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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고 까였습니다!속이 시원하네요(긴글주의!)
게시물ID : love_11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코에클레어
추천 : 13
조회수 : 113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6/09/19 14: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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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20대중반까지 사람 좋아하는게 뭔지 잘 몰랐어요
그냥 사귀면 사귀는구나..했지만 정작 그사람들을 진심으로 좋아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너무 냉소적이다,못된년,니가 마음을 못 열어서 그렇다,보통 사귀면 다 좋아지지 않냐,이상하다 등등 여러가지 말을 들으면서 저도 제 스스로가 평생 누군가를 좋아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어릴땐 아무렇지 않았지만 그게 20대 중반까지 이어지니까 정말 제가 이상한건지,너무 냉소적이라 그런건지 고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2월경 부터 한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처음에는 다른사람들 대하듯이 적당히 선긋고 쳐낼거 쳐내고 하면서 평소처럼 지냈습니다.
 사교성 없는 저한테 먼저 다가와주고 함께 있어주면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그 후로는 그 사람이 아무의미없이 한 말에 설레어하고,저를 쳐다보면서 웃어주는게 관심을 받는 것 같아 좋았지만 워낙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라 그사람이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그냥 그렇다고 대답하고, 불편하냐고 물어보면 불편하지는 않다고 좀 틱틱거리면서 대하는 식으로 저도 모르게 변해버렸습니다.

그냥 쳐다봐 주는 것 만으로도 너무좋아서 혹시라도 이걸 그사람이 알게되어서 어색해지면 어쩌나 싶어 더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구요.

근데 그럴수록 그 사람 말투하나하나와 행동을 비롯한 모든것이 더  좋아지고 전 갈수록 답답해지기만 해서 누구한테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혼자 속으로 삭혔습니다.

전에 사귀었던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그 분들에게는 정말 제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할말 다 하는 등의 굉장히 무신경한 행동들을 한 적이 종종 있었는데
이사람에게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 지고,이렇게까지 소심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눈치를 보며 하고 싶은 말 한마디도 제대로 꺼내기가 어려워 지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앞에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지만 그사람을 만나고 온 날이면 답답함에 혼자 울기도 하고,설레어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면서 꽤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에야 이게 진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거고,첫사랑 이구나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그사람이 사귀는 사람이 없고,특정한 누구를 좋아한다는 말도 하지 않아서 안심을 하고 고백할 용기도 없어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가 얼마전에 우연히 그사람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진솔하게 자기얘기를 제게 털어놓는데,그게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 인데도 불구하고 그냥 그 사람이 자기가 남들에게 쉽게 못할 이야기를 제게 해준다는 것 자체로도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냥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좋아서 그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하던 즐거웠고,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 사람이 좋아하는 A라는 사람에게 용기내서 고백한다는 말을 듣고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오랜 생각끝에 저 역시 고백을 하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할 말을 다 생각하고 여러번 되새겼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야기를 하려니 겁도나고,망설여졌지만 이대로 영영 말 한마디 못하고 보내는 것 보다는 좋아한다는 말을 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렵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그 사람은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전혀몰랐다고,근데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고 이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잘 안다고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달래주었습니다.


그리고 저 말만 들어도 눈치채셨겠지만,결론적으로는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때는 내가 왜 고백했을까,하고  정말 많이 후회했지만 집에 돌아와서 밤새 울고 아침에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도 고백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한테 차이긴 했지만 저는 제가 평생 모를것 같았던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경험과 그로인해 여러가지 성숙을 거치게 되었고,지금도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고백을 하지 않았으면 더 답답해서 어찌할 줄을 몰랐을 것 같기도 했구요.

차이고 나서 실컷 울고,많은 생각을 한 지금에 와서도 저는 그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있습니다.차이고나서는 확실히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계속 그것이 생각나서 아쉽고 슬프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제가 좋아하고 있다는 걸 그 사람이 알아준 것 만으로도 후련하고 뿌듯합니다.

계속 이대로 일 수는 없겠지만,천천히 좋아하는걸 떠나보내는 법도 배우고 하면서 지내면 언젠가 또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 수도 있겠죠!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으로 써서 굉장히 두서없이 긴 글이 되었지만,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ㅁㅈ오빠 진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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