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람들이 바퀴를 유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달콤한 바퀴덫에 바퀴가 잘 걸려들지 않는 이유가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24일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스테이트대 과학자들은 유럽의 일부 바퀴들이 살충 성분에 코팅된
포도당의 단 맛을 쓴 맛으로 느끼도록 미각이 `재구성'되는 돌연변이를 일으켰음을 확인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일부 바퀴잡이 덫의 효과가 없는 것이 바퀴가 먹지 않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런 변이 가설을 세웠으며 최근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이들은 사람의 맛봉오리와 비슷한 바퀴의 미각 수용체를 분석한 결과
바퀴들이 단 먹이를 피하는 배후에는 이런 신경학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첫번째 실험에서 배고픈 바퀴들에게 당분이 적은 땅콩버터와 당분이 많은 젤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돌연변이를 일으킨 바퀴들은 젤리 맛을 보고 펄쩍 뛰어 달아나 땅콩버터로 몰려들었다.
두번째 실험에서 이들은 바퀴들이 어째서 젤리를 그토록 꺼리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아냈다.
이들은 바퀴를 못 움직이게 한 뒤 미세한 전극을 이용해 이들의 미각 수용체 활동을 기록했다.
바퀴의 미각 수용체는 입 속에 들어있는 미세한 털에 `저장된' 맛에 반응하는데
분석 결과 변이를 일으킨 바퀴들은 단 맛에 대해 쓴 맛에 대한 것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즉 이들은 단 맛을 쓴 맛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들의 미각 수용체 가운데 단맛에 반응하는 세포도 활동을 하긴 했지만
쓴 맛이 이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변이를 일으킨 바퀴들이 설탕물에 대해
마치 "시금치를 외면하는 아기처럼" 머리를 흔들고 빨아 먹기를 거부했다면서
이들의 머리 양쪽에는 뱉어 낸 당 성분이 묻어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벌의 경우 꽃꿀 수집 담당 벌들은 다른 벌보다 당분에 덜 민감해
농축된 꽃꿀만을 수집한다.
즉 이들은 진화에 의해 당분의 맛을 덜 달게 느끼게 됐지만 여전히 당분을 좋아한다.
그러나 바퀴의 경우엔 당분의 맛이 쓰게 느껴진다.
이는 독을 숨긴 당분을 거부하는 바퀴 집단을 빨리 만들어내려는 효율적인 자연선택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바퀴들의 이런 변이는 "사람과 바퀴 사이의 진화적 무기경쟁에 새로운 장을 쓰는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