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감귤 200톤 선물, 농민은 춤추고 싶다!
- 고창덕 사무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김어준 : 북한에 보낸 감귤 가지고 정치권에서 이야기가 많아서 제주도 농민들 반응 한번 체크해 보겠습니다. 제주도에서 현재 감귤 농사를 짓고 계신 분입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 고창덕 사무처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창덕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김어준 : 본인도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계시죠?
고창덕 : 네, 저는 좀 경력이 짧아서 5년째 짓고 있습니다.
김어준 :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고창덕 : 3천 평 정도 짓고 있습니다.
김어준 : 3천 평이면 제주도에서는 작은 겁니까? 중간입니까? 아니면 어떻습니까?
고창덕 : 작지도 않고 1인이 짓기에 딱 좋은 평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어준 : 중간 규모 정도 되는 겁니까?
고창덕 : 네.
김어준 : 제주도에서만 나는 감귤이 해마다 좀 다르긴 한데 한 50만톤 전후가 되는 거죠?
고창덕 : 네, 맞습니다.
김어준 : 어떤 해는 60만톤~70만톤 된다고 하더라고요.
고창덕 : 50만톤 정도가 적정 생산량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 적정 생산량이 50만톤이고 그걸 넘어가는 해도 있고 그렇군요. 좀 부족한 해도 있고. 이 뉴스가 이렇게까지 커질 뉴스가 아닌 것 같은데 여하간 농민분들이, 감귤 농사를 하는 분들이 북한에 감귤 보냈다는 뉴스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합니까
고창덕 : 다들 좋아하시고요. 발표된 날이 농업인의 날이었어요,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모두 모르고 있다가 농업인의 날에 발표가 됐는데 모두 환호하고, 그날 저희들도 기념식장에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때 딱 발표되면서 모두 환호하고 박수치고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감귤 농가들뿐만 아니라 제주 농민들이 굉장히 들떠 있고, 뭐라고 할까요? 춤추고 싶은 심정.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그런 기분들입니다.
김어준 : 밥은 드셔야 배가 부르죠. 그런데 왜 제주도 농가에서는 이걸 반기는 거죠?
고창덕 : 우선 감귤이 남북 간 평화의 전령사로 감귤이 선택된 것이 기분이 좋고 그리고 앞으로 제주도 농산물이 남북 교류로 확대·발전된다면 제주 농업, 제주 농민에게는 큰 이익이 돌아올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 제주 농민들은 반기고 있습니다.
김어준 : 수급 조절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알려졌는데 그런 측면이 있는 거죠?
고창덕 : 그렇죠. 감귤뿐만 아니라 나머지 월동채소 부분도 과잉 생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대북교류사업이라고 저희 농민들은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 : 수급 조절을 한다는 의미는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겠죠?
고창덕 : 네, 맞습니다.
김어준 :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주도 농가에서는 반가운 소식인데, 이게 벌써 90년대 후반, 98년, 99년부터 보냈던, 한 12년 동안 계속 보냈던 감귤이 이번에 갑자기 겨우 200톤 가지고, 200톤이면 사실 굉장히 적은 양 아닙니까?
고창덕 : 네, 적은 양입니다.
김어준 : 전체 감귤 생산량에 비하자면 200톤은 시장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고 생산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거 아니겠습니까?
고창덕 : 맞습니다.
김어준 : 그래서 전혀 논란될 여지가 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고 실제로 보내기도 엄청 많이 보냈는데, 몇 만 톤 단위로 보냈는데 갑자기 이게 조공이냐 이런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거 보고 제주도 농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창덕 : 글쎄요. 이게 좋은 일이고 저희 농민들이 다 좋아하는 일인데 갑자기 이렇게 정치권에서 의혹 제기하고 그리고 이 일을 폄하하고 의미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발언들이 나와서 저희들도 참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좀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의 논란이 확산되지 않길 원하고요, 그다음에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책임 있는 발언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의혹 제기만으로 논란을 확산하는 것을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김어준 : 과거에 감귤 북한에 보내는 거 가지고 조공이라느니 이런 얘기는 안 나왔지 않습니까? 제 기억에는 없는데.
고창덕 : 그렇죠. 12년 동안 하면서 다들 국민의 환호 속에서 저희가 전체 한 5만 톤 정도 간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제주도민들도 한 800여 명 초청을 받아서 갔다 온 경험이 있습니다.
김어준 : 아, 제주도민들이 북한의 초청으로 감귤 사업....
고창덕 : 네, 보내서. 그런 경험과 사례가 있는데 그런 것들 속에서 이어지는 거라고 보시면 간단한 문제인데 지금 와서 논란이 되는 것이 무책임한 문제 제기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그렇게 오랫동안 감귤 보낼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겨우 200톤 보냈다고 조공이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저도 이해가 안 가는데. 연결한 김에 그거 한번 여쭤볼게요. 800명의 제주도민이 북한 초대로 가서 지자체와 북한 간 경협 모델들 얘기도 있었던 걸로 아는데 흑돼지 사업을 평양에서 한다는 이야기는 제가 들은 적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거였습니까? 혹시 아십니까?
고창덕 : 자세히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흑돼지 사업, 축사를 지어 놨어요.
김어준 : 아, 이미 지었어요?
고창덕 : 네. 지어 놓은 게 있는데 지어 놓은 상태에서 지금 그것이 5.24조치, 대북교류 사업이 중단되면서 더 이상 진척이 안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어준 : 북한에 보낼 축사들은 다 지어 놨는데. 그러면 제가 궁금한 건, 그건 알겠습니다. 준비가 됐었는데 그게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돼지를 평양에 보내서 축사도 만들어서 같이 보내서 평양에서 흑돼지를 빌려서 그다음에 어떻게 하는 거예요? 어떤 경협입니까, 내용이?
고창덕 : 북한 쪽에서 요구하는 사업이고요. 그래서 그걸 정확하게는 뭐라고 얘기를.... 제가 흑돼지 쪽은 잘 몰라서요.
김어준 : 흑돼지는 다른 분한테 여쭤보겠습니다. 제가 흑돼지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흑돼지를 굳이 왜 평양까지 보내서 키우나, 그래서요. 네, 알겠고요. 감귤뿐만 아니라 아까 월동채소, 무, 당근, 양배추, 이런 품목들도 수급이 불안정한 편인데 이런 채소들도 북한과 교류 품목에 들어가면 괜찮은 거 아닙니까?
고창덕 : 이미 당근은 한번 1800번 정도가 간 적이 있습니다.
김어준 : 당근이요. 네,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고창덕 : 귤과 같이 간 적이 있고. 그래서 제주도 월동채소가 겨울에 생산이 가능한, 따뜻한 곳에서 생산이 가능한 월동채소들이 지금 대한민국 겨울 먹거리 한 70%를 차지하거든요. 그래서 이것이 상당히 수급 조절, 생산량이 과잉일 때가 많아서 수급 쪽에 어려움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도 또한 감귤처럼 대북교류 협력이 활성화된다면 저희 농가 입장에서도 농사 소득에 안정도 가져올 수 있고 생산량 조절에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이 품목들이, 감귤뿐만 아니라 당근, 무, 양배추 등 이런 월동채소들이 대북교류 사업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어준 : 그건 정부하고 북한 당국에 얘기를 하시고요. 그런 사정은 잘 이해했고. 제주도 감귤을 보내는 게 아무 문제없이 오랫동안 진행됐는데 갑자기 정치권에서 논란이 돼서 제주 농가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창덕 : 네, 감사합니다.
김어준 :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 고창덕 사무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