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얼굴의 영정 주위로 하얀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잘 다려진 교복과 유명래퍼의 CD도 놓였습니다.
친구들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어른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입니다.
지난 4일 경남 거제시 고현버스터미널 승강장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세상을 떠난 15살 이모 군의 장례식입니다.
황망한 죽음 만큼이나 이 군의 짧은 생은 평탄치 못했습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지난해 7월부터는 보육시설에서 생활했습니다.
사고를 당한 뒤에도 장례를 챙겨줄 가족조차 곁에 없었습니다.
[변광용/거제시장 : (장례식 없이) 바로 당일 날 발인을 하고 화장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건 아니다…]
결국 거제시가 빈소를 마련하고 시민들이 상주를 자처했습니다.
2000명 가량 시민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애도하는 물결이 소셜미디어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인수/조문객 : 어른으로서 같이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명복을 빌 뿐입니다. 마음 아픕니다.]
거제시는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버스터미널에 안전시설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아이야 짦은 생 너무 고생했다 그곳에선 아픔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