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인데 애가.음슴으로 음슴체 신랑이랑 둘다 학원에서 근무를 했음 둘다 첫 출근하는날 만남. 신랑은 당시 30이고 당시 나는 23세 이제 졸업을 앞둔 여징어였음.
그때 우리 신랑은 진짜 쑥스러움이 많아서 내눈도 제대로 못쳐다보는 사이었는데 옷을 정말 못입었음. 일단 안경에 색을 넣음, 나중에 물어보니까 멋있어 보이려고 했다고 함. 약간 회색으로 기억함.
그리고 샛빨강 반팔 티셔츠에 짜장소녀 뿌까가 그려진 티를 입고 출근을 함. 학생들 수근수근 거림 그러고나선 샛노랑 반팔 티셔츠에 일본 캐릭터인지 판다라고 있었는데 그게 그려진 티를 입고옴. (지금도 그런데 귀여운걸 좋아함) 그리고 상의는 항상 낚시잠바,,,학생들이 진지하게 샘 오늘 낚시 다녀오셨나봐요 물어보곤했음
근데 그때 진짜 잘되려고 했는지 내가 막 꾸며주고 싶다 생각이 들다가 그 쑥쓰럼 많던 사람과 여차저차 해서 썸을 타게 되서 첫 데이트를 하게됨 난 얼굴은 여징어였지만 그날만큼은 머리에 고데기 셋팅하고 자켓입고 한껏 멋을 내고 나감, 신랑은 여전히 낚시 잠바에 물 다빠진 통청바지에 뒤에 다찢어진걸 끌고 나옴ㅠ
나중에 사귀고 나서 그 티셔츠는 어디서 샀냐니까 해맑게 뽐뿌에서 2장에 만원주고 샀다고 자랑하던 남자였음,,,겨울이 되고나서는 패딩을 입었는데 까만 기본 패딩인데 세탁을 하면 안된다고 하는거임.. 알고보니 그것도 뽐뿌에서 만원주고 산 솜패딩이었음. 그모습이 수수해 보이기도 하고 멋을 안부리지만 성실한 그남자가 보기 좋아서 우리는 1년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함.
지금은 쇼핑은 내몫이니 내가 다 사오면 알아서 코디해서 입고 나가는데 어느날 신랑이 멋있어 보여서 사진찍어봄ㅋㅋㅋ 옛날 사진도 찾아보니 있어서 추억도 떠오르고 남기고자 오유에 글을 남겨봄ㅋㅋ 낚시 잠바 입은 사진 찾아서 보여주니까 우와! 나 디스커버리에 나오는 작가같다!! 이럼ㅋㅋㅋ
친정 엄마는 아직도 그 만원자리 패딩만 입고 다니던 신랑이 넘 안쓰럽다고 패딩 사준다고 하면 정색하고 따뜻하면 됐지 신경쓰지 마시라고함,,,조금이라도 비싼거 사면 환불하라고 하고 언제든 내꺼는 비싸고 좋은거 사라고 하는 우리 신랑,,,
지금도 애들 입시때문에 빨간날인데 출근한 우리 신랑 갑자기 글 쓰니까 눈물이 좀 나려고 하네^^ 사랑하고 힘내요 고마워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