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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5434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비차★
추천 : 2
조회수 : 3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02 20:41:42
이어폰이 차가웠어
맛있게 너와 저녁을 먹은 뒤 우린 근처 카페를 찾았어
날씨가 갑자가 추워져 항상 열이많던 내손이 잘팔린다고 농담하던 내 손 옆에 너의 손은 있지 않았어
나는 카페에 와 아무렇지 않은 척
다른이야기들로 둘러댔지
무슨 말을 하려 한지도 모르겠어
다만 마치 니가 말 할 틈을 주지 않으려
시간의 틈 빼곡히 내 목소리로 채웠어
그러던 것도 잠시,
내 말에 멋쩍게 웃어주던 너는
돌연 나에게 이별을 고했어
이 만남을 지속할 자신이 없다고,
-
난 항상 매사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두는 버릇이 있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두고 그에 맞는 대처법을,
또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두려는것 같아
그 날도 그랬어,
한달께 될까?
그즈음부터 우리 사이에 연락이 너무 기계적이고
피상적으로 느껴졌어
촉이 온다고 해야하나..
무뚝뚝한 우리 연락 사이에서
난 불안함을 느꼈던것 같아
-
너의 그 말을 듣고 아 역시 그렇구나 맞구나 했어
말을 막으려 쏟아냈던 방금 전과는 다르게
나는 침묵할수밖에 없었어
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쿨하게 받아들이자 결심하고
우리가 헤어져야 할 당위성을
충분히 납득한것처럼
너에게 설명했어
현실적인 부분들,
미래가 없는 나의 모습
혼기가 차 가는 너의 나이와 집안문제 등등..
마치 마땅히 그래야한다고,
나도 이해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고 오히려 내가 설명했지
내가 널 잡아둔다는것 자체가 이기적이고
편협하다고 생각해서였어
넌 그제서야 이별이 실감이 나는 듯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
내가 애써 딴척 하다가도 너와 이야기를 할 때면
어김없이 넌 고개를 떨구고 연신 휴지만 쥐고있었어
7년간의 만남이 그렇게 70분도 안되는 시간에 끝났어
다른 남자도 많이 만나보고,
나 말고 능력좋고 비전좋은 사람 만나라고
연애도 많이 해보라며
본심과 다른 마음을 내비출때도
넌 계속 울기만 했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널 보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해 보고..
마음에 깊이 새겼어
바래다주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내일 또 만날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지
그리곤 버스에 태워 보낼 때 나는 너에게
종종 연락하고, 건강하라고 말해줬어
아마 말하지 않아도
우린 서로 다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넌 버스에 타서도 여느때처럼
창가에 앉아 나에게 손을 흔들었어
울먹이면서 울지 않으려는 모습에
나도 참았던 울음이 터질뻔했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슬펐어
버스가 출발하고 그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왔어
여태껏 참았던 것들까지 모두 다 쏟아냈던것 같아
7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곱씹으며
길거리에서 추잡하게도 울어댔어
니가 보면 안되는데 다행이었어
그렇게 다 울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지금도 우린 연락 한번 하지 않아..
노래를 들으며 집에 가려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어
너무 뜨고워서 울고 또 운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한듯이
이어폰이 차가웠어
우린 그렇게 .. 이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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