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시게 어지러울때 술 한잔하고 글을 남겼었습니다. 평소 추천이나 누르지 귀찮아서 글 자주 안쓰는데..술땜에요.
http://todayhumor.com/?sisa_1097200
이 글인데 내용은 그냥 흔한 하소연입니다. 추천 몇개 달리다가 바로 댓글이 달리더군요. 글쓴이 너, 이런 글에 추천한자 아니더냐고. 추천한건 사실인데 공감하는 글에 추천하는게 왜 문제인지 반박해보려했는데 듣질 않는 것 같더군요. 그냥 이중플레이 하지 말라더군요. 이중플레이가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글을 쓴 것도 아니고, 댓글을 단것도 아니고, 추천만 했을 뿐인데 그렇게 몰아붙여서 나중엔 모골이 송연해졌습니다. 이 사람들..반대자의 글을 추천한 사람들까지 다 확인하고 있구나..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처음 이중플레이 얘기했던 유저는 전에도 시게에서 자주 봤던 아이디이고 특별히 나쁜 기억은 없었는데 말이죠. 뭐가 그를 이렇게까지 만들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좀 달라졌습니다. 안하던 메모를 시작했어요. 기분나빠질 글 읽기 싫어서 기초적인 방어의 방편으로요. 추천을 하는 일도 줄었습니다. 주저하게 되더군요. 그게 뭐라고. 나중엔 오유를 방문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아 이게 그들이 원하는 것이었을지도. 저같은 라이트유저가 추천을 망설이고 결국은 떠나게 만드는 것. 모여서 같은 생각 확인하면 기뻐하고 다른 생각들으면서 내 생각 다시 돌아보고 끝내 합의되지 않더라도 지성인답게 대화하는 공동체를 깨는 것. 그런 것들요. 그들 모두가 그걸 의도하지 않았다해도 그동안 혐오의 언어와 짤들로 단지 지켜보는 사람들조차 넌더리를 내게 만든 것은 분명하죠. 그동안 고생하면서 싸웠던 유저들에 비해 제가 겪은 것은 아주 작은 에피소드였지만 이 일을 참 오래 생각했습니다. 예전처럼 오유를 자주 방문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성격이 한번 정떨어지면 미련없어서) 그래도 이렇게 글 쓰고 있는걸 보니 점점 자주 오겠지요? 저처럼 떠난 다른 분들도 다시 모여들길 바랍니다. 다시는 혐오, 몰이, 비아냥과 혐짤이 없는 오유다운 오유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