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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문재인.
게시물ID : sisa_11165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hh
추천 : 106
조회수 : 376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10/12 09:54:39
재경부 소속 이정도 예산심의관을 청와대 총무 비서관으로 임명했을 때 저는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총무비서관은 청와대의 내밀한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문통께서 아무리 청와대 살림을 투명하게 하려 해도 조그만 실수, 잡음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뜻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 이를 무마하고 잡음 없이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인물이 가는 자리가 바로 총무비서관이었습니다.
 
문통 근처에 깨끗한 사람 많습니다. 문통께서 뜻한 바 대로 사심 없이 총무비서관 직을 훌륭히 수행할 분들 넘쳐 납니다. 그럼에도 연이라고는 전혀 없는, 재경부 소속 예산 전문가를 그 중요한 자리에 임영했습니다. 어쩌면 이정도 심의관은 적일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명박근혜시절 예산심의관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러니 은밀히 보자면 문통의 사람이 아닌 이명박근혜 사람이란 겝니다. 아무리, 전문가라 하나 그가 딴 마음 먹는다면 문통과 청와대에 두고두고 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여 저는 꼭 저렇게 까지 해야 되나, 과하면 탈이 난다고 의욕이 넘쳐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한 게 사실입니다.
 
이번 심재철 폭로 건을 두고 소름 돋았습니다. 심재철이 불법의 방법으로 빼간 백만여 건의 자료 중  청와대 예산 관련이 수만은 되겠지요. 그 수많은 청와대 예산 집행 내역 중 심재철이 대단한 거라며 폭로한 게 고작 1인당 목욕비 5,500원과 같은 거 였습니다. 심재철의 공세를 단박에 무력화시켜버리고 쬬다쉐이로 만들어 버린 그 중심에 이정도 총무 비서관이 있었습니다. 즉각적인 반박으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할 수 있었던 근저에 이정도 비서관의 무서울 정도로 꼼꼼한 일처리가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왜 문통께서 이정도 심의관을 총무비서관으로 임명했는지를. 사람이란 게 그렇습니다. 동료나 후배가  몇날며칠 야근하고 고생하면 밥이라도 좋은 데서 사주고 싶고, 양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술이라도 거하게 한 잔 사주고 싶습니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중심 청와대 아닙니까. 기십만원 정도는 척척 써도 쓰도 누가 뭐라할 사람 없습니다. 근데 피자집 6만원이라뇨? 그것도 4만원 짜리 한 건은 증빙이 부실하여 되돌려 받았답니다.
 
문통은 이런 사태가 올 줄 예견이라도 한 듯, 대비라도 한 듯 이정도 씨를 발탁했습니다. 그럼으로 정권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을 사건을 단박에 메조지 하고 오히려 청와대가 예산 낭비하지 않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오죽하면 목욕시키면서 요쿠르트라도 하나 사주지 그랬냐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무섭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그래서 더 좋습니다. 남에겐 관대한 대통령, 하지만 자신과 주변 인물들에는 더없이 엄격한 대통령, 이런 대통령을 내가 우리가 뽑았던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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