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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의 일일 - 섬집아가
게시물ID : art_24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보
추천 : 37
조회수 : 1943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5/10/28 01: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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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오후,두통-220x165mm-oilpastel,on,paper-2015.jpg

 


빛나는 것들이 좋았다. 


나는 가진 게 없고 앞으로 가질 것도 없어서


 반짝이는 것 하나면 만족할 수 있었다.



11- (5).jpg

 

그런데도 엄마는 내가 바다에서 죽을 거라고 했다.


 파도 소리처럼 매일 내 귀를 매만졌다.



바다가-500x220mm-oilpastel.on.paper-2015.jpg


<바다던 어디든 어디선가 죽게 되겠지> 


퉁명하게 굴다가 엄마도 바다도 질색이 났다.



도시.jpg

 

할아버지처럼, 아버지처럼 아니면 엄마를 타고 간 그 많은 남자들처럼


떠나온 도시는


살뜰하게 피로하고 외로웠다.



솜사탕.jpg


드물게 찾아오는 따듯한 것들은 


아침만 되면 늘 사탕처럼 녹아 없어졌다.



열등감-165x220mm-oilpastel,on,paper-2015.jpg


어떤 모난 기도는 장미 가시만 들을 수 있었고



성당아이.jpg


빛은 껴안을 수 없어서 더 차가웠다.



여수.jpg


주위를 일렁이는 색깔들. 


엄마, 지나가는 계절을 세다보면 눈물도 바다가 될 수 있어요.



바다.jpg


낮은 태양 아래로 콧물이 줄줄 흘렀다.


오늘도, 죽기는 글렀다.




-


부끄럽지만 다시 이야기를 들고 왔네요. 


재료는 언제나 크레파스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콧물이 줄줄 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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