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이가 아마 초등학교 4~5학년 즈음 일겁니다.
사실 살면서 귀신 많이 봐왔어요. 낮에도 사람들 틈속에서도 봤고
새벽에도 많이 봤고...어쨋든 어렸을때 본 신기한 경험?을 써볼까 합니다.
그때 성당다닐때 친구들도 많아서 재미있었고 수녀님들도 재미있으셔서
성당다니는게 저한텐 놀이터 가는거 마냥 재미 있었드랬죠.
더운 여름날 성당에서 수련회를 가게 됬는데.
보통 수련회가면 담력훈련이라고해서 그런거 하잖아요.
우리 성당도 하게 되었는데.
일단 두명씩 짝지어서 산에 올려보내서 정상 찍고 내려오는 식.
길은 잘 다듬어지지 않은 흙길이었는데 그리 높은 산이 아니라서 금방 올라갔다가 내려왔던 기억이 있네요.
올라 가기전에 수녀님이 묵주를 가지고 올라가라 그랬는데 그 당시 저는 다른거 하나도 안채익고 과자만 챙겨서
묵주고 나발이고 하나도 없었슴.
나 : 수녀님 저 묵주없는데 그냥 올라가도 되요?
수녀님 : ......그럼 이거 가져가(반지로된 묵주?)올라가면서 기도 하고~
나 : (반지가 너무 헐렁해서) 이거 너무 헐렁해서 잃어 버리면 어떻게 해요?..
수녀님 : 괜찮아~^^
저는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반지를 끼우고 주먹 꽉 끼고 올라갔습니다.
짝은 성당에서 잘 지내던 놈이었고...산길에 가로등이고 나발이고 뭐있씀.;;;
완젼 흙길에 비가 와서 막 패이고 그래서 네발로 기어올라가고 있었죠.....
다행인건 보름달이 뜬데다가 완젼 밝아서(그렇게 밝진 않았지만 길 분간은 됬슴)
어둠에 적응하니 매우 잘보였습니다.
올라가는 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정상을 찍으니.....입이 안다물어졌슴...
정상에 올라서 달빛에 비추진 산을 보니...전부공동묘지....수십개는 훨씬 넘고 지금 생각해봐도 몇백개 정도 될듯...
나 : 와~이것봐 무덤 졸라 많다~~
친구 : 야야...그냥가..가자빨리...
그때당시 저는 귀신같은거 안무서웠고 해꼬지 하겟나 어짜피 선생님들 나와서 놀래키고 하는거겟지 라며 친구랑 내려가는 길을
찾고 있었죠...가다가 선생님들 놀래키려고 나오는데...숨어있는게 어설퍼서 다보임...
본인들도 무덤에 숨어있는게 무서웠겠지.ㅋㅋㅋ막 가발쓰고 나오다가 박치기하고 그랬슴...
거의 길이 끝나고 남자 선생님이 내려가는 길에 서게셧음. 이쪽으로 내려가라고 그러시더군요....
내려가는길은 또 달빛이 잘 안드는 곳이라 매우 어두워서 선생님도 내려가는길 조심하라고 그러더군요.
여기서부터 이야기 시작 됩니다.
딱 내려가는데 진짜 캄캄해서 발로 더듬거리면서 아~~주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슴...
친구는 쫄아서 손 꽉잡고 있고.ㅋㅋㅋ
그러다가 어둠에 적응이 되었는지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로막고 있어서 잘 안보였고
여튼 나무들이 굉장히 많았던걸로 기억하네요.
그러다가 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함.
그 큰 나무들이 엄청 많다고 했잖아요.
내려가는데 나무랑 나무에 넓적하고 긴~하얀천들이 막 걸쳐져 있슴...
띄엄띄엄 있다가 점점 많아짐......
뭐지.;;;;라고 생각해서 나만 보이나 싶어서
나 : 야 저기 옆에 나무에 길다란 하얀천들 왜 막 걸쳐져 있지??ㅋㅋ저기봐봐
친구 : 어?....(두리번)뭐가 있어 암것도 안보여...겁줄라고 하지말고 빨리 내려가자
나 : 아니 봐봐(딱 섯슴) 저기 옆에 하얗고 넓고 길다란 천들 막 걸쳐있잖아~바로옆인데 안보이냐 븅신아?
친구 : (왠지 좀 쫄은듯)아무것도 없어 구라치지 말고 걍가자
친구 입장에선 제가 장난 친다고 생각했나봄.
그렇게 잠깐 섯다가 내려가기 시작했슴.
물론 나는 계속 그 햐얀천들을 구경하면서.........근데.......중간에 사람이 있었슴....
대충 2~3m정도 거리에서 그냥 서있는데 왠지 보고 있는듯한 기분이듬...
어떻게 생겼냐면 일단 머리가 가슴 정도?내려왔었고 빨간소복??이라고 해야하나
왜 티비에보면 귀신분장한사람들 하얀소복 있잖아여. 근데 그게 빨간거임. 그 어두운데 빨간게 엄청 잘보였고
다리쪽으로 내려가니 작은 수풀에 가려서 안보임.
얼굴은 안보였던게 어두워서 그런것도 있었고. 머리가 얼굴을 살짝 가려서.
왜 이렇게 자세히 봤냐!!!
난 선생님이 연기하는줄 알았슴.
그래서
나 : 야야~~~ㅋㅋㅋㅋㅋ저기 선생님 있다.ㅋㅋ누구지? 선생님 다보여요~~~하나도 안무섭지롱~~~
친구 : 뭐래 병신이....
나 : 얌마 저기 바로옆에 선생님 우리 겁줄라고 서있네 안보이냐??ㅋㅋㅋㅋ
친구 : .......................................아무것도 없어 아까부터 헛소리해 왜...........
나 : 무섭냐?으이그...선생님 다보이니까 뒤에 나무로 조금 옮겨서 숨었따가 애들 놀래켜주세요~
이러고 가는데 친구놈 갑자기 내손 뿌리치더니 존나 달려감.ㅋㅋㅋㅋㅋㅋㅋㅋ
왜그런가 싶었찌만 난 여유만만 이었슴...
얼마안가니 불빛도 보이고 금방 도착했슴.
도착해서 수녀님이 왜 ㅇㅇ이만 혼자 뛰어 왔냐고 물으시길래.
나 : 무서워서 그런가봐요 ㅋㅋㅋ 근데 수녀님 내려오는 길에 선생님 누구에요? 빨간소복입고 계시던데
수녀님 : 흠......글쎄 잘모르겠다. 내려오는 길엔 선생님들 안계시는데..
나 : 엥? 내려오는길에 분명히 봤어요 불러도 대답 없길래 그냥 왔는데.
수녀님 : 아냐 너희들 내려오기전에 남자선생님이 끝이었어. 내려오는길은 짧아서 선생님들 안숨었다. 어둡기도해서.
아까 올라가기전에 준 반지(묵주)그거 돌려줄래?
나 : 아그런가?.,.누구지?...어 수녀님 죄송해요 반지 묵주 없어졌어요...ㅠㅡㅠ..
수녀님 : 뭐 어쩔수 없지...어서 가서 모이자
그리고 친구한테 갔는데 왜 자꾸 내려올떄 겁줬냐고 삐져서 그 이후로 말도 안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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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데 뭐 별내용 없네요.
근데 아직까지도 기억나는게.
살면서 그런 신비한 느낌이 들었던 귀신은 처음이라서 분위기도 그렇고 하얀천들이 나무에 막 걸쳐져 있고,
특히 빨간소복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