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미아 첫 데뷔 무대부터 관심있게 지켜봤고 많이 좋아했었어요.
아이돌 이미지일 때는 음색도 가창력도 좋은 친구가 귀엽기까지 하다며 좋아했고
그 후에 가창력으로 인정 받을 때도, 아이돌의 영역을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줄 때도
역시 믿고듣는 아이유라며 좋아했었죠. 노래방 18번도 항상 아이유의 노래였구요.
중간에 구설수에 오른 적은 있지만, 연예인으로 지내며 모든 사실을 대중이 알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가수는 음악으로 평가하자는 주의였기에 신경쓰지도 않았어요.
솔직히 저는 되려 삼촌팬들이 순수한 이미지가 아니라며 떠나가는 것도
아이유가 아이돌을 벗어나 롱런하기 위해서라면 장기적으로 볼 때 나은 결과일 수도 있지 않을까 했었죠.
그랬기에 이번 앨범도 기대가 많았었어요.
타이틀곡 스물셋도 좋았어요.
그 나이 때의 저도 그런 생각 했었고 소녀도 아닌 여자도 아닌 과도기의 마음을 그려냈다고.
근데 zeze...
처음 가사 접하고 나서는 굉장히 의아했어요. 내가 아는 그 제제가 이 제제가 맞나.
그냥 다른 의미의 제제인가...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그거 섹스코드 맞잖아요.
쉴드 칠래야 칠 수 없잖아요. 빼박이잖아요.
밍기뉴가 본 제제를 그린다는 가사가 교활하고 투명해보이지만 더럽다구요.
흔한 로리타 클리셰 아닌가요? 순수해보이지만 영악하고 교활하게 홀린다 뭐 그런?
인터뷰에서 제제의 성질이 섹시하다고 했죠.
제제는 그저 자기가 왜 맞는지도 모르는 채로 얻어맞고, 사랑만을 원했던 작고 어린 아이인데...
그리고 제 어린 시절도 또 다른 제제였죠.
또 다른 누군가의 어린시절도, 어쩌면 현재도 제제로 살아가고있을거예요.
그 사람 중의 누군가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읽고 지나간 자신의 과거를 쓰다듬으며 눈물짓고 치유받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신과 제제를 동일시하며 뽀르뚜까와 밍기뉴에게 상처를 치유받을 수도 있겠죠.
또 그들 중 누군가는 아이유의 팬일 수도 있고. 그래서 이 노래 가사를 보고 상처받을 수도 있겠죠.
예술 표현의 자유 해석의 방향성의 자유 다 좋아요.
그런데 그걸 보고 상처받을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는건 정말 괜찮을까요?
왜 맞는지도 모르고 자기가 맞는게 잘못된건지도 모른 채 그저 아픈 아이에게
너의 그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내겐 성적으로 느껴진다고 교활하고 더럽다고 하면
정말 괜찮은걸까요?
지난날 제제였던 저는 제 의사로 아이유의 노래를 들을 지 더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