 아이유, 그러니까 체셔 아이유의 차림은 딱 봐도 로리타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딱 붙는 타이트한 상의와 새까만 핫펜츠, 어른스러운 화장과 요염한 춤. 이것은 아마 '스물 셋'으로서 보이고 싶은 진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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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새빨간 토끼, 내 기준으로는 존나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 새하얀 토끼는 꼭 따라오라는 듯 아이유 앞에 얼쩡거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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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나가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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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twenty three
틀리지 말기 Because
난 몹시 예민해요

맞혀봐
 
다시금 스물 셋이라는 가사와 함께 강조되며 나오는 섹시한 아이유.
이 때부터 틀리지 말라고 겁나 경고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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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떨기 스물 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잠에서 깨자 마자 익숙하게 화장대 앞으로 가는 아이유. 상당히 무미건조한 표정. 아주 귀찮은 일상이라는 듯 화장대에 가서 앉음.
 
여기서 또 한 차례 '로리타 콘셉트를 이용한 장사'라는 의견에 반박을 해보자면,
만약 아이유가 그런 컨셉을 위해 이 뮤비를 제작했다면 저렇게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화장대에 가지는 않았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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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나지 않는 크레용으로 입술을 칠하는 아이유. 색이 입술에 묻어나지도 않지만 전혀 집착하지 않고 휙 버려버림.
 
 
립스틱이 아닌 크레용으로 입술에 색을 칠한다는 것이 로리타의 전형적인 클리셰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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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다음 장면에 나오는 섹시한 체셔 아이유.
 
'얄미운 스물 셋, 아직 한참 멀었다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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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자란 척해도 대충 속아줘요. '
 
다시 반복되며 나오는 체셔 아이유와 앨리스 아이유.
 
장난감 팔이 달린 아기자기한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 아이유는 거울 속 섹슈얼한 자신의 모습을 풀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음. 꼭 감상하듯. 아직까지 스스로는 미성숙하고 섹슈얼한 이 모습을 예쁘다고 여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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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이유의 마스코트인 사랑스러운 눈웃음과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스텐드마이크를 잡고 노래부르는 아이유.
내 주관적 시점으로 '스텐드 마이크=여지껏 아이유가 부르던 노래들'로 해석을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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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짜증이 났는지, 아니면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는 것에 이골이 났는지 갑자기 짜증을 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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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그 말과 동시에 스텐드 마이크를 옆으로 쳐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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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텐드 마이크가 옆으로 쓰러짐과 동시에 엎어지는 화병. 새빨간 꽃 한 송이와 우유가 쏟아진다.
 
여기서 꽃 = 여자의 순결
우유 = 정액 으로 해석을 해보자면,
 
어째서 화병 안에 잘 담겨져 있던 꽃과 우유가 뜬금없이 엎어진 것일까. 체셔 아이유가 스텐드 마이크와 동시에 밀쳐 엎어뜨린 것이 저 화병, 그리고 우유와 우유를 양분으로 잘 자라고 있던 꽃이다. 즉 저 꽃과 양분이 되는 우유를 '다 때려치고 싶다'며 엎어버린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스물 셋, 아이유 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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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오는, 노골적으로 로리타스럽게 꾸며 입은 아이유. 꼭 책상에 다소곳이 앉아 정면을 보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인터뷰 하는 것처럼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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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어요. 난 사랑이 하고 싶어.'
 
순진한 눈으로 화면을 응시하며 말하지만 또 바로 다음 장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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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돈이나 많이 벌래.'
 
다시 앨리스가 아닌 체셔 아이유가 화면에 잡히고 확고하게 말한다. 돈이나 많이 벌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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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혀봐, 어느 쪽이게?'
 
엎어진 우유와 꽃, 화병. 그리고 '사랑이 하고 싶다'며 순진무구하게 웃고 있는 아이유. 그리고 맞혀보라는 질문과 동시에 뒤로 나타나는 흉측한 진짜 아이유의 그림자. 사랑스러운 어린아이처럼 입술을 오물거리는 모습과 달리 소름끼치는 벌레의 형상을 한 그림자가 또다른 아이유를 위협하듯 변함.
 
 
또다른 아이유는 질겁을 하며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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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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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하거든
 
체셔 캣처럼 입꼬리를 귀까지 쭉 찢는 듯한 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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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하얀토끼에게 이끌리듯 찾아온 어느 장소, 그리고 그 장소에 미리 와서 씩 웃고 있는 체셔 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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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이유는 '흉측한 벌레 그림자를 가진 사랑스럽고 순진무구한 아이유'가 있던 곳에서 토끼가 이끄는 대로 빠져나간다. 더 큰 문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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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가 쏙 하고 들어간 또다른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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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들어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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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풍경이었는지 , 깜짝 놀라며 도로 들어가 커튼을 닫아버리는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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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한 쪽을 골라.' 다시 등장하는 체셔 아이유. 다시 애매모호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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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젠 익숙하거든.'
 
 
결심한 아이유는 다시 문을 열고 또다른 세상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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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가 본격적. 아마 대부분의 욕을 다 이 장면 이후로 먹었을 것 같다. 근데 이 장면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함.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아이유, 그런데 테이블 위엔 온통 어린 애들이나 즐겨 먹을 법한 음료통과 음식들이 가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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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팝, 막대사탕, 그리고 티 없는 새하얀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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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놓아둔 케이크를 한 입 먹은 아이유는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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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해지는 듯 눈을 질끈 감고 몸을 떤다. 문제는 케이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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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사탕을 뱉고, 머리 위로 시리얼을 뿌리고, 식탁보까지 뒤엎는 아이유의 행동은 분명 정상이 아님. 어린아이처럼 난동을 피우던 아이유는 대뜸 테이블 위에 올라가더니 식탁보를 뒤집어쓰고 누군가를 경계하듯 어딘가를 째려봄. 어린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사방을 살피는 행동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두려워 할 때 종종 하는 행동임. 뒷쪽에 그려진 그림들은 그런 비정상적인 아이유에게 집중을 한다.
 
분명 어린아이, 그것도 정서가 불안한 어린아이의 행동을 보이는 아이유. 그리고 괴기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색감의 그림. 내 눈엔 단순한 로리타 컨셉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그로데스크하다. 저건 사랑받는 아이의 행동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피해받은 아이의 행동으로 봐야 적합하다.
 
'늘 불안해요.' 딱 이 때 나오는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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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짙게 발린 립스틱, 발그레한 볼터치와 남아도는 소매, 우유가 담긴 젖병과 어른스러운 인형을 들고 있는 아이유. 무릎을 넣어 섹슈얼적이게 부풀린 젖가슴.
 
짙은 립스틱과 무릎을 넣은 가슴은 어른을 표현하지만 손에 꼭 쥔 우유병과 인형, 볼터치는 아동을 표현한다. 즉 상당히 모순된 장면. 또다시 보는 사람의 머리에 '?'를 떠오르게 만든다.
 
그렇다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로리타 콘셉트 팔이'를 두고 이야기를 해보자면, 딱 보면 답 나오지 않냐.
 
사람들 눈에는 이 모습이 매력적이고, 예뻐해주고 싶게 느껴질까? 과연 그렇게 보이게끔 만들어졌나? 결코 그렇지 않다. 이런 장면을 보고 꼴리는 건 진짜 정신나간 소아성애자새끼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이건 '로리타 콘셉트 팔이'에 대한 너무나도 노골적인 비판이며, 풍자라고 볼 수 있다. 질색을 하게끔 만드는 이 장면에 담긴 모든 장치가 놀랍게도 딱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장면에 거부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너는 진짜 소아성애자 새끼가 확실하다.'
 
아마 스스로에 대한 풍자도 될 것이고 여지껏 이런 콘텐츠를 즐긴 사람들, 또 이런 콘셉트를 팔아온 기획사에게 비수를 꽂아 넣은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우유=정액, 그런데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아이유는 그 우유(정액)을 쪽쪽 빨아 먹었다. 라고 하는데, 잘 보면 아이유는 젖병의 끝을 물고만 있지 우유를 먹지는 않았다.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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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니 물기 있는 여자가 될래요.'
 
사실 인형의 머리에 우유를 뿌리는 저 장면은 섹스를 뜻한다기 보다는 그냥 어린아이가 흔히 '너 먹어'하듯 입이 있을 머리에 뿌리는 거라고 봤다. 그게 아이유를 더 아동처럼 보이게 만드는 행동이니까. 다만 가사에서 쭉 언급하듯 어떤 색안경을 쓰고 있느냐에 따라 이 장면은 확연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다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저건 아이유가 섹스를 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의 순진한 면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해 연출한 상당히 그로데스크한 장면이라는 것.
 
배경은 더 처참하다.
 
입구로 추정되는 주황색 문에 '나가는 곳(EXIT)'가 대문짝만하게 적혀있고 나가는 문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데, 정작 그쪽에는 문이 없다. 이미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이유는 뒤에 있는 문을 돌아보지도 않고 자신의 미숙한 행동에 심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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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을 찍은 연출. 애완동물용 밥그릇과 우유그릇. 폐쇠된 공간에서, 수저 하나 없이 짐승이나 먹는 밥그릇과 물그릇 곁에 덩그러니 놓여진 건 아동이 아니다. 생각을 해보자. 이게 진짜 SM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출일까? 딱 보면 느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비인간적이라는 것. 만약 아이유가 정말 로리타 콘셉트를 어필하기 위해 이 뮤비를 만들었다면 시리얼이나 오물오물 먹으며 앙증맞은 미소나 날렸겠지. 저렇게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닥에 우유를 흘리면서 , 자기 발치에 개밥그릇과 우유그릇을 뒀을까? 저기 앉아있는 사람은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린아이처럼 꾸며진 스물 세 살 아이유다. 과연 아이유가 '소아성애를 느껴라'며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 이런 경악스러운 장면을 보고 꼴릴 새끼가 진짜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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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했어요, 난 죽은 듯이 살래요.'
 
우유병과 인형, 그리고 원피스에 우겨넣은 무릎. 아동을 표현하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다 질렸다는 듯 축 늘어진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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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노골적으로 튄 우유(정액). 어린 소녀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누군가'의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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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다 뒤집어 볼래.'
 
다시 나타난 저 물음표. 난 사실 이 뮤비에서 제일 중요한 게 '?'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질렸다는 듯, 죽은 듯 살지 않고 다 뒤집어 보겠다며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아이유는 뒤를 돌며 과연 무엇을 봤을까.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이 아마 입구였던 주황색 문, 그리고 출구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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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춰봐.'
 
다시 질문을 던지는 건 체셔 아이유, 즉 로리타 콘셉트를 벗어 던진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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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게? 얼굴만 보면 몰라.'
 
다시 로리타 콘셉트의 아이유와 섹시한 아이유가 대조적으로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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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 아주 간단하거든.'
 
다시 돌아 앉은 어린아이처럼 몽롱한 표정의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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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나도 몰라'
 
갑자기 색이 반전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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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초반의 어리고 몽롱하던, 아이같은 눈빛은 어디가고 돌변한 아이유는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며 반말을 한다. 니가 나한테 속은 거면 어쩔건데?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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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오는 체셔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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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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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곰인 척. 즉 대중이 느끼는 여우같은 이미지는 체셔 아이유, 곰처럼 순진하다 느끼던 쪽은 로리타 콘셉트의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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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오는 로리타 콘셉트가 아닌 성인 여성의 섹슈얼적인 포인트. 집중하라는 듯 대문짝만하게 클로즈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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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아니면?' 짧게 나오는 아이유의 표정에 반항심이 가득하다. 무릎을 넣어 고의적으로 가슴을 부풀리지도, 젖병을 물고 아이처럼 보이려 노력하지도 않는 아이유. 그야말로 다 때려치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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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곰이었던 아이유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부풀더니 체셔 아이유에게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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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되는 '스물 셋'아이유. 뭐든 한 쪽을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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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안경 안에 비춰지는 거 뭐, 이제 익숙하거든.'
 
담배 연기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건 체셔 캣의 얼굴이다. 이게 아이유의 진정한 '스물 셋', 남들이 원치 않아도 아이유의 스물 셋은 이미 더할 나위 없이 성숙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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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나타나는 건 사람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스물 셋' 사랑스럽고 앙증맞은, 담배는 커녕 술 한 잔도 못 할 것 같은 소녀스러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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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신 마음에 들고 싶어요.'
 
저렇게 사랑스럽게 요망한 가사와 상반되게도 아이유는 사과를 넣고 가슴을 크게 만들고, 립스틱을 바르고, 소녀가 아닌 어엿한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고 있다.
 
이게 아마 이전 장면에서 이상한 방에서 우유병 물고 애기처럼 굴던 아이유가 무언가를 깨닫고, 그 방에서 나와 바뀐 모습일 것이다. 우유병과 인형이 아닌, 진한 볼터치도 아닌. 여성스러운 새빨간 레드립과 어른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거울 앞에서 마음껏 자신의 '여성'스러움을 뽐내는 아이유. 어엿하게 어른이 된 자신을 마음껏 감상하는 아이유. 그러다 거울에 비춘 누군가를 힘차게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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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어떻게 해버리겠다가 아닌, 진짜 별로다라는 뜻의 'ㅗ'을 날리고 있는 아저씨 인형. 아이유는 참지 않고 그 인형의 무례함에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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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살짝만 얄밉게 해도 되요?'
 
다시 등장하는 스물 셋 체셔 아이유. 이전의 미성숙한 소녀스러움이 아닌, 자신만만한 태도와 당찬 눈빛.
 
 
아마 아이유가 진실된 로리타 콘셉트 장사꾼이었다면 이 결정적인 가사에 이런 장면을 넣었을 리가 없다. 아마 소녀가 아저씨 무릎 위에 앉아서 아양떠는 모습이나, 침대 위에서 일기장에 혼잣말 적으면서 ㅎㅎㅎ거리는 장면을 넣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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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신 맘에 들고 싶어요.'
 
 
가사와는 반대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아이유는 결코 자신에게 엿을 날리던 아저씨 인형에게 아양을 떨거나 이쁜 표정을 짓지 않는다. 정색을 하며 사과를 모자 위에 올려놓을 뿐.
 
 
자신이 얻고 싶어하던 성숙함을 조롱하고 비판하던 아저씨 인형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 놓은 아이유. 보통 사과는 여자의 순결을 뜻하는 대표적인 심벌이다. 이 장면도 중요하다. 아이유는 스스로 순결을 뜻하는 사과를 인형의 머리 위에 올려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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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도 되요?'
 
사랑스러운 가사와는 다르게도 활 시위를 힘껏 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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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춰 봐.' 한 마디를 남긴다. 놀랍게도 여지껏 쭉 '맞혀봐'를 외치던 것은 앨리스가 아닌 체셔 아이유였다. 그리고 사방이 막힌 방에서 젖병이나 빨던 소녀는 어느새 스스로 활시위를 당기며 자신을 조롱하던 이를 향해 눈을 똑바로 뜨고 '맞혀봐'라고 말한다. 아이유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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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순결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사과를 스스로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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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렬히 박살낸다. 나는 이제 니들이 생각하는 대로, 순결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남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던 장면이다. 그와 동시에 앨리스(로리타콘셉트)아이유가 살아오던 세계 역시 여과없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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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물음표를 지나 온 앨리스 아이유.  그로데스크한 배경과 정신없는 연출. 앨리스는 원더랜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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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오프닝 시퀀스에서 나왔던 아이유는 수많은 갈림길에서 방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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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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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를 이끌던 토끼는 다시 따라오라는 듯 구멍 안으로 쏙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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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결정타를 날리는 장면. 새하얀 원피스와 발목양말, 그리고 허벅지를 다 드러낸 차림. 한 마디로 로리타스러운 옷을 입은 아이유가 춤을 추고 있고, 그 장소는 정상적인 곳이 아니다. 심각하게 어지럽고 복잡한 장소에서 아이유는 기계적으로 춤을 추고 있다. 복사된 모든 아이유는 똑같은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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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가장 소름돋았던 장면이 바로 이거, 미안하지만 나는 저 토끼를 악플러, 혹은 로리타 콘셉트에 열광하던 삼촌팬들로 해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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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덩그러니 놓여져 인형처럼 서있는 아이유. 그리고 눈이 시뻘건 토끼들. 진짜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저 토끼들 진짜 존나 혐오스럽고 무섭게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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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ㅣ발진짜;; 아이유가 자신을 바라보던 모든 시선들을 극한으로 풍자한 이 장면은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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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돌리는 것 같지? 진짜 아이유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시뻘건 눈으로;;;;;; 존ㄴ나무서ㅗㅂ다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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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타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체셔 캣.
 
그렇게 앨리스의 정신사나운 모험은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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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어디론가 사라진 아이유와 다시 레빗 홀로 들어가는 하얀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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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강조하듯 나오는 문구는 체셔 켓 / 아이유.
앨리스 아이유가 아닌 체셔 캣 아이유를 강조한다. 애초부터 아이유가 되고파 했던 것은 로리타가 아니라 체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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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 되돌아보는 꿈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는다. 놀랍게도 오프닝 시퀀스에서 다 녹아 흐물거리던 초가 말끔하게 돌아와 있다. 아이유의 스물 셋은 아이유가 원더랜드라는 꿈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새것처럼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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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위의 3이 엎어지고, 토끼 이빨처럼 보이는 입가의 크림을 핥아 먹으면서 아이유의 뮤비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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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없음. 물론 이 과정에서 아이유가 아동피해자를 다룬 영화의 장면을 오마주 한 건 잘못임. 사과해야함. 그러나 과연 이게 로리타 콘셉트를 팔기 위한 목적인지, 로리타 콘셉트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을 비판하려 만들어진 뮤비인지. 그건 아마 아이유 본인만 알 거라 생각함. 그런데 내 기준으로 이걸 로리타 팔이로 보기에는 너무 직설적인 장면이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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