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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장에 끄적였던 톨비쉬 썰 (눈갱주의!)
게시물ID : mabinogi_1331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캐성애자
추천 : 10
조회수 : 4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13 23:44:48
_1.
 

밀레가 알터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전제하에 함께 임무를 나갈 때나 여가를 가질 때나 톨비쉬가 밀레를 먼저 채가는 식으로 하면 어떨까

"알터, 나랑 같이 가ㅈ.." "우린 저쪽입니다, 밀레시안 씨"

톨비쉬가 웃으며 말을 끊어버려서 열 받는데 중요한 임무라 투정 부리기도 힘들어서 멀어지는 알터 보면서 낑낑거리는 밀레 
그런 밀레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철없는 행동을 한 사실에 남 몰래 고개를 젓는 톨비쉬


_2.
 

"...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의례적이며 일상적인 미소였다.

그는 살짝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으니, 그녀는 그를 무감각하게 마주하며 곧 나즈막히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아니요." 


 -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에게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을 거란 사실 쯤. 

그는 양손검마냥 길쭉한 제 검을 바닥에 거꾸로 꽂아 쥔 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

고개를 숙여 허공을 바라보며,
그녀의 탁한 동공, 흐릿한 미소, 무엇보다도 맥없이 축 쳐진 온 몸의 분위기를 상기했다.

..꺼려지는 것들.


'전혀요.'


제 호의를 정중하게 거절한 이후로 덧붙이던 목소리.

그의 오랜 감각으로는 십중팔구 묵직한 무언가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건만, 그녀는 내밀어진 손을 가볍게 밀어낸 뒤 휑 사라져버렸다.


이건 조각글마냥 써본 건데 대강 이렇습니다
눈치 100단 톨비쉬가 보기엔 분명 밀레에게 무슨 일이 있는데 자신한테 털어두질 않아서 서운한?


_3.
 

"이제 그만해요.."

"......"


그녀는 검을 텅그렁하니 놓아버리고선 입술을 꾹 다물었다.

새하얀 이질의 공간.
이미 새까맣게 물들어버린 남자는 그녀의 앞에 멋대로 주저 앉은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검을 쥔 것인지 잡고만 있는 것인지,
그는 힘없는 손아귀에 그저 맞닿아있을 뿐인 검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이제 그만.. 알반으로 돌아와요.."

"......"

"부탁이니까..."


그는 지친 숨을 고르며, 말없이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던 그녀에게로 눈동자를 굴렸다.

어느 때보다도 여리게, 잘게 떨리던 어깨.


'..저 모습을 보지 않고자 했던 일인데...'


그는 허무하게도 픽 웃어버렸다.


"..허탈한 일이군요."

"......"

"당신은 제가 알반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


그녀는 눈물에 충혈된 눈,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쳐들었다.


 "돌아오지 않을 건가요?"

"이미 늦었다는 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거 아닙니까?"

 "......"

 "...그래, 제가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었군요."


그는 제법 힘겹게 앓는 소리를 내며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벽안이 새하얀 빛을 담아 일렁이며 그녀를 하염없이 시선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는 느릿느릿 걸음을 내딛었다.


"당신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 

"누가 뭐라해도, 설령 당신이.. 당신이 나를 증오하게 되더라도,
저는 멈출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는 그녀의 볼 위로 살포시 손길을 얹었다.

눈물이 흐르고 남은 마른 자욱이 드러나던 얼굴.

그는 잠시 침묵하며 그 야윈 볼을 엄지로 살살 쓸어내었다.


"당신이 이렇게 울게 되더라도..." 


 "..톨비쉬...."


애원하듯 그의 이름을 읊조리는 그녀의 얼굴은, 그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것마냥 묵직하며 미약한 것이었다.


"지금이 괴롭더라도, 앞으로는 울지 않길 바랐을 뿐인데.."


 그는 천천히 그녀를 감싸안아왔다.
싫지 않은 서늘한 감각이, 지쳐 뜨겁게 달구어졌던 제 몸을 식혀주는 듯했다.


 "당신을 어떻게 해야는 건지, 그리고 제가 무엇을 해야하는 건지..."


 조금, 그녀를 더욱 더 끌어안는 듯한 감각.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이것도 짤막글인데.. 톨비쉬가 통수를 치고 밀레와 둘이 대치하다가 일어난 썰입니다..만
망상이라 좋은 거지 실제로 일어나면 으으아아아아아!!


_4.

 
'난 예쁘지 않아요.'


그 날, 검은 빛이 늘어지는 드레스를 걸친 채 누구보다도 아름답던 당신에게,


 '아뇨,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조금은 다르게 웃어보이며, 


 '그 어떤 모습이라도.' 


 - 


 "오늘 기분은 어떠십니까?"

 "......" 


 가만히 안겨 멍하니 나를 응시하고 있던 당신은 여느 때처럼 사랑스러웠다.

 애처롭게 떨리고 있던 투명한 눈동자가 잠시나마 또렷해질 때면,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절망에 물들어 휘둘러질 때면,
 순식간에 잠잠했던 머릿속이 격렬하게 요동치는 것 같았다.


 "오늘도 인사는 들려주지 않으실 건가요?"


당신은 내 손에 얹혀진 제 손을 살짝 움찔이고선 몸을 늘어뜨렸다.

 그래, 잘 알고 있겠지.
온 힘을 빼앗긴 채, 증오하는 내게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쯤은.  

당신이 내게서 고개를 돌린 채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조차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유려하며 나즈막한 당신만의 정적을, 나는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 연약하며 무게감 없는 손이 다른 손에 쥐어지는 일 따윈 죽는다고 해도,
 죽어서도 용납할 수 없었다. 


 "..사랑해요." 


 매일 허공을 보며 입술 새를 벌린 채 묵묵히 늘어진 당신을 보고 있자면 막연하게나마 당신을 읽을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렇게 늘어져있어야하는 걸까.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따금 입술을 우물이며 미세히 미간을 찌푸리는 때에는,
 어떻게 해야 그에게 분노를 표현할 수 있을까. 


 "..풉."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울까, 당신은. 


 "..난," 


 그래, 그 입을 달싹이며,


 "다른 사람을 사랑해요."


 그렇게 증오스러운 목소리를 내오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그녀의 고개에 제 고개를 묻어 부비적이다보면 그녀는 심기 불편한 숨을 내쉬고선 고개를 더욱 돌려버린다. 


 "어차피 당신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건 저일 테니까요."

 "......"

"제 목숨을 걸고 맹세했으니까."

"......" 



 이내 당신이 스스로 힘겹게 몸을 일으켜 멀뚱히 나를 응시한다.  
곧 내 목을 약하게 조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입술을 달싹인다.


"당신도 내 목을 잡아."

"......"

"차라리 같이 죽어."

"..푸훗."

"우습겠지, 그래."


 당신의 엄지에 힘이 실려간다. 
점점 아파온다. 아려왔으며, 괴로웠다.

..근데,


"아름답네요."


웃으며 당신의 가는 목을 쥐었다.


"사랑해."

 "......"

 "사랑해요, 밀레시안."


목을 죄여지는 와중에도 고집스런 당신은 입술을 꾹 닫고 있었다.


 "사랑해요."


----끄읏----
 

여담이지만 g20 호감도 타이틀을 얻으려고 알터에게 온 정성을 쏟았는데 톨비쉬가 따져서 갸웃갸웃했스빈다만...

쥬륵 의외로 톨비쉬랑 코드가 맞았나봅니돠...
출처 톨-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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