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후 미국 이민(비숙련 취업이민)을 앞두고 있는 한 인간입니다.
대략 2년전쯤 이민을 결심하고 신청해놓고 기다리는동안
필리핀 3개월 캐나다 1년 이렇게 영어연수를 하고 왔습니다.
자랑처럼 들리실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외국친구도 많이 만들었고 그동안 캐나다 1년가까이 사는동안
영어때문에 뭔가 하고싶었던걸 못해본적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수준이 뭐라고 해야되나 음....
한국 뉴스는 믿을게 못되 따로 자막없이 외신뉴스 정도 보고
유투브 외국동영상도 과학관련 어려운건 이해 못하지만 웬만한건 볼수있고 즐겨보고
외국인친구 있으면 거기에 대해 얘기정도 나눌수 있는 수준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언어의 장벽을 극복할 준비까진 마쳤다곤 말할수는 있습니다.
근데 문제가 지금 1년 가까이 살면서 토익이나 토플같은 시험에 대한 준비는 안했고
따로 안한 이유도 캐나다에 있었을때 대부분의 선생님이 "시험점수가 진짜 영어실력을 대변하는건 아니다" 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저 개인적으로도 영어는 점수로 측정할수 있는게 아니다 라는 나름 영어에 대한 철학이 있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즐겁게 영어연수를 마치고 얼마전 귀국했습니다.
귀국함과 동시에 부모님께 들은 명령은
"토익한번 봐봐라. 점수좀 보면 그동안 얼마나 했는지 알수 있겠지."
그래서 뭐 한번 봤습니다. 고등학교 이후론 한국에선 영어학원은 따로 다녀본적은 없고요.
여태까지 캐나다에서 했던거랑은 좀 많이.. 아니. 아주 많이 다르고 좀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무엇보다 그렇게 많은 문제를 왜 그렇게 단시간에 터무니없이 빨리 풀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영어를 캐나다에서만 했던 저로썬 그냥 한번 보니
시험 도중에도 잡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도데체 이걸 왜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든 느려터진 저로썬 뭐... 점수는 반타작 했나...
여튼 전 그 점수에 대해 별 생각도 없고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시험이나 점수에 대해선 기대도 안했고 그래서 실망도 안했고
근데 문제가 터졌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저와는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다르십니다. 사고방식부터요.
점수가 안나온다. = 영어공부를 제데로 안했다. 지요
"돈들여 자식새끼 1년넘게 영어연수 보내놨더니 토익은 반타작도 못하고... 어휴"
"엄마 이제 니땜에 쪽팔려서 어디가서 얼굴도 못들고 다니겠다"
"어디가서 영어공부 했다는 소리 하지마라 남들 다 흉본다"
실제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걸로 남들이 흉을보면 흉보는 그새끼 인성이 더럽게 못된거지 그게 왜 내잘못인지
나도 그동안 듣고 봐온것도 많고 그동안 내방식대로 최선을 다해왔는데
오늘 한바탕 하고나서 그동안 해왔던게 그냥 한순간에 다 무너져 내린것만 같네요.
그냥 한참 울었습니다. 참... 부모님땜에 영어가 싫어지네요...
우리엄마... 돈도 잘버시고 나 이민 결심하고 미국도 보내주시고 캐나다도 보내주시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을 열렬히 지지하시며 박정희 시대가 제일 살기 좋았다고 항상 말씀하시는 우리 엄마.
항상 돈이 최고라고 말씀하시는 우리엄마...
세월호 사건때도 뉴스보시면서 "저 유가족놈들 돈도많이도 쳐받아놓고 저새끼들 돈때문에 저지랄 하는거다" 라며
나를 항상 욱하게 만들지만 결국엔 내가 참아야되고... 내가 설득하기엔 너무나도 고집불통인 우리엄마...
미국가서도 흑인 여자랑은 절대 사귀지 말라는 우리엄마... 손주가 흑인되는건 절대 못본다시는 우리엄마...
근데 어쩌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하는게 다르더라도 부모님은 부모님 이지요...
아마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까진 평생 욱해야 할것 같네요
아, 얘기가 딴데로 샌거같은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영어연수 1년에 회화는 자신있지만 토익 반타작도 못하는 제가... 비정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