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위안부 사과'는 커녕, 자위대에 멍석 깔아주는 정부에 화 났다
▲ 취재방해하는 경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진행중인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역사동아리 소속 대학생 16명이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중단" "아베는 침략전쟁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기자들의 카메라를 가리는 취재방해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오늘(2일) 대학생들이 "친일회담 중단하라"는 구호를 청와대 근처에서 외치다가, 전원 연행 되었습니다.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대학생들 사진과 기사를 보던 중, 아는 얼굴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여학생임에도 여경이 아닌, 선글라스를 낀 남자들과 경찰들에게 무자비하게 밀쳐지고 끌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문자로 괜찮냐며 걱정을 전했더니, 되려 담담하게 답 문자가 왔습니다.
"아베가, 박근혜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어렵지만 마음먹고 현수막을 들었다. 그런데 청와대 쪽으로 현수막 펼치고 소리친 건 단 1분이었어. 그 1분도 경찰들에게 맞아가며 지킨 1분인데... 너무 한탄스럽고 할머니들께 죄송하다."
조그만 현수막을 들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께 사죄하라는 목소리를 외친 대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신속하고 재빠르게 제압하던 경찰들.
오늘 대학생들이 외친 목소리는 아베에게 절대 들리면 안 되는 말, 박근혜 대통령에게 들리면 안 되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학생들을 연행한 것이겠지요.
▲ 취재방해하는 경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진행중인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역사동아리 소속 대학생 16명이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중단" "아베는 침략전쟁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기자들의 카메라를 가리는 취재방해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이 대학생들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청와대 밖에서 이렇게 대학생들이 외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의 총리에게 당당히 해야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오늘 우리나라 땅에 들어와 회담을 한 아베 총리가 어떤 사람입니까?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 "종군 위안부는 지어낸 이야기"등등의 망언들을 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망언을 늘어놓고 사과하지 않은 자와 어떻게 우리나라 땅에서 회담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둘의 회담 장면을 지켜봤을 '위안부' 할머니들이 얼마나 기가차고 원통하시겠습니까. 당장 이번 주 수요일에도 수요 집회는 열릴 것입니다. 이제는 47명의 할머님들만 살아계시고, 그분들은 일본의 사죄가 없다면 눈 감을 수 없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지금 할머니들이 어떤 심정일지 저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아베는 단 한마디도, 지난 침략 역사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베는 그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하루빨리 세상에서 잊혀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아베의 태도가 이렇다면 우리 정부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서 사과를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오히려 사과를 받아내기는커녕, 한반도에 자위대 진출까지 운운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고 있는 듯합니다.
정말이지 오늘 회담은 친일회담이고, 굴욕회담입니다. 할머니들이 수요집회에서 20여 년 동안 외쳐온 목소리를 깡그리 무시한 회담입니다. 이 회담은 애초에 열려서도 안 될 회담이었습니다.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사죄하지도 않은 채 뻔뻔하게 피해자를 만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제 한일정상회담이 끝나고,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기사들, 뭐는 잘했네, 뭐는 성과네 하는 기사들이 올라 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한일정상회담이 그런 기사글로 칭송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아베에게, 일본 정부에게 받아내야 할 사죄가 존재합니다. 강제징용과 희생으로 구축한 군함도를 그저 경제성장이라며 미화하는 나라가 지금의 일본입니다. 자신들의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과거의 잘못의 인정 하지 않는 한, 일본은 위험한 나라일 뿐입니다.
▲ 취재방해하는 경찰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진행중인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역사동아리 소속 대학생 16명이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중단" "아베는 침략전쟁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기자들의 카메라를 가리는 취재방해 행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오늘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정당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짓누른 공권력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납니다. 제 친구를 비롯한 다른 대학생들이, 부디 다친 곳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당한 행동을 하고도 경찰서에 있어야 하는 이 친구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교과서 국정화는 곧 친일교과서를 위한 것이라는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져도 모른 척 하는 정부가 저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국민들이 이 대학생들이 정말 용감한 행동을 한 거라고, 죄를 지은 게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래봅니다.
청와대 앞에서 대학생들이 끌려가고, 그들이 있던 자리에 날리던 종이 위의 문구를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됩니다.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용기를 냅니다.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들,
그리고 이 땅에 살아계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 생각하며 나섭니다.
"아베는 침략 역사 사죄하라"
"굴욕적인 한일정상회담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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