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형이 정말 대박이었다. 그때 난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9회말 아담 존스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시애틀은 이미 0-10으로 앞선 상태였다. 대호 형도 그날은 벤치에서만 머물렀는데 내가 타석에 들어서니까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닌가. ‘야, 우리 10대0이다. 직구 던져줘. 그냥 하나 주라고’. 물론 한국어로 말했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자신이 뛰지도 못하는 경기에서 후배 기 살려주려고 상대팀이 아닌 소속팀 투수에게 ‘하나 주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어찌나 마음이 울렁거리던지…. 나중엔 ‘현수야, 그냥 쎄리뿌리라’하며 또 소리를 질렀다. 땅볼성 타구를 때려 아웃될 뻔 했지만 2루수의 실책으로 1루 베이스를 밟는 순간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아니 마음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 그때.”
읽는 나도 눈물 나는데 김현수는 오죽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