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해찬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
엠바고의 단어뜻만 아시고
엠바고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르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이러니
누구 눈에는 잘못으로 보이는 행동들이
누구 눈에는 뭐가 문제냐라고 비춰지는구나 싶네요...
그전 작성글 본문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정치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오늘 발언은 정말 쌩뚱맞게 물음표만 생기는 행동이었고
기레기와 언론사 하나 따시키면 될문제를
'이해찬 발언'이 중심이 되어 문프의 일정이 기사화 됐습니다.
결국 결과만 좋으면 아무문제 없으면 된거 아니냐.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네 그렇네요.
김영남 만나겠다는 고집으로 일정상 차질이 생겼지만 '결국' 김영남 만났고
청와대와 교황청 건너뛰고 교황방북 먼저 말했지만 '결국' 교황은 이런저런 절차를 거쳐 방북하실거고
기자들간의 민감한 엠바고에 당대표가 눈치없이 끼어들었지만 '결국' 청와대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되니까요.
그러나 그 결과에만 주목해서
과정에서 빚어진 잡음과 엇나감을 '아무문제 없으면 된다'며 지나치면
나중의 큰 위기때 대응하질 못합니다.
이해판 대표의 행동에 '왜'라는 물음을 던졌을때 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별 생각없이 한 행동'이라는 겁니다.
민감한 남북대화 국면에서 일정을 잘 지켰다면 '노쇼'라는 말도 안들었을테고
교황 방북 소식을 굳이 당대표가 먼저 말하지 않았다면
세계는 문프와 교황의 입에 주목하여 집중도가 올라갔을것입니다.
이해찬이 굳이 오늘 회의에서 문프의 일정을 언급 안했다면
청와대는 먼저 엠바고를 깬 한겨례와 김보협 기자에게 응당의 처분을 했을것입니다.
한동안 기사 소스를 주지 않는 것이죠.
엠바고는 이런식으로 지켜지는 겁니다.
한겨례가 깠으니 다른 언론사도 까는거 아니야?? 라는 분들은
그 엠바고에 걸린 민감한 눈치게임을 전혀 이해못하시는 겁니다.
문프 일정이 무슨 특종감도 아니고 어련히 엠바고 지키면 다같이 기사 나올것을.
청와대로부터 배제될것을 각오하고
문프일정 보도를 엠바고를 깬다???
이게 말이 안되는거죠.
그러니 제가 엠바고가 뭔지 모르신다고 말씀드리는겁니다.
다시 정치인의 행동에 대해 언급해보겠습니다.
이전 총선때 정청래의 컷오프에 대해 쓴 글입니다.
김종인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하기 좋은 정치인도 흔치 않죠.
거기다 참 알기 쉽게 행동하는 정치인이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행동이든 부정적인 행동이든
김종인은 '이러이러해서' 저랬을 것이다.
라고 누구나가 쉽게 말할수 있었거든요.
정청래 컷오프로도 극명하게 나뉜 반응이 나옵니다.
하나는 운동권 혹은 친노 죽이기.
하나는 보수로 외연확장.
어느 쪽이 득이냐 실이냐를 따졌을때,
당입장에서는 결국 지지율이 오른 결과를 가져와서 득이되었으나,
정청래를 지지하는 분들이나 진보마인드인 분들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었죠.
저 글 말미에도 썼지만,
정청래가 컷오프된게 좋은 측면이 있어도
당에 불나게 전화하라고 말했습니다.
불만이 있으면 표시를 해야죠.
(하물며 그건 지금 민주당에서도 이뤄져야 할일이구요)
또 이야기할만한 김종인의 판단중에는
당시 문재인의 호남 방문 반대가 있겠네요.
결국 선거를 일주일도 안남긴 시점에서 광주를 방문하여 민심을 돌리려 했지만
호남은 국민의당이 싹쓸이를 해갔죠.
대체로 문재인이 일주일만 일찍 호남을 방문했다면
국민의당 싹쓸이까지는 막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김종인은 문재인의 호남 방문을 막은 것일까.
이것도 참 많은 이야기가 나왔죠.
김종인 본인의 노욕, 문재인 존재감 낮추기 등등....
그중에 저는 민주당 지도부의 정보 판단 미스로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호남의 '문재인 비토 정서'를
사실로 받아들인거죠.
때문에 반대로 간절한 문재인 지지층도 있다는 사실을 깜빡한겁니다.
호남을 빨리 방문하여 비토정서따윈 없다던가 신경쓰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어야 했는데
'비토 정서'를 두려워해서 문재인이 안온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만들어버렸죠.
김종인 이야기가 길었네요.
그런데
흔히 우리가 정치 이야기를 이렇게 하지 않나요?
어떤 정치인의 행동을 두고 이럴것이다 저럴것이다.
나중에 결과를 두고도 큰그림 그렸네, 뒷걸음치다 얻어걸렸네.
이런저런 정치 이야기가 서로 가능한것은
그 정치인의 행동 이면에 어떤 의도가 있을것이라 추측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인의 예시를 든건 여러모로 이해찬과 대비되기 때문입니다.
선거에서 맞대결해본 적도 있고,
이해찬이 지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라면
김종인은 정반대로 경제정책입안자로 정부에 자주 등용된 보수 인사죠.
그러나 지금에와서 둘의 차이가 다른데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김종인은 진보든 보수지지자든
어떤 행동을 했을때 공과에 대해 논의 가능한 사람이었죠.
자기 기준에 따라 까도 되고 안까도 되고,
한쪽 진영에서만 크게 애착을 가지는 인물은 아니기에 쉽게 평가할수 있는 인물이란겁니다.
하지만 이해찬은 보수에선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이었고,
진보에선 무조건 좋아하거나 최대한 아끼는 사람이었죠.
상대편이 이해찬을 공격하면 우리가 최대한 막아줘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에 와서야 이해찬을 좋게 보던 사람들도
어? 이건 아닌데 싶어서 비판하면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거죠.
김종인처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한당이 그간 저질러왔떤 저열한 공격은 함께 막아내더라도.
앞으로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쓰디쓴 비판은 꾸준히 이뤄져야 합니다.
제가 링크한 김종인 관련글에서 민주당에 불나게 전화하란 것도 이때문입니다.
그때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 불나게 전화하라 그러면
저때 처럼 많은 분들이 공감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해찬을 까면 안된다는 분들이 더 많으니까요.
모르겠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당대표 취임후 이해찬의 행동에서
'이해찬'이라는 이름값을 제외하면,
경솔하게 행동하는 여당 대표라는 이미지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