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작가는 “그 중 어떤 분이 내게 말을 건네 오셨다. ‘하느님께서는 공 작가님을 기뻐하십니다.’ 어떤 말보다 정신이 번쩍 났다. 나는 어느 정도로 교만한 사람이다. 누군가 기도하다가 내게 와서 ‘하느님이 공 마리아를 정말 사랑하신단다’ 하면 당연하다는 듯 느긋하게 ‘알아요!’ 이런다. 그런데 오늘 그 말에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리아야 세상 사람들이 다 칭찬하고 하느님이 싫어하시는 게 좋으냐, 세상 사람들에게 다 욕먹더라도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게 좋으냐?’ 나는 이 대답이 쉬울 줄 알았다. 그래서 대답하려고 했는데 말이 선뜻 나와지지 않았다. ‘조금만 욕먹고 하느님이 기뻐하는 그런 거 택하면 안돼요?’ 하느님은 대답이 없으셨다”고 설명했다.
◆“대중이 내게 붙인 딱지도 영원하지 않아…내 길을 갈 것”
공 작가는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지리산을 섬진강을 이 가을을 몸서리치게 사랑하고 있어도, 나는 결코 이것들을 떼메고 가지 못한다. 이것들은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다”며 “대중들이 내게 붙여준 그 딱지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저 오늘 하루 내 길을 갈 것이다. 약자에 대한 손내밈을 결코 망설이지 않을 것이고, 거짓말하는 정치가를 혐오하고 악다구니로 저주를 퍼붓는 자들을 경멸할 것”이라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것’을 다짐했다.
공 작가는 그러면서 “오늘 나는 그런 너희들을 위해 묵주를 다섯단이나 봉헌했다. 성모님께 너희들을 맡긴 거다”라며 “이제 너희들은 죽었다”고 희극적으로, 유머러스하게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