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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학
게시물ID : history_24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이타이요
추천 : 2
조회수 : 75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03 00:04:38


"백 학"

우리나라에선 모래시계 드라마 주제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많은 카프카스지역, 소비에트유니온 역사의 산물입니다. 죽어간 다게스탄 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노래랍니다. 

러시아로부터 침공당한 체첸은 약자이지만, 그 대응전략으로 다게스탄을 침공했던 체첸은 강자도 약자도 아닌 시대와 이데올로기의 부산물일 뿐이죠. 일본과 북한에게 침공당한 우리 아버지들이 베트남에서 무고한 살생을 저지른 것도 같은 형태의 비극일테구요.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비행기가 IS추정 공격으로 추락해 224명 전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어찌 이리 역사는 덧없이 되풀이 되는가. 한스럽고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어요. 

10년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던 1년 남짓동안 네오나치 녀석들이 한국인 포함 무려 6명의 유색인종 남학생을 린치해 살해했어요. 있는 내내 늘 무서웠고 치를 떨며 분노했는데, 그와 똑같은 혐오범죄와 폭력이 일베와 수구적인 근본주의자들에 의해 바로오늘 한국에서 일어납니다. 

슬픔이 다시 한번 크게 일렁이네요. 
무고하게 희생된 망자들의 영혼을 기립니다.

'나는 가끔 병사들을 생각하지
피로 물든 들녘에서 돌아오지 않는 병사들이
잠시 고향 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백학으로 변해버린 듯하여
  
그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날아만 갔어
그리고 우리를 불렀지
왜, 우리는 자주 슬픔에 잠긴 채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잃어야 하는지?

날아가네, 날아가네 저 하늘의 지친학의 무리들
날아가네 저무는 하루의 안개 속을
무리 지은 대오의 그 조그만 틈 새
그 자리가 혹 내 자리는 아닐런지

그날이 오면 학들과 함께
나는 회청색의 어스름 속을 끝없이 날아가리
대지에 남겨둔 그대들의 이름자를
천상 아래 새처럼 목 놓아 부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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