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게를 아끼는 유저로서 서로에게 상처될 수 있는 말이 오가는 작금의 상황이 아쉽고 아프기만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적어도 토론과 논쟁의 기본을 갖추신 분들이 쓰시는 글이 그나마 많아지고 있다는 것에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타 사이트에선 오유 선비질이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한국어의 언어 문화적인 특성상 격식을 차리지 않은 대화방식이라면 논의가 감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특히 시게와 같은 공간에서는 상대방의 예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다른 생각에 대한 비난이 아닌 비판의 존재 역시도 건전한 커뮤니티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비판은 적어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말을 한 주체에 대한 호불호를 필요로 하지 않는 행동이니까요. 물론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싫어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 역시도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니까요. 하지만 그 비판 가운데, 나와 다른 ,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엔 잘못된 생각을 가진 내가 나는 싫다라는 내용이 들어가기 시작한다면, 거기서 부터는 생산적인 비판이 힘들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오유가 문대통령을 거의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커뮤니티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의 하나이니까요. 하지만 문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사람, 혹은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도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엄청난 비난과 조롱을 동반한 엄청난 댓글과 반론 댓글이 달리겠지만요.
정치인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은 커뮤니티 유저로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원색적인 조롱 역시도 법의 테두리 안에만 있다면, 설령 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위의 것이라면, 그 정도는 정치인으로서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진보 스피커들에 대한 감정적 표현 혹은 조롱 역시도 표현의 자유로서 허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믿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도 개인의 자유이니까요.
그런데 같은 커뮤니티에 있는 유저들에 대한 감정적 비난과 조롱은 극도로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작전 세력이니, 찢묻었니, 털신도니 하는 표현들은, 그리고 그런 표현을 통해 의견 집단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시게에 있는 다른 유저들을 향해 작전 세력이니, 광신도니 하는 표현을 써가면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까요?
작전 세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찢묻은, 혹은 털묻은 광신적인 맹목적 지지자도 커뮤니티에 있을 수 있습니다.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아니라 있다고 하는 사실 자체가 가치판단이 섞이지 않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수천명이 왔다갔다 하는 커뮤니틴데 별 사람이 다 있는게 정상아니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 학교를 다니면 50여명이 같이 한 반에 있었는데, 그 50명이라는 적은 숫자에서도 참 별의 별 성격과 특징을 가진 학우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마 이런 커뮤니티에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작세니, 찢빠니, 털빠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있다고 하는게 옳습니다. 하지만 그 커뮤니티 안에서 다른 유저들을 향해 그런 언어를 이용해 조롱하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설령 그런 자들이 있을지라도 말이죠. 이는 마치 어느 사회에나 있는 범죄자들의 존재를 가지고 사회 구성원의 일부를 항상 잠재적 범죄자라고 가정하고 자기의 도덕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그 도덕기준에 맞지 않는 사회 구성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자가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도덕기준에 따라 다른 구성원에게 범죄자의 굴레를 씌우는 것과 다르진 않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난 몇 달간 오유가 비난과 조롱으로 유저들간에 서로 상처를 준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이 불편했고요. 예전만큼 시게 글을 꼼곰히 읽지 않게된 이유도 그 중에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정상화라는 말을 쓰기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적어도 정상화라는 것이 한 의견을 가진 집단이 논의의 주도권을 잡는다거나, 혹은 커뮤니티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진다는 것이 아닌, 정상적인 의사소통과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방향으로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게 본다면 조금더 상황을 이성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현재 최근 소위 차단되신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영구 강퇴나 영구적인 입막음 조처가 아니니, 시간이 좀 흐르면 또 다시 여러분들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또 오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예전에 차단 당했던 분들이 다시 나와서 또 자유롭게 이야기 하시는 것을 보면, 사이트 관리자로서는 사이트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운영자들에게 불만이 있으신 분들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비난한다거나, 혹은 나도 차단해주십사 여러가지 키워드를 아무 의미없이 나열하면서 나를 차단하려면 차단해보라는 식의 방식은 운영자에게는 조롱으로만 받아지지 별 도움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유가 앞으로 오랫동안 많은 유저들이 방문하고 잘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혹시 현재 상황에 불만이신 분들도 오유를 좋아하신다면 좀 더 기다리면서 버텨봅시다. 결국엔 오래 버티는 사람이 그 사이트의 주인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