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이나 남의 입을 거쳐 이 일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밤에 잠도 안오고 해서 제 기억에 남은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제 친구의 어머니의 친구인 아주머님의 아들 (겁내 복잡하군요...) 은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지금 경찰로 일하고 계신 분이랍니다. 그 아주머님이 친구 어머니에게 자랑하며 하신 이야기라는데... 그 얘기가 제 귀에 흘러흘러 왔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경찰대학을 너무나 가고싶어 시험까지 쳤지만 광탈... 이후 경찰이라는 꿈은 추억으로...
아 이게 아닌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때는 그분이 경찰대학 3학년일 때의 이야기.
명절 때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오랜만에 제복 입은 아들을 보면서 어머니가 한바가지 칭찬을 퍼부으면서
어머니가 운전대를 잡고 두분이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우며 차에 타서 가고 있었답니다.
근데 뒤에서 큰 차 하나가 쌍라이트를 켜고 차와 10센티 간격을 유지한채 계속 따라오는 겁니다.
것도 시내에서.
그 어머니는 저차가 도대체 왜저러나... 싶었지만 오랜만에 아들이 내려오는 길이고 하니 아들에겐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용히 운전을 하셨답니다.
차가 1차선으로 차선을 바꾸면서 비상깜빡이를 켜도 그 차도 차선을 바꿔서 계속 시비를 걸고...
아들도 눈치를 채고 뒤를 보더니 아무 말도 안 하더랍니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가다가
차가 신호에 걸려서 멈추자마자
아들이 앞에 벗어뒀던 정모를 턱 쓰더니 내렸답니다.
그러곤 좀 있다 와서 뒤 차주가 쭈뼛쭈뼛 오더니 죄송하게 됐습니다 다음부턴 주의하겠습니다 하곤
신호가 바뀌자마자 꽁무니를 뺐다네요.
어머니가 뭐라고 했길래 저러냐 물으니
아들이 씩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줬답니다.
경찰대학 제복이 경찰 정복과 정말 비슷하거든요.
제가 알기론 제복에는 "경찰대학" 이렇게 박혀 있는데 그때는 아니었던지... 이부분은 저도 잘.
아들이 내려서 뚜벅뚜벅 뒤차로 가서 창문을 두드리면서
운전자분 내리세요.
해도 묵묵부답.
경찰 정복도 보기가 힘든데 대뜸 간지쩌는 경찰옷을 입은 사람이 앞차서 내려버리니... 당황했던가 봅니다.