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몸사리기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3법’ 연내 통과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시민단체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을 비호하는 발언이나 의정활동을 한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나섰다.
‘정치하는엄마들’은 1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 임원진이 정책제안서를 전달한 사람, 그들을 대변한 사람, 2016년 한유총 파업 관련 기자회견 때 국회의원 브리핑룸 제공한 사람 모두 자유한국당 의원”이라며 “대한민국 수많은 부모들이 비리유치원을 비호하는 사람이 누군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첫 타자로 공개된 정치인은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다.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2016년 6월21일 국회를 방문한 한유총 임원진은 이 의원(당시 새누리당)을 만나 정책제안서를 전달한다. 당시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한 상황.
이 만남 이후, 이장우 의원은 교문위 회의에서 “평등권확보차원에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한다)”,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면 그분들(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이 그동안 전 재산을 투입해서 교육에 헌신해왔는데 그분들 망하라는 것이다” 등 한유총의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이 있던 이날도 이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질타하며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집단으로 몰면서 지금까지 헌신한 분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문제 있는 발언이나 의정활동을 한 사람(에 대해) 공개를 안 할 수 없다”며 여야 구분 없이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학부모단체들이 ‘박용진3법’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오늘까지 299명 국회의원 전원의 의견을 수합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조 교육감은 “촛불혁명 이후 우리 국민들은 더 높은 투명성, 더 높은 공공성, 더 높은 관계의 평등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해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의 결단만 남았다”며 “국회가 우리 시민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걸 맞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좌고우면할 필요 없다. 우리 의원님들께서 시민들의 지지를 믿고, 저희와 동행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SNS에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박용진3법’의 본회의 통과를 위한 교육위 법안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러분의 관심과 언론의 적극적인 취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며 “저 역시 심사위원으로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