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서빙 알바를 했다. 이틀만에 잘렸다.
알바사이트 공고에 주말 불포함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한대서 금요일까지 일하고 다음주 월요일에 나갔더니, 난 바쁜 토요일에 안 나간 나쁜 년이 되어 있었다. 왜 토요일에 안 나왔냐는 말에 알바사이트 공고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한대서, 했더니 그건 실수였단다. 토요일에 전화를 몇 번이나 했다고 말하는데 내 전화기는 그 날 울리지 않았다.
알바비는 주방이모가 즉시 계산해주었다. 말 그대로 계산기로 계산만. 총 75600원이었다. 사장은 내 인사도 받지 않고 날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일주일이나 이주일내로 입금해주겠다는 말만 듣고는 왕복 1시간인 거리를 터덜터덜 걸어왔었다.
그 동안 문자만 여러 통을 넣었다. 사장님 제 시급 75,600원 언제 넣어주십니까. 사장님 왜 시급 달라는 말을 하니까 답장이 없으세요? 75600원 언제 넣어주십니까? 계좌 보낸지가 이미 일주일이 훨씬 지났는데. 오늘이 2주째가 되는 수요일이다.
난 버티다 버티다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왜 2주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까지 알바비를 입금해주지 않는거냐고. 사장은 바빠서 그랬다는 말만 반복했다. 순간 화가 치밀어 바쁘다는 말만 계속하고 입금은 대체 언제 해줄거냐는 격한 말이 나왔다. 사장도 열이 오르는지 바쁘다고 나중에 입금해준다고 그러는데 왜 가시나야 점점 입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번주 내로 안 넣어주시면 아버지가 노동청에 고발하실겁니다, 얘기했다. 이번주가 14일 마지노선이었으니까. 사장은 인터넷에서나 보고 듣던 얘기들과 똑같은 말을 하며 욕을 했다. 그래, 신고해라 신고해! 니는 가시나야 다시는 알바같은거 할 생각같은거 하지 마라! 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문자 두 통을 넣었다. 오늘 당장 돈 부쳐주세요. 주말까지 기다리게 하시지 마시구요 수수료도 더 붙는데.
아빠에게 전화해서 울었다. 나쁜 사장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는게 무서웠다. 아빠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장의 전화번호를 주자 아빠가 통화를 하고 다시 전화를 주겠다 말했다. 아빠에게 곧 전화가 왔다. 사과를 하며 딸이 욱해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한다. 나는 또 눈물이 났다. 아빠가 사과를 왜 해… 아빠가 사과를 왜 해! 아빠는 신고나 고발 등의 어려운 길로 가는 것보다 숙이고 들어가서 돈을 받는게 목적이 아니냐는 말을 했다.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못내 아빠가 사과한게 억울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장이 아빠에게 꼴랑 돈 7만원 받으려고 한다며 궁시렁댔다는 것에서 누가 머리위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다. 고작 7만원. 7만원은 내게, 아니 우리 가족 모두에게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고작이라고 칭할 정도의 돈이라면 진즉에 주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따지고 싶었다.
아빠는 일주일이나 열흘만 더 기다려보자고 그랬다. 괜히 신경을 긁어서 돈을 못 받아내는 것보다 일한 돈은 받는게 낫지 않겠냐고 나를 설득했다. 이번주 일요일이 지나면 14일이 지나므로 노동청 고발이 가능해진다. 장기전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 사장에게 두 통의 문자가 왔다. 수수료많이주고가에애국이나하자. 벌금내면끝이다. 이런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한 사장 밑에서 일했다는게 창피할 정도로 정 떨어지는 문자였다. 나는 아빠의 말대로 기다리느냐 노동청 고발을 하느냐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