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년내내 왕따에 시달려 없는것처럼 살다가 졸업한 남자입니다
아침에 사람들 마주치기 싫어서 7시30분에 등교해서 전날 당직이신 선생님들과 아침 청소하는게 일과였습니다
청소 다 하고 선생님과 이야기 하다보면 애들 등교할 시간이 되고 그러면 교실에 들어가 없는사람처럼 조용히 앉아있었습니다
한두명 교실로 들어오면 자리에 앉아있는 저를 보고 놀라는 애들이 보이고 아무도 저와같이 있기 싫었는지 다른반으로 가버립니다
텅빈 교실이 싫어 상담선생님이나 보건실에가서 선생님들과 이야기 하는게 아침의 낙이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놈은 선생님한테 끼부리는놈이라는 소문이 생겼습니다
아침에 일교시 시작하기전에 전부 자리에 앉아 자기들끼리 이야기 하는 순간이 너무 싫었습니다
이야기할 사람 한명도 없고 친하지도 않아서 앉아만 있는 시간이 일초가 한시간같이 느껴졌습니다
오전내내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이 되면 밥은커녕 물로 배를 채우고 보건실에가서 선생님과 놀았습니다
혼자 가서 밥 먹으면 지나가다 툭툭 건들고 친구도 없어 혼자 밥 먹는다는걸 놀리는듯한 눈빛이 너무 싫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수업을 듣습니다
친한사람 하나도 없고 말걸사람 하나도 없어 수업만 듣다보면 궁금한게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선생님께 질문한번 할 수 없었습니다
손들고 질문하면 주위에서 저것도 모르냐고 수군거리고 그 수업시간이 끝나면 제가 무슨 질문을 했는데 그게 아주 바보같다는 식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공부만 하다보니 나름 성적은 좋았습니다
성적이 나오는 날이면 남자놈들은 저보고 시험 컨닝한거 아니냐고 폭언과 욕설을 했습니다
그대들이 생각하기에는 왕따당하는 사람은 성적까지 안 좋아야 하나 봅니다
우리 학교는 야자를 밤 10시까지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녁 먹고 나서는 3시간을 선생님들 감독하에 공부만 합니다
혼자 공부를 하다보면 지루하고 힘들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라도 있으면 친구와 이야기라도 했겠지만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유일한 쉬는시간이라면 선생님에게 모르는부분에 대해 질문을 할때 잠깐 입을 열 수 있는시간이였습니다
야자까지 끝나면 집으로 갑니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집으로 가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집에가서 씻고 잠자리에 누워있으면 내일은 어떻게 하루를 버텨야 하는지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삼년을 다닌 저는 지금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친구들이 아무리 많아도 불안한 감정이 가시지는 않습니다
가끔 친구들이 너는 애인과 친구과 동시에 약속을 잡으면 어느쪽으로 갈거냐고 물어보면 전 친구들에게 가겠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없었던 그 감정이 너무 크게 남아서 다시는 잃지 않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대학 친구들이 끈끈한 유대감이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보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 얇은 끈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