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벚꽃이 피진 않았지만.....
벚꽃이 흐트러질 때 쯤 너를 만났으니 3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는 생각이 문뜩 떠오를것이다.
벚꽃처럼 이쁜 너는 이제 막 복학한 나와 영화를 보고 아직 제법 추운 벚꽃길을 같이 걸어주었다.
그때는 썸이라는 단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우린 썸이라는것을 하고있었고
하늘공원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고백했다.
너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내가 괜한이야기를 했구나...'했지만
이내 좋다며 불그스레해진 너의 볼을 아직도 잊지 못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있던 이성친구를 정리하고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집중하며 벚꽃이 바람이 이끌러 바닥에 천천히 여행하는 것처럼
우린 그렇게 천천히 2년이라는 시간을 여행했다.
나는 지방으로 취칙을 하고 너는 그 자리에서 마냥 나만 바라봐줄알았는데....
일과 연애를 그리고 장거리를 같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서로가 알고있었지만 우린 늘 그랬듯이 꿋꿋이 지내왔다.
항상 씩씩할 줄 알았던 너가, 모든걸 너를 위해서 내주었던 내가 그날, 여름이 지나가기 전날 우린 무너졌다.
여태껏 그랬듯이 쉽게 잊혀질줄 알았는데....
내 자리를 찾아갈 줄 알았는데...
차에서도, 방에서도, 심지어 내가 숨쉬는 이 숨결에도 너는 아직 있다.
우린 왜 꼭 그랬어야만 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