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랍시고 구입만 해놓고, 가끔 에어스프레이를 쏴주는게 다였습니다.
그런데 K90 특유의 알루미늄 판때기가 슬슬 오염되고 있어서 과감하게 키보드를 다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USB코드를 빼고, 방바닥으로 가져와서 방향 키 먼저 떼보았습니다.
적축이라 빨간게 보입니다.
낄낄 제가 만든 조악스러운 키캡 리무버입니다.
이게 오프라인에서 구입하기가 꽤 힘들더라구요. Best Buy 같은 일반 전자제품 취급하는 곳엔 있을리 만무했고
온갖 종류의 자잘한 부품까지 다 파는 Microcenter도 방문해보았지만 없었네요. 키캡 리무버가 뭔지도 모르는 직원이 태반.
결국 인터넷에 나온거 보고 따라해보려고 했는데, 키보드매니아 사이트 분들은 워낙 손재주들이 좋아서
이것마저도 예술로 만드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제 맘대로 만들어봤습니다.
좀 덩치가 있는 클립을 구겨서 최대한 좌우대칭을 했습니다. 검은색테이프와 스카치테이프로 마무리 했습니다.
어차피 만들어봐야 조악해서 힘든데, 검은색 테이프를 감으면 말랑말랑 부드러워서 대충 위치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맞출 수 있어서였구요
검은색 테이프만 감으면 손에 시꺼먼게 묻어나오므로 위에 일반 스카치테입을 다시 감았습니다.
키캡 하나도 상하는 일 없이 잘 되더군요. 그리고 적축이 일반 멤브레인보다 뽑기가 오히려 쉬웠네요. 그냥 톡톡 빠집니다.
당시 구입가격 100달러가 넘었던 키보드를 샀는데 키캡리무버 하나 주지 않는 허세어를 열심히 욕해주겠습니다.
는 혐짤.
확실히 지저분합니다. 정체를 알수없는 끈적거리는 물체들에 가루, 미세한 털(!)까지.
적축 위에 보이는 하얀색 LED가 K90의 파란 조명을 만들어 줍니다. 덕분에 청소하면서 꽤 조심해야 했네요.
다 분해 했습니다. 적축이 아닌 부분은 전부 멤브레인입니다.
허허 역시 100달러가 넘는 키보드 주제에 풀배열이 아니라는건 허세어 답습니다.
F1~12 키들은 깨끗함과 귀차니즘으로 제거 안했습니다.
털이 굉장히 딱딱한 미술용이 아닌 이 붓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여튼...
면봉으로 하다가 멘붕오는 바람에 방안을 샅샅히 뒤졌는데 다행이도 찾았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물하고 만능 오피스 세척제 조금씩 묻혀서 슥슥 닦고 휴지로 얼룩 깨끗하게 지웠습니다.
다시 조립중...ㅠㅠ헠헠
완성. 다행히 전구 나간 것도 없고 지저분했던 판넬이 깨끗해져서 좋았습니다.
역시 키보드는 한번씩 다 뜯어줘야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