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미로 소설이나 쓰고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청년이었습니다.
20년지기 절친한 친구가 술자리에서 간혹 정치얘기를 꺼내면 정색하면서 "그런 얘기는 재미없으니 영화나 소설 얘기나 하자." 라며 화제를 돌리곤 했었죠.
그때도 그랬고 앞으로도 평생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질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 수는 없는 일이더군요.
첫번째 전환점은 군복무때 찾아왔습니다.
7사단 육군훈련소에서 전투경찰로 차출당해 전투중대에 배치받아 생활하며, 나날이 집회를 하는 사람들과 노조원들 대학생들에게 반감을 갖는 일상을 보내다가 큰 집회에서 고생을 하게 되었고,
복귀 후 친구에게 전화해 "오늘 죽을뻔했다." 얘기를 하다가 친구 역시 "나도 전경한테 쫓겨 죽을뻔했다."
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휴가를 나와서 친구하고 크게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왜 거기에 있었냐 등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20년동안 친한 이 친구와 내가 왜 다투고 있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부터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복무 시작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왔는데, 왜 모르는 사람과 싸워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모르는 사람은 왜 싸우는가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전환점은 오늘의 주인공께서 당선되고 추진한 여러가지를 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다소 덜해졌지만 20대 때까지만해도 캡틴플래닛이 나오는 지구특공대급 환경옹호론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벌이는 대운하는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가 없었죠.
그때부터 오늘의 주인공께서 벌이는 뉴스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리는 장문의 청원서도 작성해서 청와대 투고란에 보내기도 했었죠.
(아마 100% 읽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게 주어없으신 주인공의 행적을 쫓다보니 추종자들과 그쪽 정당의 뉴스도 접하게 되고, 그렇게 그렇게 오늘을 맞이하게 되네요.
기억이 가물하지만 대충 08년부터 시작한걸로 기억하니까
10년. 딱 10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판결을 접하게 되네요....
낼모레가 시험이라 깊은 감상에 빠지지 못하는건과 여러 주요 판결이 무죄가 나서 100세 시대를 넘기지 못하고 추징금도 적은게 참 아쉽지만
그가 꿈꿨던 보수의 제국이 국민의 힘과 염원으로,
그리고 모지리 칠푼이의 삽질로 붕괴되어 오늘을 맞이한 것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이제 나쁜놈이 좀 그만나와서 뉴스 베끼는 일도 재미 없어서 그만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뉴스가 심심해지는 날이 언젠가 오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카. 기왕 이렇게 된거 마음 편하게 먹으십쇼.
뭘 변호사한테 불편해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