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지 4년이 지났네요.
처음에 2~3년 살다가 다시 들어가겠지 하고 왔는데, 영주권 받고 그냥 눌러 앉아야지라고 아직은 생각 중인 사람입니다.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다가 보면, 미국 이민 온 이유를 자식들 때문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식들 교육 때문에, 기러기하는 분들도 많이 뵙고요.
그런데, 저는 그냥 저 때문에 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제가 올까말까 고민하다가, 결정하게 된 계기는 샌디에고 출장 중에 현지인분 집에 초대 받아서, 토요일 오후에 바베큐를 마당에서 해 먹는데, 맥주한잔하고, 하늘을 쳐다보니, 너무 맑았습니다.
바람은 살살 불지, 맥주 한잔해서 노곤하지, 그냥 마당 의자에 앉아서, 하늘을 오래간만에 쳐다보니, 너무 좋았습니다. 옆집에서는 풋볼 경기를 관람하는지 Go Chargers!!! 하면서 소리 지르고 있고....
그래서, 한번 와보자...
처음 이민 (?) 와서, 애들도 힘들어하고, 와이프도 힘들어하고, 저도 생각 외로 나가는 돈도 많고, 쪼들리는 살림에 힘들었었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는 건, 안막히는 도로와 덥지 않은 날씨였습니다.
제 와이프도 제 성격을 알기에, 안막히는 도로랑 날씨는 돈 주고 살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라고 합니다.
지금은 산호세로 넘어와서, 출퇴근이 엄청 막혀서, 한가지 이유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요즘은 오래간만에 한국 출근 생각하면서, 팟케스트도 들으면서, 그냥 그래도 굴러는 가네 하면서 다닙니다. 주말에는 안막히니, 그래도 어디 놀러다닐만 하고요.
그냥, 너무 거창하게 이민 이유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소소한 것들, 덜 막히고, 가족이랑 좀더 시간 갖고, 애들 커가는거 좀더더 보고, 날씨 좀더 선선하고... 그런 것들 각자 좋은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제 예전 동료는 한국에 있는 걸 더 좋아합니다. 가족들 있고, 음식도 맛있고, 놀기도 좋고, 거기서도 애들이랑 시간 잘 보내고....
이렇게 다 각자의 이유가 있고, 각자 결정한 바에 의해서, 그 장점에 만족하고 살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