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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과 영어, 그리고 사회구조
게시물ID : emigration_7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소년
추천 : 10
조회수 : 124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1/05 06: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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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부유한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지배층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보수는 변화를 싫어합니다. 

이들에게 변화는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 사회적 지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들로선 변화를 싫어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변화를 꿈꾸는 자들을 싫어하고 죽입니다.

그럼 
못사는 사람들은 변화를 좋아할까요.
피지배층은 변화를 좋아할까요.
진보는 변화를 좋아할까요. 
싫어하지야 않겠지만은 부유한 지배층이 기를쓰고 변화를 싫어하는 것만큼의 정도는 아닐겁니다. 사실 무관심한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못사는 피지배층은 말그대로 먹고살기 바빠서 변화니 개혁이니 이야기하면 배부른 소리한다고 같은 부류 안에서도 헛소리 취급 받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고착화 될수록 부유한 자들은 더 부유해져서 더욱 철저히 변화의 씨앗을 없애고, 못사는 자들은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지배당하는 
현실에 안주하게 됩니다. 그런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 성욕과 식욕을 자극하는, 원초적 본능으로 회귀하고 있는 한국의 현재 대중문화입니다. 
10여년전만 해도 그래도 꽤 있던 사회고발 프로그램이나 고급 다큐멘터리들은 거의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이민과 관련하여 영어 이야기를 해봅시다. 
어떤이들은 영어를 철저히 준비해서 나가야 한다고 하고 어떤이들은 영어를 두려워하지 말고 무조건 진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극단적으로 영어가 제일 중요하고 무엇보다 영어 안되면 꿈도 꾸지 말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나가서 먹고살 밥줄이 더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영어가 하나도 안 중요하다는 건 아닙니다. 넷째나 다섯째 정도로는 중요하겠죠. 
이 영어 때문에 변화를 꺼려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구조를 유지시키고 고착화 시키는 영어의 역할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데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한국은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쓰는 경우가 거의 일본 수준으로 없는데도, 영어에 대한 집착은 비정상적으로 높습니다. 회사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습니다. 이구동성으로 한국처럼 영어에 미친 나라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 이런 불합리하고 소모적인 사회 전반에 걸친 광적인 
집착을 진작에 없앨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없앨 수 있는데도 안 없애는 걸까요. 

나가서 충분히 먹고 살 기술과 경력이 있는데도 죽으나 사나 대부분의 인력이 국내에 머무릅니다. 나가서 통할만한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때문에 주저합니다. 이건 개개인이 못나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만큼 경직화 되어 있다는 걸 반증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사회 
구조가 유지되어 왔다는 거죠. 누가 이렇게 유지 시키는 걸까요?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한번 그렇게 물꼬가 트이기 시작하면 노동력, 구매력, 성장 잠재력이 모두 해외로 유출되기 시작하고 사회적인 변화가
필수로 일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그렇게 되면 나라 망하는 것 아니냐 그런 꼬라지 보기 싫어서라도 나는 이 나라를 지키겠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잘못 생각하는 겁니다. 비워진 자리는 외국에서 들어온 인력으로 채워지게 되니까요.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 수준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선진국중 한국처럼 압도적인 비율의 자국인력만으로 노동력과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사실 그런 나라일수록 시장 독점으로 인한
부작용과 정경유착 같은 부패가 더 심합니다. 남미와 동남아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그렇습니다. 
선진국일수록 해외 인력 유출도 빈번하고 해외 인력 유입도 활발합니다. 그래서 국내 고급인력을 놓치기 않기 위해서, 또 동시에  해외 인력 유치를 
위해서 노동력의 대우는 계속 개선되고 사회 구조는 합리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변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이걸 좋아할까요? 

해외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은 말만 다른게 아닙니다. 영어만 통한다고 되는게 아니죠. 그 사람들은 한국사회에 없던 새로운 문화와 합리성을 가지고 
들어올 겁니다. 한국인끼리는 통하던 수많은 불합리하고 비합리적인 수직관계나 사회구조가 이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겠죠.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요. 이 자신들만의 리그를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 귀에 대고 '영어는 어렵고, 영어 잘하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고, 영어못하면
해외는 꿈도 꾸지 말고, 무엇보다 영어가 우선인' 거라고 계속해서 우리 귀에 주입시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는 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시스템 유지를 위해서 말이죠....

지인이 좋은 기술을 보유해서 그걸 통해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다 결국은 영어를 핑계로 포기함과 동시에 '다 나가면 어떡하냐 고국을 지켜야지' 하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좀 답답해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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