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친척모임에 9촌 고모라는 분이 갑자기 참석하시더니 다음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친척이라면서 오셨다. 가까운 친척분들은 그분들의 등장이 그다지 탐탁치는 않으신것 같았는데 그래도 같은 종씨고 가족이라고 제사든 추석이든 참가하는거에 뭐라고 하시지는 않았다 그리고 처음엔 그분들도 유별나게 행동하시지는 않았고 말씀도 별로 안하시고 잘은 모르겠지만 그분들끼리 따로 모임도 있는것 같았다
어떤분은 외국에서 공부도 해서 신기했다 오랜 친척분들은 착하시지만 살림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은데 그분들은 옷차림새 부터가 달랐다
종종 그분들이 말을 하시면 다른 어르신들이 그분들 입을 막았는데 몇몇 어르신들이 돌아가신후에
올해 추석에 드디어 사단이 났다
어른들이 술도 드시고 사는 이야기하며 식사를 하는데
9촌고모가 반나절이 지났나
갑자기 자기 아버지의 어머니를 족보에 넣어 달라는거다이게 무슨 소리지 하는데 어른들이 애들은 방에 들어가라고 하신다 그런데 그 고모가 애들도 알아야 한다면서 소리 지르시는거다 그러자 새로 오셨던 친척분들도 갑자기 자기 엄마도 할머니도 족보에 넣어야 한다는거다
밥상도 뒤업고 접시도 던지고 음식들은 날아다니고 내 생전에 그런 갱판은 처음이다 종종 몇몇 친척분들이 언성을 높이신거는 보았지만
밥상을 뒤집다니 정말 우리 집안도 콩가루 집안이였나
하여튼 집에 돌아오는길에 어머니가 이야기 해주셨다
그 고모 아버지가 첩의 자식 이라는거다 그래서 그 할머니는 족보에 이름을 쓸수가 없다고 그리고 그 고모의 아버지가 재혼해서 고모를 나았는데 그 전처 소생도 있고 그 당시에 이혼도 흔하지 않고 고모아버지도 고모 엄마 죽고 난봉질을 많이하다 비명횡사해서 그동안 얼굴 안보이더니 결국 이런 사단을 냈다고
그리고 그 다른 친척들도 첩의 자식이라서 아무말 못하다가 그 고모가 서울에서 크게 양계장을 해서 돈좀 버니까 거기 기대서 빌어 먹더니 돈이 정말 무슨 감투라고 이 난리를 치는지 정말 첩 자식이라고 옛날 같은면 겸상도 안했는데 그놈의 돈 돈 돈 돈이 뭐라고
어머니는 고모가 불쌍해서 좀 오냐오냐 해줬더니 결국 첩의 자식은 어쩔수 없다면서 집으로 돌아오는길에빨간 노을을 보시면서 눈시울을 붉히셨다
너무 긴글 이라 요약을 해드자면
첩자식 불쌍하다고 슬퍼하지말고 묵묵히 집안 살림해오신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드리자 개인적으로 가족이라고 하지만 족보에 첩이름도 올리면 안되지만 첩자식들도 호적에서 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라 쓰고 국민으로 족보라고 쓰고 역사라고 첩이라 쓰고 친일이라 첩자식이라 쓰고 친일후손이라 호적이라 쓰고 국적이라 읽을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