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조그만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서 공기가 안 좋으면 코가 막히고 가래가 끼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쓰고 출근을 하는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오늘 서울의 공기는 정말 최악이었고, 저는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습니다.
저는 회사에 늦는 것을 싫어해서 남들보다 조금 일찍 (20~30분 정도) 출근하는 편이기에
제가 마스크를 쓰고 출근한 것을 직원들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8시 50분쯤 문제의 대리가 출근을 했고, 55분쯤 제 직속 여후배가 출근을 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출근을 했더군요.
그러자 그 문제의 대리(지금부터 A라고 칭함)가 제 직속 여후배(지금부터 B라고 칭함)에게 태클을 걸기 시작합니다.
A : 야 너는 뭐 그렇게 극성이냐?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B : 아 A대리님~ 공기도 안 좋고~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니깐요~
A : 너 혼자 그렇게 오래 살고 싶어? 진짜 극성이네
B : 그게 아니라 저 코도 안 좋고 해서...
이후로도 계속 A대리가 B사원에게 틱틱거리며 태클을 거는 모습이 참 보기 언짢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나 : A대리는 참 극성인거 같어~
A : 네? 무슨 말씀이세요?
나 : B가 마스크를 쓰던 말던 무슨 상관이길래 그렇게 아침부터 오지랖을 부리냐?
A : 오지랖이 아니고~ 혼자 마스크를 쓰고 오니깐 보기 싫고 어쩌고~
나 : 나도 마스크 끼고 왔는데? 그리고 B가 마스크를 쓰건 말건 그걸 왜 니가 뭐라 하면서 오지랖 부리고 그러는데?
A : 아니 오지랖이 아니고~ 남들 다 안 쓰는데 지 혼자 오래 살려고~
나 : 나도 쓰고 출근했다고~ 오늘 전철에서도 많이 보이던데 왜 그러냐 넌? 그리고 그게 그렇게 불만이면 너도 사서 써~ 너도 마스크 쓰고 오래 살면 되지 왜 오지랖 부리면서 아침부터 시끄럽게 하냐고~ B가 마스크 쓰는데 니가 10원이라도 보태줬어? 아니면 마스크 쓰고 너보다 오래 살 거 같아서 배 아파?
이랬더니 혼자 얼굴 시뻘개져서 아무 말 못하다가 화장실로 도망가더라구요.
평소 여직원들한테 시비 아닌 시비, 태클 아닌 태클 걸면서 괜한걸로 꼬투리 잡는거 꼴보기 싫었었는데
이렇게 한마디 했더니 그냥 그러고 갑니다.
아침부터 시원하더라구요.
아... 점심 먹으면서 같이 이야기할 때는 재밌었는데 막상 쓰고 나니 재미없.......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