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12 기조연설(키노트)에서 모바일 운영체제 iOS 차기 버전인 `iOS6`와 노트북PC인 맥북용 운영체제 `OS X(10)` 그리고 차세대 맥북 프로를 발표했다. 아이폰5 등 새 모바일 디바이스 발표는 없었지만 iOS6는 시장 파괴적(Disruptive) 서비스로 인식돼 개발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3세대(G) 이동통신망에서도 무료 영상통화인 `페이스타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콧 포스톨 애플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iOS6를 소개하며 "이번에 새롭고 혁신적인 기능 200개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iOS6 최대 특징은 새로운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와 지도 앱(맵스)이다. 시리는 일정(캘린더)이나 날씨를 알려주는 `개인비서` 기능을 넘어 야구ㆍ축구 스코어와 인근 맛집 안내 기능을 추가하면서 완전한 음성 서비스로 진화했다. 뉴아이패드에서도 시리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한국어를 추가하면서 올가을부터 한국에서도 시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가장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페이스타임이었다. 기존에는 와이파이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3G 네트워크로도 가능해 이통사 네트워크 부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iOS6를 올가을부터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기 아이폰(아이폰5 또는 뉴아이폰)은 가을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페이스타임 : 애플 아이폰ㆍ아이패드 이용자들 사이에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영상통화. iOS5 버전에서는 와이파이 통신망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iOS6 버전부터는 3G 통신망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 손재권 기자 / 서울 = 황지혜 기자]
■ 한국어 음성인식·3D지도…애플 `iOS6` 공개 ■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전날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린, 전 세계에서 모인 약 5000명의 개발자들이 오전 9시부터 차례로 입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없었지만 새로운 제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이어 오전 10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WWDC 개막 선언과 동시에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가 화면에 등장했다. 시리가 "나는 삼성의 새 제품이 기대됩니다. 휴대폰 말고 냉장고요"라고 말하며 최근 특허 분쟁으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을 자극했다.
이날 애플은 기조연설에서 뛰어난 화질(2880×1880화소)의 망막(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차세대 맥북과 새 모바일 운영체제(iOS6) 등을 공개했다. WWDC의 주인공이던 스티브 잡스 창업자나 애초 기대를 모은 새 아이폰(아이폰5)도 없었지만 200개가 넘는 새로운 기능만으로 개발자들을 열광케 했다.
그러나 이날 키노트에서는 애플의 칼날이 삼성, 구글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놓고 벌이는 3차 전쟁을 예고한 셈이다.
스콧 포스톨 애플 부사장은 "iOS5는 이용자 80%가 업데이트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은 4%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며 비교 우위를 자랑하기도 했다.
iOS6의 200가지 기능 중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애플 맵스`는 구글을 직접 겨냥했다. 맵스는 3차원 지도와 세계 주요 도심의 항공사진을 보여주는 플라이오버(Flyover), 실시간 교통정보를 보여주는 기능(턴바이턴) 등을 넣으면서 지난 2007년 6월 아이폰 출시 때부터 사용해온 구글맵을 사실상 퇴출시켰다.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도 진화하면서 구글 모바일 검색을 겨냥하고 있다. 시리는 한국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를 포함한 세계 15개국 언어로 확장시켰으며 내비게이션과 생활정보(날씨, 스포츠 정보, 주위 식당 정보)도 음성 언어로 모바일에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애플은 이날 공개한 모바일 운영체제 iOS6를 가을쯤 무료 업데이트를 통해 전 세계에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구글 측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사장은 "지도 서비스는 애플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랄 내용은 아니다. 시리가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 구글에도 좋다"며 "결국 검색 기술과 연결되기 때문에 구글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아이폰(아이폰5 또는 뉴아이폰)은 공개되지 않아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갤럭시S3`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달까지 갤럭시S3 판매에 들어갈 이동통신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유통 사상 최대 규모인 전 세계 145개국에서 296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