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어울진 커튼 사이로 어렴풋이 어제 먹다남은 맥주캔이 뒤엉켜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 또 꿈이였나...’
간밤의 숙취로 어지러운 머리를 감싸며 화장실로 향한다
요즘 매일이다. 하루하루가 악몽같은 현실 현실같은 악몽... 어쩌면 그저 악몽... 현실...
어지럽다, 사실 이게 현실인지 악몽인지 알수도 없는 나락속에 점점 길들여지는 자신을 보며 차라리 이게 꿈이였으면 하는 망각을 수도없이 하는 자신을 보며...
이미 며칠전에 하던 편의점 알바는 짤려 버렸다. 점점 더 자신에게 다가오는 손님들에 대한 공포와 악몽과 현실을 망각해버린 그녀는 점장에게는 이용가치가 없어
진, 불필요한 요소였을뿐
어제 먹다남은 맥주를 들이켰다, 식어서 맹물처럼 되어버린 그냥 쓴물만 남은 알콜이 섞인 물
회의감이 든다 그래도 어느정도 알콜이 남아있는듯 식어버린 맥주지만 그대로 단숨에 들이키고는 남아있는 식어버린 맥주를 단숨에 미친듯이 들이킨다
안주따위는 상관없다는듯 먹다남은 술을 미친듯이 마시고 집에 남아있던 약과, 약, 약...
그녀는 다시 잠에 빠져든다 세상과의 연을 끊고 싶다는듯...
2: 숙취야, 또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두통...
그렇겠지... 어제 또다시 그렇게 먹고 잤으니...
밖에선 무슨 공사를 하는지 엄청난 드릴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물을 마셔야겠어, 남아있던 취기가 올라오면서 저 엄청난 두통을 유발하는 저 소리 소리!!!!
쾅!쾅!쾅!!!!!!!!!!
뭐야, 뭐야, 도대체 지금 시간에 남의 집문을 저렇게 함부로 두드려대는 사람은?
시간을 보니 아침 10시, 도대체 뭐지? 인터폰으로 사람을 확인하려는 순간
아... 그 공사를 한다고 느꼈던 그 소리, 내가 시끄럽다고 짜증냈던 소리가
내 집앞에서 들려온다
내 현관문 앞에서...
기어가... 현관문까지...
그때까지 심장이 터질것같다, 그래 , 이거였어, 꿈에서 느꼈던 그 공포...
기어갔다, 질질... 다리가 안움직이는 상태로...
밖에선 단지 철로되어있는<실제로는 그냥 쉽게 뚫릴수 있는> 문밖으로
조그마한 틈새로 내어져 있는 문구멍으로 쳐다보았지
밖에는 계속 위협적으로 날카롭게 내뱉는 금속의 사이렌이 들리고
조심스럽게 쳐다본 그 구멍에는
날 쳐다보는 또다른 눈동자가 있었어
그 눈과 내 눈동자가 마주치는 순간
찔렀어!!!
그사람은 내가 여기있다는걸 캐치하는순간으로 끝난거야
찔렀어
그래 내가 찔렀다고밖에 표현못하는걸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찔렀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난 봤거든, 다른사람이 나 대신 찔리는 모습...
오금이 져렸다고 할까? 난 순간,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래 난, 그런 사람이야 뒷걸음질을 쳤지
생각했어, 어디로 가야할까 화장실? 윗층? 아니면... 8층 밖?...
112에 신고를 하기도 전에 아니 내 머릿속이 정리도 돼기 전에
어쩜 그사람이 내문을 순식간에 전기톱으로 뚫고 들어왔다는거
그리고 복도에 있던 비명소리가 다 그의 피로 물들어 있었다는거
내가 할수 있었던 마지막 방법은 8층높이의 난간에 매달리는 것뿐이였어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지만 내가 6~7차원에 살아가는듯한
3차원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평화롭게 운전하고 있었지 내 비명소리는 아주 못듣는것 같았으니 말이야
내가 말하고 싶었던건 이거야 아주 짧지
난 아주 평화로워...
행복을 말한다면 이런거랄까...?.
난 그날 보았지, 그렇게 아름다운 붉은 사쿠라는 처음 보았어
난 그냥 내 얘기를 하고싶었었던것 뿐이야
아주 황홀한 사쿠라를 보았어
그렇게 될줄 몰랐을거야 그렇지,?
그도 자신의 몸이 그렇게 아름답게 변할줄 몰랐을꺼야
정말 아름다웠으니까...
나에게도 전기톱이 있는지는 몰랐을테니까...
아름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