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못잡아 수사 못한다"던 경찰, 3개월 만에 입장 바꿔"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아온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씨(33)와 윤성환씨(35)가 최근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 경찰과 스포츠계에 따르면 안씨 등은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해외 원정도박 혐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 등은 지난해 홍콩 마카오 한 호텔 '정킷방'(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 도박방)에서 불법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해 말 마카오에서 4000만원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임창용씨(40)와 오승환씨(34) 등 2명을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후 법원은 두 사람에게 단순도박죄의 최고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안씨와 윤씨는 이들과 함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았으나, 이번 2016년 KBO(한국프로야구) 시즌 시작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경찰의 수사가 늦어지면서 후속 징계도 없었고, 두 사람 모두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주축선수로 뛰고 있다. 임씨는 벌금형 처분 이후 삼성에서 방출돼 현재 기아 타이거즈에서 원정도박에 따른 징계를 받고 있다.
당시 수사 중단 경위에 대해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수사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도박혐의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소환해야 하는 중요 참고인이 외국에서 안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수사는 '참고인 중지' 결정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인 중지'는 검찰과 경찰이 주요 증인을 찾지 못해 수사를 계속할 수 없을 때 사법처리를 보류하는 결정이다. 해외 원정도박 브로커를 검거하지 못해 안씨 등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없다던 입장이 3개월여 만에 번복된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수대 관계자는 "지금 야구 시즌이어서 선수에게 피해가 갈까봐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 두 사람에 대한 소환을 하지 않은 데다, 도주우려 등 급히 조사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두 사람을 시중 도중에 소환 조사할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