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고향집에 가면 편안할거라 믿지만 아픈 추억이 있는 집은 악몽으로 잠을 설칠수 있다
양계장 하는 9촌 고모이야기다 돈 많이 번 그 고모를 부러워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이야기를 들으면 좀 불쌍 하다는 생각도 들거다
고모 아버지가 첩의 자식이라는건 지난번에 이야기했다 고모의 아버지 옛날에 첩의 자식이라는게 싫어서 가슴에 빨간 문신을 하고 다녔다 그래서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거렸는데 동네에서 힘깨나 쓰는 백정아저씨랑 같이 다녀서 그냥 그냥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날 동네에서 외국에서 살다가 고향에 와서 돈놀이도 좀 하고 영어도 좀 쓰던 아저씨가 위동네랑 싸움질도 하고 동네 아이를 막패다가 아이가 죽어서 야반도주를 해서 동네가 좀 어수선 할때 동네 생양아치들하고 그 도망간 아저씨집을 자기집이라고 했나 보다
그후에 그 고모도 그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집터가 안좋은건지 그 집 첩 자식들이 모여서 술처먹고 난장판을 벌여서 그런지
그나마 좀 착했던 고모 어머니가 첩아들의 부인이지만 본부인인 할머니의 생일잔치에 갔다가 고모아버지 밑에 있던 똘마가 위동네 아저씨랑 싸우는거 구경하다 그만 미끄러져서 죽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아버지는 매일 술만 먹다가 첩자식 아니랄까봐 동네에 얼굴반반한 아가씨들을 불러들여서 놀았나보다 그런데 집터가 안좋은지 또 똘마니들끼리 싸우다 고모 아버지도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한때 고모가 오빠 오빠하면서 따랐던 아버지 후배가 돈 조금 주면서 집을 비우라고 해서 그 고향집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고모는 아버지가 살아있을때 그 집이 자기집이고 평생을 살거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런데 그렇게 쫓겨 난거와 아버지를 따르던 똘마니들이 쌩간거를 수첩에 수없이 적고 또 적으며 꼽씹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사건이 고향에서 생기고 마침내 그 집을 5년 임대 주택으로 동네사람들이 정했는데 이 고모가 양계장 하면서 돈을 엄청 벌었고 쥐가 나와서 몇년동안 그집에서 골치를 썩었는데 부전개포라는 전기장치로 벌레와 쥐를 쫓아내고 그 고향집 임대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동네 아줌마들이 부모가 그리 되어서 참 불쌍하것이 그래도 잘커서 양계장도 하고 마침내 고향집에 왔다고 무슨일만 있으면 이거저거 바리바리 싸서 주고 그랬는데 이상하게 집에 잘 안 있을려고 그러고 매일 색깔 진한 새 양장 입고 다른동네에 마실 나가서 며칠자고 오고 그리고 그렇게 마실 나가기전에 동네에 꼭 이상한 일이나 소문이 퍼지고 고모가 다른동네 마실나간 사이에 예전 고모아버지 똘마니들이 동네를 휘젖고 다녀서 동네가 좀 어수선 했나보다
또 이상한건 동네에서 수학여행간 아이들이 사고가 나서 온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걱정하는데 대낮 이였는데도 그 고모가 얼굴을 안보였다고 한다 동네사람들이 저여자 뭐냐고 수근거리고 그래도 이 사연 많은 고모는 아무말도 못하더란다 온갖 수모와 힘든시간을 여자의몸으로 버티고 결국은 어렸을때 그집에 갔건만 사실은 그렇게 한없이 부럽던 그 고모는 그 고향집이 편하지 않았던거다
매일밤 부모님 주무신던 방에서 자다보면 피흘리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꿈에 나오고 이방 저방에 첩의 자식과 호로자식들이 그 집에서 술쳐먹고 갱판친 지린네 그리고 동네사람들의 수근되는 것들이 환청으로 들려 귀를 틀어 막고 자도
사연 많은 9촌 고모는 악몽으로 잠을 못자서 낮에도 병든 닭처럼 멍하게 지내고 내가 왜 고향집에 돌아와야 했는지 수첩만 뒤적이다
그나마 스트레스 푸는게 새벽에 동네 사람들 모르게 느닷없이 이상한 소리 한번 내지르고 자기가 안 하거처럼 다른 동네 새 옷입고 마실가는거다 사람들은 이 고모가 모질고 독해서 쫓겨난 고향집이 다시 돌아왔다고 하는데
어머니 말씀엔 시집도 안간 늙은처녀가 매일 악몽꾸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충격에 누구는 약도 복용하고 누구는 이상한 놈이랑 눈도 맞았던 동생들은 시집 장가가서 그래도 악몽을 꿔도 손이라도 잡을 사람이 있는데 뭔 부귀영화를 꿈꾼다고 호랑굴에 들어가서 사는지 그 고모 팔자 한번 드세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