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 가입 후 첫 게시글이네요
요즘 저와 정신적으로 100% 교감하고 있는 한 생명체를 보여드리려구요!
저희 미미는 눈에는 조로처럼 멋지게 아이마스크를 하고 코옆과 턱밑에 짜장이 튀어 있답니다!
미미는 추석 며칠 전에 한강 변에서 사람들 발에 치여도 꼼짝을 않고 있었던 새끼냥이었어요.
운동 중에 보았는데 목적지까지 왕복하고 오는 데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움직이질 않더라구요.
마침 비도 오기 시작하고 컴컴해지는데 너무 걱정이 되어서 가게방에 가서 소세지를 사다가 주니 하악질을 하면서 덤불로 숨어버렸어요.
비는 미친듯이 쏟아지고 추워지기 시작하는데 쭈구리고 앉아서 고양이를 잡아보려 애썼지만
일단 저도 고양이가 무서워서;;; 적극적으로 잡질 못하고 있었어요.
한 20분 지났나 비를 쫄딱맞고 미친 *마냥 덤불에서 쪼그리고 앉아 쭈쭈 거리는 절
어느 연배있으신 아주머니가 보시더니 "혹시 고양이예요?" 하시더라구요.
네~ 하니까 "아 여기에 고양이 새끼가 3일전부터 못움직이고 있었는데 걔인가보다~ 큰일이네... 여기 밤에는 너구리도 다니고 위험한데.."
하시면서 "내가 잡아줄테니 데려다 키우시면 안되요?" 하시는거예요.
갑작스럽지만, 사실 아기를 가지려고 애쓰다 포기한 상태라
번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터라
"네! 잡아주세요" 했어요.
아주머니는 손에 피를 보시고;;; 정신을 차려보니 전 가디건에 조막만한 이 아이를 싸서 미친듯이 집에 오고 있었어요.
의사선생님은 2개월반~3개월 정도로 보이지만 너무 말라서 더 작은 것 같다고 하셨어요.
처음 며칠은 구석에 들어가서 아예 나오질 않았구요.
첫 사진 찍은 날은 이미 데려온지 열흘 정도 지나 나에게 어느정도 곁을 주었을 때랍니다.
치킨박스에 구멍뚫어 골프공 넣어줌
헉 사진 크네요;;;
구경하기 좋으시라고 그냥 크게;;;
처음 본 카메라 신기다하냥
너도 사람손길이 처음이겠지만 나도 고양이를 처음 만져본단다.
너와 나는 특별한 인연인것 같아...
털도 까칠~ 꼬질꼬질~ 갈비뼈 궁뎅이뼈는 다 드러났던 너
자매들은 데려와도 이렇게 못생긴 애를 데려왔냐며 한 소리씩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너를 만나기도 전부터 이미 너로 정해졌었던 것 같아.
이 세상에 예쁜 고양이는 너무 많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묘연은 단 하나잖아?
난 네가 너무 예뻐..
그런데 이렇게 발랄할 줄은 몰랐어
넌 배뚱땡이!
난 손가락(과 온 몸) 뚱땡이!
정말 이 고양이가 안예쁩니까?
쇼파에 누운 내 옆에서 처음으로 다가와 잠들었던 기념비적인 그 날!
배! 배를 보이고 누웠다!
끄앙! 귀여워 주금!!!!
턱 밑에 짜장 한 방울
멸치 국물 빼고 슬쩍 말려 줌
사진을 많이 준비했는데
12장까지밖에 못올리네요~!
미미가 온 이후로
대학병원에서 고양이 알러지를 진단받은 저는 고질적인 비염과 함께 정말 정신없이 콧물재채기와 경미하게 가슴뻐근한 천식을 달고 살아요.
가끔씩 주사도 맞구요.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청소를 하고 더욱 위생에 신경쓰니
처음보다는 좋아졌어요.
청소스킬이 3랩 업!업!
종종 와서 미미 보여드릴게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