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방위산업, 철도, 자동차, 정보통신, 인적교류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 간 추진하기로 한 투자는 7조원 규모다. 양국 정상은 이같은 교류확대 추세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신남방정책의 내실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인도네시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참여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한국은 경전철과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한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력 발전소 건설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도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며 "5세대 이동통신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응용한 디지털 스타트업 협력도 강화할 것이다. 양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도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공동으로 차세대 전투기와 잠수함을 생산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방, 방산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오래 협력해온 국방·방산 부분에서의 협력 강화를 합의했음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정상을 비롯한 고위급 교류와 정책 협의를 더욱 활성화 할 것이다. 양국 국민들이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오늘 합의를 포함해 더 꼼꼼히 챙기고 속도감 있게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올 상반기에만 (양국) 교액액이 98억 달러에 이른다. 양국은 2022년까지 300억 달러로 교역액을 늘려나간다는 합의를 다시 확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을 통해 양국 기업이 추진중인 협력사업 MOU(양해각서) 15건이 체결됐음을 언급하며 "투자 금액은 62억 달러(약 7조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와 경제 협력을 증가하기 위해 한국의 사업가 투자자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고 깊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발전사업 △공작기계 공동개발 △엔진공장 건설 △석유화학공장 건설 △화장품 생산사업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등의 MOU가 체결됐던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방문 당시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로 양국관계를 격상한 것에 이어 구체적인 협력의 내실화가 추진되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핵심 국가인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며 신남방정책의 추진에 다시 한 번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출입국 △경제 △인사행정 △법제교류 △해양안보 △산업혁신 연구 협력에 대한 6건의 MOU도 체결했다. 온라인 비자신청 제도 도입, 양국 네트워크를 강화를 위한 ‘영 리더스 다이얼로그’ 신설 등으로 인적교류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국빈만찬에도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구자열 LS 그룹 회장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등 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인도네시아 협력의 강화를 예고했다.
한편 이날 오전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식은 최초로 고궁인 창덕궁에서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빈 방한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알리기 위해 창덕궁을 공식 환영식 장소로 결정했다"며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국인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아세안 국가 중 처음으로 양자 상호 방문하는 조코위 대통령 내외를 창덕궁에서 공식적으로 맞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