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냐면 콩엿이다... 창평 5일장에 갈 때면 한번씩 사먹곤 하는데 꽤 맛있다... 100% 엿은 너무 달지만 요놈은 가운데에 엿이 아닌,,,쌀, 콩 등이 들어있어 덜 달다는 게 아저씨가 이 엿을 먹는 이유일 거다,,, 거창한 이유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면,,, 우리는 콩사탕을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콩사탕을 좋아해서는 안 된다는,,,콩사탕이 싫다고 외쳐야만 한다는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언감생심 콩사탕은 입에 대 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기껏 콩엿이나 먹어볼 수 있을 뿐...
그렇게 콩사탕을 싫어해야만 한다는 교과서로 도덕을 배운 아이가,,,무슨 일이 있어도 싫어해야만 하는 콩사탕이 싫다고 말하고 입이 찢겨 죽은 게 아홉 살 때였단다... 아홉 살짜리가 대검에 찔려 죽더라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굽힘 없이 외쳤던 거다... 아마,,,콩사탕을 싫어해야한다고 배웠던 그 교과서에 자신의 얘기가 실려 30년 간 다른 아이들도 콩사탕을 절대 먹어볼 생각도 못 하게 하는 미담의 주인공이 되고,,, 그것도 모자라 전국 방방곡곡에 시멘트 동상으로 남아,,,현실에 죽더라도 역사에 살게 되리라는 것까지 도덕 교과서에서 배웠을런지는 모르겠다...
이를 테면 군국주의 일본교과서에 넘쳐났다는 카미카제, 폭탄 돌격, 반자이 돌격의 영웅들처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난 데 걸맞는 자랑찬 인생을 짧고 굵게 살다 갈 수 있었던 건 다 올바른 교과서가 올바른 신념을 가르쳐 줬기 때문인 거다...
내가 책을 팔면서 봐왔던 수많은 책 제목 중에 가장 잊혀지지 않는 끔찍한 제목의 책이 '성경 먹이는 엄마'라는 거다... 물론 제목만 봤지 그걸 팔아보려고 들여놓진 않았다... 애한테 성경을 먹이고,,,도덕을 먹이고,,,국민교육헌장을 먹이고,,,콩사탕은 못 먹게 하고,,, 그걸 다 엄마가 정하고,,,나라가 정하고,,, 그렇게 올바르게 가르쳐 놓으면 아홉 살에도 목숨을 버릴지언정 자신의 이데올로기는 포기하지 않는 위대한 영혼으로 성장해 수천 개의 시멘트상으로 남아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