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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수(이승환)의 늙은 빠순이 일기
게시물ID : star_3197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체키나쵸
추천 : 20
조회수 : 1750회
댓글수 : 241개
등록시간 : 2015/10/05 22:49:11
참고로 이 글은 가수 이승환 홍보 아니 영업.. 아니 그냥 늙은 빠순이의  일기 & 구걸 글입니다.
일기를 자칭하였으므로 이후 'ㅂ니다' 체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불편하신 분 있으시면 죄송합니다. ㅠㅠ

1.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이승환(51세)
오유에서는 각종 소신발언과 최근 자선재단 설립으로 이슈가 된 그 분이다.

내나이 17살 시절 당시 내 나이x2 +1인 그 분과 결혼하고 싶다며 설레발 쳤었는데..
그게 이미 16년전.. 가수님 나이만큼 빠순이도 나이를 먹어간다.
공연에 가보면 나는 그나마 어린 축에 속한다.

2.
이승환은 홍대 클럽에서도 자주 공연을 한다.
그럴 때면 아줌마들은 20대 청춘이 가득한 홍대에 뻘쭘하게 줄을 서야 한다.
한번은 라이브 클럽데이 4회차 레전드 스테이지에 이승환이 등판했는데, 당시 인터파크 예매자 정보를 보면 이러하다.

20~30%를 넘나들던 30대 연령 분포가 급격히 50% 를 넘어가고, 40대가 10% 를 돌파!!

라클데1-4.png

당연하게도 5회차에는 연령 분포가 회귀한다.
라클데5.png


3.
라이브 클럽데이 당일은 햇볕이 뜨겁던 6월.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클럽데이는 원하는 클럽 앞에 줄을 선 순서가 곧 입장 순서였다.
이승환 등판하는 브이홀은 분명 다른 클럽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을 거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이기 때문에 신분증 검사를 했는데,
내 앞에서 표를 받는 분도 그 앞서 표를 받는 분도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33세의 난 매우 어린 편이다. 훗)

한참 줄을 서서 있으려니, 옆에 서 계시던 어머님께서..
'우린 나이가 많아서 들어가기 전에 뭐라도 먹어야 되. 안 그러면 힘이 없어'
라고 하시며 약밥을 나눠주셨다. 쵸콜렛도 아니고, 에너지바도 아니고 약밥이라니..
메뉴 선정부터가 연령대를 반영하고 있다.

4.
굳이 옆에 서 계시던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나이를 비하하고자 함이 아니다.
그 분은 곧이어 핸드폰 바탕화면의 중학생&초등학생 자녀들을 자랑하셨고
약밥을 다 먹은 후에는 섬세하게 생수와 물티슈를 나눠주셨다.
쓰레기를 다 챙겨 백팩에 넣는 깔끔한 마무리까지.
어디로 봐도 훌륭한 어머님이셨다.

5.
공연 때 클럽에 서있노라면, 주변 사람들의 대화가 들린다.
'언니, 애는 어떻게 했어요?' / '시어머니께 잠깐 부탁 드렸어'
'다음번 인천 공연엔 가요?' / '아니, 남편이 그거까진 허락 안 하지'

6.
그러고보면 생각난다.
대전에서 있었던 공연에서 가수님께서 '남자친구, 여자친구 있는 사람 손들어봐요' 라고 했고 손 드는 사람은 참 적었더랬다.
'뭐야, 이렇게 없어??' 라며 팬들에게 측은한 눈길을 던지자 팬들이 외쳤었다.
'남편이 있어요~!!!'
그래, 다들 나이를 참 많이도 먹었지. 어린 나조차도 남편이 있는 걸 뭐..

7.
그런 이승환이 지난달 빠데이를 했다.
6시간 21분의 기록적인 공연 시간.

20만원이라는 티켓 가격은 늙은 빠들에게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가수님의 공연 퀄리티, 그리고 6시간이라는 공연 시간은 사실 그보다 많이 지불해도 아깝지 않다.

그저 직장과 육아에 치여 갈 수가 없을 뿐이다.
비루한 클릭질로는 티켓을 구할 수가 없었을 뿐이다.

가수님은 감사하게도 공연을 네이버로 생중계해주셨고, 심지어 그 공연 풀버전 영상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한다.
단, 조건이 있다. 현재 네이버에 공개된 영상 조회수 100만뷰.

페북.png

8.
아.. 어떻게 100만뷰를 넘겨야 할지 모르겠다.
10년간 집-회사-집-회사를 반복하며 사회에 쩌든 늙은 빠는 친구가 없다.
주변에 한번씩 봐달라고 해봤자 10여번이 고작이다.
직업이 컴퓨터 쪽이라 클릭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면 못 만들리 없지만, 가수님께서 셀프 클릭을 금지하셨다.
한심한 늙은 빠순이는 하지 말라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 하며 한숨을 쉰다.

9.
어느 훌륭한 이모분은 조카를 동원하셨다.
이모대신홍보.png

10.
난 조카도 없잖아...
내내 고민하다가 창피함을 무릅쓰고 오유에 구걸글을 쓴다.

글솜씨가 부족하여 죄송할 따름이지만,
이 일기를 보며 코웃음이라도 한번 치셨다면..
아니 한줄기 애잔함이라도 느끼셨다면..
추천 한번과 영상 조회 한번씩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http://music.naver.com/promotion/specialContent.nhn?articleId=6106

MISSION VIDEO ①~⑥ 까지의 비디오

혹은, 아래 링크의 영상이라도 한번만 부탁 드립니다.

http://tvcast.naver.com/v/553165

정말 6시간 21분짜리 공연 다시 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출처 늙은 빠의 주름진 손가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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