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쯤이었습니다. 삼락공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상형의 여자분을 봤습니다.
정말 다시는 못 볼 거다 고백해야 된다는 마음의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옆에 어머님 같은분이 계셔서 이건 대체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까마득했지만
두사람이 마트 쪽으로 걸어가는거 보면서 엄청 망설이고 갈등하다가 결심하고 저도 들어갔어요
찾더라도 다행이고 못찾아도 다행이라는 마음이있긴 했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전혀 안떠올랐거든요.
그래도 찾아 헤매다가 두사람을 발견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뒤를 밟았습니다.
빼빼로데이 행사를 하는 모양인지 예쁘게 포장된 빼빼로 팔길래 하나 집어서
두사람 계산하는 바로 뒤에서 저도 계산하고 밖에 나왔습니다.
한동안 우물쭈물 뒤따르다 오유에 올라왔던 영화 장면 있잖아요 10초만 용기를 내라고
그거만 생각하고 말 걸었습니다.
'저..저기요 안녕하세요 제가 이분한테 반했는데 혹시 전화번호나 톡아이디라도 받을수 있을까요?'
(고작 생각해낸게 이말임;ㅜ ㅠ)
라고 했는데 어머님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길래
도를 아냐고 물어보는 사람 대하는 느낌을 받아서
그냥 일반인입니다..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곤 어머님이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날 수 있겠죠'라고 말씀하시길래
나: 네? 아 저기..
어머님: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죠. (단호한 느낌이셨음)
뭐라 할말이 생각도 안나고 허둥거리다 이거라도..하고 여자분에게 빼빼로 드렸습니다.
어머님께서 주는거니까 받아라 하고 하시고는 두분다 가셨어요.
여자분도 주욱 당황한채 어머님이 말씀하시는대로 하더라구요. 목소리도 못 들었습니다..
(낯선 남정네에게서 딸을 보호하려는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딸에게도 발언권을 주셨다면 ㅠ ㅜ)
또 따라가면 이상한 사람이 될거 같고 저도 부끄럽고 머리가 하얘져 있어서 한동안 우두커니 서있다가
버스타러 걸어 가면서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자 무진장 후회되더라구요.
그냥 제 전화번호나 톡아이디라도 불러줬으면 됐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네요.
깔끔하게 전해주면 끝인데.
어쨌든 차이더라도 본인에게 시원하게 차이고 싶은게 지금 바람입니다.
그분이 오유를 하고 제 글을 본다는 확률은 제로에 가깝겠지만 이런 시도라도 해보고 싶어서 적습니다.
숏컷에 자주색패딩점퍼, 반바지, 검은색 레깅스 차림 이었고 라면 5개들입 봉지 들고 계셨어요.
기억력을 재생하면서 그렸는데 제 그림보다 100배 더 이쁘고 귀여우셨고요.
[email protected] 제 메일입니다. 혹시라도 혹시라도 보시고 기억나신다면 메일 주세요.
이 글 보시는 분들 저 커플되려는 어마어마한 야망은 없구요 그분한테 다만 한마디라도 듣고 싶을따름입니다.
탈출하려는거 아니니까 보류만 보내지 말아주세요.. 모태솔로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