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노케미를 실천하기 시작했다는 글을 뷰게에 쓴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경과를 보고해 드려도 될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전 좋습니다. 비주얼 용됐어요 ㅜㅜ
(물론... 이목구비는 그대로 입니다 ㅜㅜㅜ 그래도 여드름 뱃살징어에서 그냥 평범한 못생징어가 되었어요 ㅎㅎ)
제가 효과본 것들과, 망한 것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1. 비누
노케이 초반에는 자기 전 아로마 오일 마사지부터 시작해서, 각종 아로마요법을 시도해 봤었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귀찮습니다... 많이 귀찮아요 ㅜㅜ 집에 오면 얼른 이불속에 들어가서 오유나 보고 싶은데
기름칠해서 30분씩 매일 마사지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아로마 오일을 넣어서 비누를 제작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해요. 비누재료 판매사이트에서 비누베이스를 삽니다.
적당히 잘라서 종이컵에 넣은 후, 30초씩 두번 전자렌지에 녹여줍니다.
그리고 원하는 부재료와 아로마오일을 약간 넣어서 틀에 넣어 굳히면 끝. (다이소 머핀틀 좋아요)
지금껏 커피비누, 귤비누, 우엉비누를 만들어 보았는데, 다 좋았어요.
친구들에게 간단히 선물하기도 좋았구요. 친구들도 써보고 다들 괜찮다는 평입니다.
비누의 효과는... 좋아요! 짱짱 좋아요!
샴푸, 폼클렌저, 바디클렌져 기타등등 몸을 씻는 모든 것을 비누 하나로 통일했는데, 다 좋았어요.
피부도 윤기나고 건강해지고, 머리카락 빠짐도 엄청 줄었어요. 탈모에 특히 추천합니다!
머릿결도 샴푸 쓸 때와 크게 달라진 것 모르겠더라고요. 한 일주일 정도는 머리감을 때 뻑뻑하다고 느끼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괜찮아졌어요. 전체적으로 머리카락이 재생된 느낌이고, 두피도 굉장히 산뜻해졌어요.
(근데 퍼머를 한 짧은 머리라 그럴 수 있어요. 찰랑찰랑 긴머리 헤어스타일이라면 린스나 헤어컨디셔너의 도움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아요.)
2. 천연 화장품.
망해쓰요. 망해쓰요. 장렬히 망해쓰요 ㅜㅜㅜㅜ
인터넷 레시피를 보고 알콜에 토마토와 오이를 팅쳐해 두었다가 플로랄 워터랑 섞어서 화장수를 만들어봤는데,
첫날은 겁나 촉촉하고 탱탱하더니, 다음날 뒤집어졌습니다 ㅜㅜ
얼굴에 벌건 여드름같은 게 몇개나 났어요 ㅜㅜㅜ 천연물질에는 독성도 같이 있다더니, 그래서인가봐요.
보습력이 좋긴 한데 안맞는 피부는 완전 뒤집어지는 것 같아요.
약은 약사에게, 화장품은 전문가에게 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ㅜㅜㅜ
대신 클렌징 오일은 만들어서 쓰고 있어요. 포도씨오일에 올리브리퀴드를 섞어서 화장을 지우고 있는데
이건 부작용도 없고 화장도 잘 지워지더라고요.
하지만 기초제품은 그냥 사 쓰세요. 로드샵 기초 정도면 만드는 것보다 가격도 싸더라고요. 천연화장품 만든다고
이것저것 샀는데, 파워 돈낭비 ㅜㅜ
3. 천연세제
쓰세요, 쓰세요. 두 번 쓰세요.
천연세제 짱짱맨이에요. 생리통 안녕입니다.
부엌세제는 베이킹소다+구연산 조합이고, 빨래세제는 베이킹소다+구연산+과탄산수소의 조합인데,
이런거 다 귀찮으면 레*보우샵 클린/워시 세제 사세요. 비율에 맞춰서 혼합된 걸 팔아요.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수소 따로 사다가 섞어서 써 봤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하루만 지나도 통 안에서 싹 굳더라고요ㅜㅜ)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와 아로마오일을 넣어주는데, 빨래도 상큼하게 빨리고 향도 너무 좋아요.
천연세제는 꼭 쓰라고 친구들에게도 엄청 전도(?)하고 있어요. 환경오염이 줄어드니 지구도 좋아지고,
무엇보다도 내 몸이 좋아지는게 실시간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생리통 심하신 분들 특히 강추입니다.
심한 생리통에 빈혈까지 겹쳐서 쓰러지던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얼굴이 노래져서 쓰러져요 ㅜㅜ)
체질이었는데, 그때 글을 썼던 작년 9월 이후 단 한번도 통증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게다가 생리전 증후군이라고, 괜스레 몸도 무겁고 맘도 우울하고 하던 증상도 싹 사라졌어요.
진짜 살것 같아요 ㅜㅜㅜ
지구와 나 자신을 위해서 천연세제 꼭 한번 써 보세요.
4. 요가
여러분. 요가 하세요. 꼭 하세요.
진짜 뭐 이렇게 좋은 운동이 다 있나 싶어요. 작년 9월 그 즈음부터 요가도 시작했는데,
진짜 내 몸이 얼마나 구석구석 망가져 있었는지 뼈져리게 깨달았어요.
요가를 하면서, 뒤틀린 몸이 다시 균형을 찾고, 막혔던 흐름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게 하루하루 느껴져요.
근데.... 개힘듦 ㅋㅋㅋㅋㅋㅋ
'눈을 감고 호흡을 하세요~~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이런 느낌의 힐링 운동인줄 알았는데,
이건 뭐 유격 훈련이여 ㄷㄷㄷㄷㄷㄷ
처음엔 진짜 살려줘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근데 한 6개월 쯤 하니까, 유격훈련 모드에서도 뜻밖의 이완과 휴식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살려달라고 소리지르는 근육들은 지금까지 일 안하고 뺑뺑이만 치던 놈들입니다.
그놈들이 뺀들뺀들 놀 동안, 그 반대편 근육들이 겁나 혹사당하면서 일하고 있었던 거예요.
안 쓰던 근육들을 쓰면서, 동시에 너무 많이 쓰고 있던 반대편의 근육들은 좀 쉬게 해줘야 합니다.
암튼 요가 덕분에 몸 전체가 가볍고 생기있어지는 느낌입니다.
몸매도 상당히 정리되었고요. 그전엔 방송댄스를 몇년 했는데, 요가 6개월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몸의 선을 잡아주는 느낌입니다.
정리하면,
1. 피부에 닿는 화학제품을 가능한 줄이자
클렌징은 비누로, 빨래는 천연세제로.
2. 요가, 또는 다른 운동으로 이너뷰티에 먼저 힘쓰자
3. 천연화장품은 무작정 쓰지말고 꼭 피부테스트를 해보자.
입니다. 지금껏 파워지성+ 화농성 여드름+ 좁쌀여드름+ 계속 건드려서 덧난 상처들이 겹겹히 쌓여있던 오래된 흉터들로
엉망진창이던 피부가 진짜 탄력있고 촉촉하고 맑아졌어요. 중학교 졸업이후 이런 피부는 처음인듯.
저처럼 피부때문에 고민이신 분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올려봅니다.
PS. 아, 저 작년에 회사 퇴직했어요. 덕분에 지난 1년간 노 스트레스 상태였답니다.
피부회복의 원인은 사실 그거였을지도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